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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과 박신혜의 로맨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깜짝 놀랐다

너의길을가라 2018. 12. 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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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과 박신혜.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두 배우가 한 작품에서 만났다. 설레지 않은 시청자가 있을까. 솔직히 '로맨스'를 떠올렸다. 그 이름들이 함께 불릴 때 혀끝에 착 달라붙는 달착지근함이 그런 기대를 품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제목부터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아닌가. 인류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그곳을 배경으로 현빈과 박신혜가 어우러지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로맨틱했다. 


어쩌면 tvN <남자친구>에서 송혜교와 박보검의 첫 만남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KBS2 <흑기사>의 한 장면, 그러니까 슬로베니아의 그림 같은 풍경들 속에서 달콤한 데이트를 즐겼던 김래원과 신세경의 케미가 연상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이건 '평범한' 로맨스가 결코 아니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천재 프로그래머 정세주(찬열)가 그라나다행 기차 안에서 총을 맞고 사라져 버리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비밀은 얼마 뒤에 밝혀졌다. 그건 바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었다. 18살의 은둔형 천재 세주는 실로 마법 같은 증강현실 게임을 개발한 후 그 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좀더 명확히는 실종이라고 해야 할까. 



세주의 연락을 받은 유진우(현빈)은 그의 라이벌인 차형석(박훈)과 경쟁하며, 세주의 증강현실 게임을 손에 넣으려고 애쓴다. 그 과정에서 세주의 누나이자 법적인 보호자 정희주(박신혜)를 만나 얽히고설키게 된다. 진우는 현실과 AR 게임을 오가며 계약을 따내려고 애쓴다. 그리고 2회의 말미에는 갑자기 1년 후의 상황이 펼쳐졌는데, 진우는 무슨 일인지 기차 안에서 총격전을 펼치고 있었다. 여전히 물음표가 가득하다.


이렇듯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는 '느낌표'와 '물음표'가 난무하는 드라마다. 평범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이라면 당황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현빈과 박신혜, 두 배우의 이름 옆에 있던 또 다른 이름을 간과한 탓이다. 그건 바로 '송재정 작가'이다. 그가 누구인가.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는 법인데, 그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송 작가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아마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송재정 작가는 tvN <인현왕후의 남자>(2012)과 tvN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2013)에서 '타임 슬림'이라는 소재를 누구보다 완벽히 활용해 호평을 받았다. 두 작품은 탄탄한 마니아 층을 확보했고, 웰메이드 드라마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그리고 MBC <W>에서 송재정 작가의 상상력은 만개했다. 웹툰이라는 가상 세계와 현실을 결합시키는 과감한 도전을 성공시켰다.



그런 송재정 작가가 이번에는 현실증강을 들고 나왔다. 얼마 전 가상현실(VR)에 기반을 둔 '포켓몬 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이제 VR과 AR은 우리에게 제법 친숙한 개념이 됐다. 오래 지나지 않아 VR과 AR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들이 우리의 일상에 들어오게 될텐데, 아무래도 게임은 그 흐름의 선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드라마에 접목시켰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자신의 창의적인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고 있는 송재정 작가는 누구보다 첨단(尖端)을 달리는 작가가 틀림없다. 그의 존재가 고맙기까지 하다. 1, 2회는 각각 7.507%, 7.36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물론 우려스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그가 늘상 들어왔던 비판, '내용이 어렵다', '뒷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어떻게 극복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걱정을 하기보단 즐기는 게 우선일 듯싶다. '믿보배' 현빈과 박신혜의 매력은 이제부터 발휘되기 시작할 예정이고, 무엇보다 송재정 작가의 활기 넘치는 상상력을 담아낼 또 한명의 장인이 tvN <비밀의 숲>을 연출했던 안길호 PD라는 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시청자들은 안심시킨다. 또, CG도 흠잡을 곳 없어 몰입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듯하다. 말해 무엇하리, 무조건 강추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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