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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 대한 흔들리는 마음, 예측불허 '환승연애'에 빠지다

너의길을가라 2021. 9. 1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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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민은 X(보현)의 새출발을 쿨하게 응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별의 아픔을 견뎌내며 마음의 정리를 끝냈다고 여겼다. 하지만 과거의 기억들은 점점 더 또렷해졌다. 3년 반의 연애 기간은 생각보다 깊이 각인돼 있었다. 호민은 보현에게 직진하는 민재 때문에 위기감을 느꼈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호민은 보현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보현은 관계의 매듭을 짓고 나온 X(호민)에게 한없이 서운했다. 다시 만난 자리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헤어진 지 3달, 보현은 그때서야 이별을 실감했다. 의식적으로 선을 긋는 호민을 이해하면서도 생채기가 남았다. 하지만 보현은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민재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사랑받는 느낌, 주인공이 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호민의 한마디에 다시 흔들리는 걸 느낀다.

민재는 X(코코)와 이별한 지 11년이 됐다. 십대에 미국에서 만나 서로를 깊이 이해하며 충만한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여전히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한다. 또, 서로의 연애를 쿨하게 응원하는 사이가 됐다. 민재는 보현에게 올인하고 있다. '환승연애' 최고의 직진남이다. 잘 되어 가는 중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보현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불안감이 휩싸인다.


민영은 자신에게 올인하는 정권에게 흔들렸다. 나이는 어리지만 성숙한 모습의 정권은 매력적이었다. 섬세하고 배려심도 많았다. 하지만 민영은 자신과의 재회를 위해 출연을 결심한 X(주휘)와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정권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마음 가는대로 할 뿐이라며 괜찮다고 말하는 정권이 아프다. 차박 데이트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민영은 말없이 눈물을 흘린다.

주휘는 오로지 민영을 바라보고 '환승연애'에 출연했다. 해바리기처럼 민영에게 마음을 표현했다. 그리고 끝내 민영의 마음을 돌리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하지만 오해가 싹트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순탄하지 못하다. 민영은 불편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주휘가 불편하고, 주휘는 정권과 새로운 남성 출연자 상우 때문에 불안하다. 이건 믿음의 문제이다.

혜선은 X(정권)와 확실히 매듭을 지었다. 초반 감정소비가 너무 심했던 그는 잠시 한남동 숙소를 떠났다가 제주도에 합류했다. 혜선은 마음의 정리가 끝난 듯 홀가분해 보였다. 그리고 애당초 관심 있었던 주휘에게 올인했다. 주휘의 철벽은 유독 혜선에게만 열리는 듯하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0이 아니라는 주휘의 말에 혜선은 좀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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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꽃보다 청춘' '윤식당' 등을 연출한 이진주 PD가 선보인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모여 지나간 사랑을 되짚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나가는 연애 리얼리티'다. '환승연애'는 매회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며 MBN '돌싱글즈', 카카오TV 오리지널 '체인지 데이즈' 등과 함께 주춤했던 연애 리얼리티의 새로운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6월 25일 첫 공개된 '환승연애'는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에 공개된 클립 영상의 누적 조회수가 2000만 뷰를 넘어설 만큼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티빙 측은 자체 조회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지금의 반향을 미루어 추측하면 상당히 쏠쏠한 성적을 거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12부작으로 기획됐던 '환승연애'는 3부가 연장돼 15회로 마칠 예정이다.

'환승연애'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다른 연애 리얼리티와 마찬가지로 '관찰 카메라' 형식이 만들어내는 '과몰입'의 효과가 크다. 시대를 불문하고 통하는 아이템인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뤘다는 점, 출연자가 모두 비연예인이라는 점 등 공감의 여지가 컸다. 멜로 라인의 감정선에 집중한 것도 주효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지금의 과몰입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역시 '전 연인'이라는 '관계'가 대중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효했다. (마찬가지로 '체인지 데이즈'는 '현 연인'이라는 관계가 시청자들의 몰입을 도왔다.) 이미 형성된 관계에서 출발했던 출연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따로 연기할 필요가 없었고, 그런만큼 진솔하게 다가왔다. X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는 설정은 상당히 자극적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신선했고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게 '환승연애'의 마력이다. 매회마다 2시간이 훌쩍 넘는 분량임에도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다섯 커플의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다양하게 펼쳐져 지루할 틈이 없다. 긴 방송 분량 덕분에 '체인지 데이즈'와 '동싱글즈'에 비해 출연자들의 감정선이 훨씬 가깝게 다가온다. 과몰입이 가능한 건 그 때문이다.

'환승연애'에서 돋보이는 건 출연자만이 아니다. 바로 MC들(김예원, 쌈디, 유라, 이용진)의 매력도 도드라진다. 관찰카메라 형식의 예능을 보면 MC들이 맥을 끊는 경우가 많다. 출연자들의 심리를 제대로 분석하거나 공감하지 못해 몰입을 방해한다. 불필요한 말을 하거나 중언부언해 늘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상황 변화가 많고 감정의 진폭도 큰 연애 리얼리티에서 MC들의 역량은 더욱 중요하다.


남다른 입담을 지닌 이용진은 멘트마다 웃음을 유발하고, 센스있게 분위기를 이끌어나간다. 쌈디는 여러차례 눈물을 보였을 만큼 과몰입하는 편인데, 풍부한 감수성으로 시청자들과 교감한다. 쌈디 못지 않은 몰입도를 보여주는 유라는 출연자들의 마음을 일일이 짚어주며 공감한다. 특유의 밝음과 엉뚱함도 매력포인트이다. 차분한 말투의 김예원은 상황을 정리하고 안정감을 불어넣는다.

'환승연애'의 출연자 10명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X와의 관계를 잘 매듭짓고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수 있을까. 아니면 X와 이전의 상처를 잘 보듬고 다시 재회하게 될까. X와의 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그들은 감정을 느끼게 될까. 그 이후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간접경험을 통해 함께 성장한 시청자들도 그들의 결정을 존중할 준비가 되어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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