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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아들을 위협하는 반려견, 강형욱이 찾은 원인은 포식성이었다

너의길을가라 2021. 3. 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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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견의 대명사 '잉글리시 불도그'가 프랑스로 넘어가면서 다양한 견종과 교배를 통해 '프렌치 불도그(French Bulldog)'가 탄생했다. 그 과정에서 근육질의 탄탄한 몸은 귀엽고 토실한 체형으로 바뀌었다. 참고로 KBS2 <개는 훌륭하다> 63회(1월 18일 방송)에서 '꼬미'를 소개하며 짚어봤던 내용이다.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이경규의 반려견 꾸마도 프렌치 불도그이다.

프렌치 불도그의 캐릭터를 잡아보면 열혈 욕심쟁이라고 할까. 소유욕이 강하고 식탐도 많은 편이다. 이번 주 고민견은 또기(암컷, 3살)는 3년 전에 보호자 가정에 입양됐다. 아빠 보호자와 함께 지내는 또기의 모습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애교가 많았고, 그만큼 예쁨을 듬뿍 받았다. 평화롭기만 한 일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또기는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안방 침대에 있다가 화장실 가려고 침대에서 내려오면 제 종아리를 물어요."

또기는 아들 보호자(12살)를 예의주시하다가 움직이면 위협을 가했다. 쫓아다니며 공격했다. 급기야 입질까지 했다. 마치 통제하려는 듯했다. 또 다른 문제는 산책이었다. 또기는 산책을 나가면 사람들에게 달려들었다. 그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또기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보호자에게 산책은 민폐와 동일어였다. 그러다보니 산책 횟수는 점차 줄어 이젠 2주에 한 번으로 줄었다.


엄마 보호자도 고충을 털어놓았다. 또기가 입양을 왔을 때부터 청소기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했는데, 3년이 흘러도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소를 한번 하려면 전쟁을 치러야 했다. (참고로 '꼬미'의 경우도 청소기에 예민하게 반응했었다.) 강형욱은 또기의 행동이 '투정'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운을 띄웠다. 좀더 정확한 파악을 위해 제자들이 투입됐다.

흥미로운 점은 또기가 사람을 가린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눈치를 본다고 할까. 이경규에게는 배를 뒤집으며 애교를 부렸지만, 장도연에게는 마구잡이로 달려들며 위협을 가했다. 좀 과한 장난이라고 봐야 할까? 아니었다. 강형욱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아빠 보호자가 제지하고 나섰지만, 그 개입은 한참 늦었다. 보호자로서 좀더 예민하고,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했다.

강형욱이 현관에 도착했을 때에도 또기는 맹렬히 짖어댔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강형욱은 "환영하는 또기에게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화를 낼 것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또기는 강형욱이 앞서 이경규처럼 자신을 예뻐하지 않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무시당한 기분에 계속해서 짖어댔던 것이다. 처음에는 즐거움이었다가 나중에 화로 변했던 것이다.


"보통 이런 습성의 반려견들은, 저는 서얼이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는데.. 그게 중요한 개들이 있어요. 약자를 계속 찾아요. 약자를 괴롭힘으로써 자기에게 놀이가 돼요."

또기에게 필요한 교육은 (애정보다) 보호자들의 일관적인 반응이었다. 그동안 애정이 앞서다보니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 게 분명했다. 한편, 또기를 현관에 홀로 두자 쥐죽은 듯 조용했다. 강형욱은 포식자들은 상위 포식자 앞에서 포식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평상시에는 짖었을 법한 또기가 강형욱의 등장 이후 짖지 않는 건 포식성이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이었다.

일반 보호자들은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공격적인 기질이라 위험한 상황이 코앞에 닥쳐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아들 보호자에게만 국한된 공격성도 아니었다. 또기는 갖고 모두를 지배한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아빠 보호자는 미온적인 대처만 일삼고 있었다. 강형욱은 보호자가 중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누군가는 계속 지배당하며 살게 된다고 경고했다.

공격성 제어를 위해 도구를 이용한 훈련이 시작됐다. 우선, 아빠 보호자가 청소기를 들고 또기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 압박했다. 또기를 점점 궁지로 몰았다. 이 훈련의 목표는 짖어도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주는 것이었다. 강형욱은 짖음의 원인으로 사회성 부족도 꼽을 수 있지만, 요구적 행동이 과해져 생기는 짜증인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기는 후자였다.

이 훈련의 한계는 또기보다 강자인 경우에는 문제가 해결되지만, 약자일 때는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또기가 지닌 포식성 기질 때문이었다. 다행히 또기는 청소기를 무서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형욱은 아빠 보호자에게 화내지 말고 말을 걸고 만져주며 달래주라고 지시했다. 다만, 보호자의 터치를 위로가 아닌 칭찬으로 착각하지 않도록 적당히 만져야 했다.


"멋대로 하는 반려견에겐 어떠한 지원도 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공격성 제어를 위한 두 번째 훈련은 '몸으로 통제하기'였다. 아빠 보호자는 또기의 앞을 몸으로 막아서며 제지했다. 또기는 아빠 보호자의 행동이 이전과 다르다는 걸 빠르게 알아챘다. 평소와 다른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서 보호자의 기분을 읽기 위해 눈치를 봤다. 평소 같았으면 달려들어 냄새를 맡고 애교를 부렸겠지만, 뭔가 달라진 보호자의 기분을 캐치하려 부단히 애쓰고 있었다.

가족들은 그런 또기의 모습이 불쌍해 보인다고 했지만, 그건 일종의 성장통이었다. 강형욱은 다 같이 잘 살기 위해 참을성과 예의를 배우는 시간이라며 가족들이 마음을 다잡았다. 또, 부모들이 자녀들을 양육할 때 방임하지 않고 규칙을 가르쳐려 애쓰는데, 반려견에게는 그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반려견도 자녀를 키우듯 대한다면 많은 문제가 사라질 거라고 덧붙였다.

강형욱은 가족들에게 세 가지 다짐을 받았다. 아빠 보호자의 경우) 또기와 같이 자지 않기, 산책은 최대한 많이 하기, 또기에게 주는 애정 줄이기였다. 기본 공식과도 같은 약속들이었다. 응석만 부리며 살던 또기가 보호자의 감정 흐름에 맞춰가는 반려견이 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보호자들이 강형욱과 한 약속을 꾸준히 잘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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