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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가수 박완규" <나가수2>, '주제'가 담기고, '철학'이 묻어난다

너의길을가라 2012. 5. 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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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과를 모른다. JK김동욱의 노래를 듣고 TV를 꺼버렸기 때문이다. <나가수2>의 오늘 방송은 굉장히 중요한 질문들을 던진다. 일종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선, 개인적인 기준에 의해서 6명의 가수가 보여준 무대를 상, 하로 나눈다면 상위권은 JK김동욱, 박완규, 이은미, 하위권은 김연우, 김건모, 이수영이다. 전체적인 흐름은 1번에서 4번까지 가면서 상승곡선을 5번에서 급격한 하락, 6번에서 다시 급격한 상승곡선에 이은 하이라이트를 찍었다.

 

순서대로 가수들의 무대를 평가하면서 앞서 언급했던 중요한 질문들을 풀어놓도록 하겠다.

 

1. 이수영, <인연>

 

내가 처음 <나가수2> 가수 리스트가 발표됐을 때, 제일 처음 탈락할 것으로 예상했던 가수가 바로 이수영이었다. 하지만 이수영은 ‘스토리’와 ‘감정’의 힘으로 예상 밖의 1위를 기록했었다. 오늘 무대는 스토리의 힘이 빠진 이수영의 한계를 보여준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2. 김건모, <시인의 마을>

 

선곡과 기대감에 비해 아쉬운 무대였다. 가사 전달에 집중했기 때문일까? 긴장했기 때문일까? 이 노래가 줄 수 있는 건강하고 밝은 기운이 사라져 버린 무대였다. 그가 무대에서 내려온 뒤 말했던 것처럼, 좀 더 신나게 관객들과 호흡하며 불렀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오늘 김건모는 왜 그렇게 긴장했을까? 어차피 ‘탈락’도 없는 무대, 지난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그가 왜 다시 그토록 긴장할 수밖에 없었을까? 김영희 PD에게 부탁하고 싶다. 굳이 가수들이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인터뷰해야 할까? 전인권의 표현처럼 ‘도살장에 끌려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야 할까? 차라리 가수가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말없이 담아내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3. 이은미, <한계령>

 

가수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무대였다. 음악도 결국 ‘기술’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담아내는 사람의 ‘철학’이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감탄했다.

 

4. 박완규, <부치지 않은 편지>

 

그가 ‘장인’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김광석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풀어냈다. 감정선도 잘 살리면서 '한'의 정서도 잘 표현한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임재범이 구현한 바 있듯, ‘락’과 ‘한’이 굉장히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보여주었다. 아마, JK김동욱의 무대가 아니었다면 아주 쉽게 그의 1위를 점칠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나치게 비장한 것은 그의 매력이라고 해야 하나..

 

5. 김연우,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아쉬웠다. 이건 ‘노래’의 문제가 아니라 ‘주제’의 문제이다. 인간, 삶, 고뇌, 내려놓음.. 이런 철학적 문제와 교감하다가 갑자기 ‘남녀의 이별’이라는 시덥잖은 이야기가 펼쳐졌다고 해야 하나? 뭔가 맥이 풀렸다고 해야 할까?

 

6. JK 김동욱, <찔레꽃>

 

오늘의 스토리는 김동욱이 썼다.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만인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를 꺼내들었다. 첫 발성부터 완전했다. 가사 전달과 더불어 감정 전달까지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전제덕’의 출연에 다시 한 번 까무라쳤다. 하모니카 연주의 최고는 역시 그가 아닐까 생각한다.

 

 

과연 내뱉는 절규와 안으로 삼키듯 머금는 슬픔 혹은 아련함.. 가운데 어느 쪽이 승자가 될지 기대가 된다. 결과 발표는 아직 안 됐나?

 

+ 한마디 덧붙이자면, 필자는 김영희 PD가 파업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방송을 진행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파업에 대해선 각자의 의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건 개인의 선택에 맡길 문제다. 타인이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파업을 지지하고 있는 그가 방송을 계속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김영희 PD의 변을 듣긴 했지만, 그것 역시 핑계에 지나지 않다고 본다. 다른 PD들은 딸린 식구가 없어서 파업에 동참하고 있나? <나가수2>가 벌어들이는 광고 수입과 관심이 MBC 경영진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구나 김영희 PD가 이름값 없는 평PD는 아니지 않은가?



아, 방금 전에 1위가 발표됐나보다. 5월의 가수는 박완규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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