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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의 반려견도 택배 오면 짖는다? 고민견(포메라니안)과의 차이는 뭘까

너의길을가라 2021. 2. 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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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체구에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싸가지'가 없기로 유명한 포메라니안은 KBS2 <개는 훌륭하다>의 단골 출연견이다. 완전히 다른 두 얼굴을 지녀 모두를 놀라게 했던 망고와 링고(24회), 파양의 아픈 경험 때문에 유독 입질이 심했던 아루(38회)가 당장 떠오른다. 강형욱 훈련사는 실제로 포메라니안의 경우 짖는 문제로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포메라니안은 신경질적인 면이 있어서 어릴 때부터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 낯선 사람을 향해 하염없이 짖거나 두려움을 느끼면 공격성을 띠게 된다. 또, 자신의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짖는 등 자기중심적인 성향도 보인다. 이런 문제들은 대체로 보호자의 애정이 과한 경우에 발생한다. 그러나 저 사랑스러운 포메라니안에게 사랑을 주지 않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이번 주 고민견인 루비(암컷, 3살)도 어릴 때부터 예쁨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루비는 원래 엄마 보호자와 함께 살았지만, 현재 사정상 할머니 보호자의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할머니 보호자는 루비가 음식을 먹는 모습만 봐도 흐뭇해 했고, 누웠다가 일어나서 루비를 쳐다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할머니 보호자에게 루비는 한시도 떨어질 수 없는 보물 같은 존재였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할머니 보호자에게 루비는 큰 위안이 돼주었다. 루비가 할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준 덕분에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실제로 반려견을 키우는 60세 이상의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평균 2~5년을 더 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할머니 보호자와 루비는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처럼 보였다. 언뜻 보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잘 지내려고 왔는데.. 모두 스트레스 받으니까.. 그래서 속상하죠."

그러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개는 훌륭하다>에 의뢰를 했을 리가 없다. 루비는 전화벨이 울리자 시끄럽게 짖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루비는 전화벨에만 반응하는 걸까. 아니었다. 촬영을 위해 집 안에 있는 제작진이 부스럭 소리를 내자 예민하게 반응했다. 할머니 보호자는 루비 때문에 집에 손님이 못 오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개가 무서워서 방문을 꺼린다는 것이었다.

루비는 외부인을 향해 맹렬히 짖어댔다. 그러다 결국 루비는 제작진에 달려들었다. 상처가 제법 또렷하게 남았다. 할머니도 루비에게 물리긴 마찬가지였다. 루비는 가족에게도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애초에 루비를 데려왔던 엄마 보호자는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로 행복해지길 바라며 가족이 됐지만, 결과는 그와 정반대로 향했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서로 힘들게 하는 걸까.

"네가 너무 예뻐해서 그래."

엄마 보호자는 루비가 2살 때부터 짖기 시작했고, 할머니 보호자와 있을 때보자 자신과 있을 때 더 예민하게 군다고 설명했다. 할머니 보호자는 그 이유가 딸이 너무 예뻐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했다. 루비는 보호자와 떨어져 있게 되자 보호자가 사라진 방향을 향해 짖기 시작했다. 강형욱은 루비가 고개를 마구 흔들며 짖는 모습을 보고, 반려견이 투정 부릴 때의 몸짓이라고 설명했다.

아마도 그렇게 짖으면 보호자들이 관심을 줬을 것이다. 강형욱은 이경규에게 루비 앞에 가만히 앉아서 차분히 말을 걸어주라고 했다. 이어 목줄을 조금 팽팽하게 잡아주라고 지시했다. 신기하게도 루비는 더 이상 짖지 않았다. 이경규가 보호자처럼 받아주지 않는다는 걸 알아챘기 때문이다. 또, 줄이 당겨져서 압박을 받으니 평상시 습관인 짖음이 멈춘 것이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이 친구의 공격성이나 불안감을 야기하는 것 같아요."

이제 루비는 보호자를 찾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엄마 보호자가 등장하자 루비는 온몸을 흔들며 애교로 반겼다. 그리고 이내 다시 짖기 시작했다. 든든한 빽을 되찾은 것이다. 강형욱은 가족 중 누군가가 루비의 공격성이나 불안감을 야기하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아마도 보호자와의 잘못된 관계 맺기가 원인일 터였다. 과연 훈련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을까.

강형욱은 루비가 짖기 시작하면 줄을 살짝 잡아당겨 신호를 주고, 이후에는 풀어줬다가 당기기를 반복하라고 했다. 루비는 그런 보호자의 행동에 당황했다. 이 훈련의 의미는 "너의 짖음에 공감하지 않아"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었다. 이어 보디 블로킹을 통해 짖고 있는 대상과 루비 사이를 가로막았다. 옆에 서 있어도 계속 짖는다면 그땐 살짝 밀치면서 강도를 높여야 한다.

다음은 보호자와의 관계 재설정이 필요했다. 칭찬을 받으면 보호자와의 관계가 좋아지고, 관계가 좋아지면 주변을 경계해야 한다는 루비만의 공식을 깨야 했다. 또, 루비는 간식이 먹고 싶을 때마다 현관을 보고 짖었다. 시끄럽게 짖을 때마다 보호자들이 간식을 줬기 때문이다. 3살이 된 루비의 경우, 몸이 배인 습관을 바로 뜯어고치긴 어려웠다. 실제로 2~3개월 때 훈련을 거쳤어야 했다.

루비에게 벨소리는 곧 흥분 스위치였다. 벨소리에 짖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었다. 훈련을 거듭해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이번에는 소리 둔감화 훈련에 돌입했다. 간식 냄새를 맡게 한 후 벽을 두드려 소리를 내고 짖지 않으면 간식을 줬다. 보상 훈련으로 루비의 특정 행동을 강화시켜 나갔다. 강형욱은 짖는 강아지에게 간식을 주는 건 효과가 없고, 잘 참을 때 보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일상 소음에 적응하는 과정만 남았다. 마치 배달이 온 것처럼 상황을 설정하자 루비는 즉각 반응했다. 역시 습관 때문이었다. 강형욱은 루비가 짖을 때는 보상하지 않고,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번에는 좀더 낮은 톤으로 훈련을 재개했다. 강형욱은 루비가 짖지 않고 잘 참아내자 간식으로 보상했다. 좀더 쉬운 단계부터 차근차근 연습한 것이다.

강형욱은 이것이 루비의 탓만은 아니라고 설명햇다. 루비는 단지 환경에 적을했을 뿐이었다. 아파트나 원룸이 많은 한국의 주거 환경은 아무리 교육을 해도 이런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였다. 강형욱은 자신은 시골의 주택에 살고 있지만, 택배가 오면 반려견들이 예외없이 짖는다고 말했다. 통제를 하면 멈추는 것이지 순간적으로 짖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보호자의 입장에서 반려견이 외부의 소음에 일절 반응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그건 인간의 일방적인 바람인지도 모르겠다. 개는 본능적으로 소음에 반응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다만, 계속된 훈련을 통해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을 뿐이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보호자도 반려견에 대해 좀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왜 저렇게 짖을 수밖에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비록 훨씬 일찍부터 교육했어야 했지만, 루비의 가능성은 춘분했다. 강형욱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반드시 고쳐진다고 확신했다. 결국 중요한 건 보호자의 의지가 아닐까. 무분별한 애정은 언제나 관계를 망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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