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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 연예

<함부로 애틋하게>의 실패, 왜 사전제작 탓 하나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6. 7. 29. 15:44


뒤집혔다. 예상 됐던 '역전'이다. 김우빈과 수지를 앞세워 제2의 <태양의 후예>를 꿈꿨던 KBS2 <함부로 애틋하게>의 달콤했던 꿈은 산산조각 났다. 첫회 시청률 12.5%로 쾌조의 출발을 했던 <함틋>은 낡디 낡은 구닥다리 신파라는 부실한 밑천이 들통나는 바람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에 머물렀다. 그러던 중 '사랼라' 하며 등장한 MBC <W>의 기세에 눌렸고, 급기야 역전되기에 이르렀다. 



<W>가 수목극의 왕좌를 차지하는 데 필요한 건 단 3회의 분량이었다. 첫회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던 극찬과 기대감은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함틋>의 시청률은 눈에 띄게 빠지기 시작했고, 이내 두 드라마의 처지가 뒤바껴 버렸다. 이 역동적인 변화는 '시청자의 반응'이 자연스럽게 '시청률'로 연결되는 '올바른' 인과(因果)를 정확히 보여준다. 


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스토리의 참신함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스터리의 구성력이 돋보이는 <W>는 tvN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을 집필했던 송재정 작가의 단단한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 이른바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의 비주얼을 자랑하는 이종석과 러블리한 매력으로 뜬금없는 캐릭터 오연서를 연기하고 있는 한효주의 조합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만화' 같았다. 



반면, <함틋>은 어떠했는가. 드라마 방영 초기에 여러 언론들이 보여줬던 과한 '애정 공세'와는 달리, 남녀 주인공 캐릭터는 흡인력이 떨어졌고, 그 아쉬움을 만회할 배우들의 연기도 기대 이하였다. 무엇보다 수많은 폐인을 양산했던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복제'한 듯한 이야기 구조는 2016년이라는 시대와 조응(照應)하지 못했다. 2004년의 영광에서 발을 떼지 못한 이경희 작가의 발전도 없고, 반성도 없는 자가복제가 안쓰럽기만 하다.


왜 몰랐을까? 아니, 정말 몰랐을까? <함틋>이 성공을 과신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뚜껑을 열기 전까지 <함틋>은 2016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혔다. 그 안을 함부로 열어볼 수 없었던 언론이나 시청자들이야 가만히 앉아서 '기대'를 하는 수밖에 없었지만, 뚜껑 안을 미리 들여다 봤던 제작진과 방송사는 실패의 냄새를 '감지'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함부로 애틋하게' 시대 잘못 만난 '사전 제작'의 한계 <MBN>

"사전제작의 함정"..'함부로 애틋하게' 이제 손 댈수가 없다 <연합뉴스>

재촬영할 수도 없고..사전제작 드라마 '명암' <연합뉴스TV>

[김미리의 솔.까.말] 왕좌 뺏긴 '함부로 애틋하게', 사전제작의 안 좋은 예? <마이데일리>


흥미로운 건, 갑자기 언론에서 <함틋>의 실패의 원인을 '사전 제작'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사전 제작 드라마만 아니었다면, 시청률 1위를 빼앗기지 않았을 거야!'라고 말하는 듯 하다.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인 '생방송 제작 시스템'을 비판하는 이성적인 상식을 드러내면서도, 그래도 시청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반영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만만찮다면서 급기야 '사전제작이 반드시 정답이 될 수는 없음을 보여준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렇다면 똑같이 100% '사전 제작'된 <태양의 후예>의 성공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결국 성패(成敗)는 드라마의 '질'에 달려 있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00% 사전 제작을 선택했으면서 첫 회부터 시청자들로부터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을 결과물을 내놓았다면, <함틋>을 기획하고 제작했던 '책임자'의 반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제와서 시청자의 반응을 고려해서 '이야기'를 제멋대로 뜯어고치길 바란다면, 어찌 제대로 된 드라마를 만들 수 있겠는가.


이제야 겨우 자리를 잡고 있는 '사전 제작 시스템'이 함량 부족의 <함틋> 때문에 흔들려서야 되겠는가? 물론 사전 제작의 이면에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제작사의 돈벌이가 자리잡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안정적인 드라마 제작 시스템 구축과 배우 및 스텝들의 쾌적한 '업무 환경'을 위해서 '사전 제작'은 더 확대되어야만 한다. '쪽대본'은 없다. 수정은 불가능하다. 흔들리는 갈대는 없다. 그러므로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드라마 한 편을 만드는 데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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