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극장

<히든카드> , 숨겨도 너무 꼭꼭 숨긴 재미..!

너의길을가라 2013. 9. 2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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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 '관상' 개봉 이후 극장은 오로지 '관상' 일색이었다. 스크린 독점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는 사이 '관상'은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3주 연속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관상'에 대한 입소문이 그리 좋지 않음에도, '관상'이 엄청난 흥행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경쟁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설경구의 '스파이'가 300만 관객을 넘기며 장기 흥행 체제에 돌입했지만 '관상'을 위협하진 못했다. 

 

영화 '관상' 제작사 수익 50% 기부..제작 단계에서 약속 <노컷뉴스>


'관상'의 스크린 독점, 극장의 다양성 실종에 대한 비판이 스멀스멀 피어오를 때쯤, '관상'의 제작사(주피터필름)가 제작 단계였던 지난해 12월에 수익의 50%를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판'은 사그라들었다.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아름다운 재단 측은 "제작사 측은 협약 당시 기부 사실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가 건강한 나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 사실을 이제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굉장히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일이지만, 실로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영화판의 고질병인 '스크린 독점'에 대한 푸념은 이 정도로 하고, '히든카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서론이 지나치게 길었던 까닭은 도무지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에 참여하고, '링커 차를 타는 변호사'를 연출한 브래드 퍼만이 감독을 맡았으며,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벤 애플렉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출연한 영화에 대해 할 이야기가 없다니? 필자도 애석하기 짝이 없지만 사실이 그런 걸 어찌하리.. 


'관상'의 스크린 독점은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극장에는 볼 만한 영화가 없다. 공포 영화가 한 편, 유치한 판타지 영화가 한 편 등 몇 편의 영화가 걸려 있지만 선뜻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히든카드'는 그나마 가장 괜찮을 것 같았던 영화였다. 앞서 언급했지만, 저 화려한 이름들이 '어쩌면'이라는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91분이라는 런닝 타임.. 여기에서 눈치를 챘어야 했다. 전형적인 킬링타임 영화라는 것을 말이다. 




- 이 비주얼들을 살리지 못하다니..ㅠ -


배급사 측은 아이비리그의 천재 겜블러 vs 온라인 겜블러의 비열한 거물 이라는 흥미로운 대결 구도를 제시하지만, 영화는 '물 흐르듯' 평범하게 할리우드의 전형을 따라간다. 이야기 자체가 흡입력이 떨어지고, 등장 인물간의 갈등 구조도 평이하다. 덩달아 배우들의 연기도 무난하기만 하다. 연출도 특별할 것이 없다. 영화 '히든 카드'는 희생양으로 버려진, 뒤통수를 맞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벤 에프렉에게 얼마나 통쾌한 복수를 하느냐가 관건이었지만, 이 또한 어떠한 통쾌함도 관객에서 선물하지 못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 어떤 임팩트도 없이 흘러간 '히든카드'.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평 비었던 영화관.. 

'히든카드', 좀 너무했다! (재미를) 숨겨도 너무 꼭꼭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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