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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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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해서 정감가는 '바퀴 달린 집', 캠핑의 로망이 꿈틀댄다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20. 6. 12. 21:09

 


집에 바퀴가 달려 있다면 어떨까. 어릴 때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럼 매일마다 나의 '앞마당'이 달라지는 색다른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어느 날엔 동해의 푸른 바다가, 어느 날엔 초록이 우거진 숲이, 어느 날엔 확 트인 들판이 내 하루의 '배경'이 된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졌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집, 한 곳에 고정돼 있는 게 아니라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집을 꿈꾼 적이 있다.

허나 그 꿈을 실현하려면 꽤나 많은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걸 깨닫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매일마다 나의 앞마당과 배경을 바꿔보는 은밀한 상상도 어느 순간부터 하지 않게 됐다. 세상의 집들은 바퀴를 달기에 지나치게 크고 무거웠다. 현실의 벽은 높았고, 수긍이 빠를수록 정신건강에 좋았다. 로망은 그저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직하는 것 아니던가.

그런데 배우 성동일도 같은 꿈을 꿨던 모양이다. 앞마당의 풍경이 매일마다 바뀌는 기분 좋은 상상 말이다. 그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 "좋은 사람들과 추억을 만드는 공간"이라며 tvN <바퀴 달린 집>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성동일을 중심으로 그와 친분이 있는 배우 김희원과 여진구가 합류했고, 세 사람은 바퀴가 달린 집을 끌고 다니며 여행을 다녀보기로 했다.


<바퀴 달린 집>은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타이니 하우스(Tiny house)' 트렌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협소주택', '작은 집'으로 번역할 수 있는 타이니 하우스는 미국과 일본, 홍콩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가구가 급격히 늘고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밀레니얼 세대들은 삶의 부피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추구하고 있다. 타이니 하우스는 새로운 세대의 삶의 양식을 상징한다.

다시 <바퀴 달린 집>이라는 예능에 대한 설명으로 돌아가면, 작고 이동가능한 집을 끌고 다니며 전국을 여행하는 콘셉트의 여행 예능이다. 사실상 '캠핑'을 떠난다고 보면 되는데, 그런 점에서 핑클 멤버들이 출연했던 JTBC <캠핑클럽>과 유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멋진 풍경 속에 터잡은 후 지인들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첫회는 국내 최초로 시도된 '바퀴 달린 집'의 제작 과정 및 인테리어 등을 담았는데, 5평 남짓의 작은 집은 아늑하면서도 효율적이었다. 세 명의 집주인들은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희원과 여진구는 자신들의 집을 운전하기 위해 대형 먼허를 취득했다. (참고로 성동일은 시험에 떨어지고 말았다.) 모든 준비가 갖춰졌으니 이제 떠날 차례다. 첫 번째 목적지는 강원도 고성이었다.


첫회의 관전포인트는 우왕좌왕, 고군분투하는 멤버들의 모습과 '바퀴 없는 집'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과정이었다. 아무래도 모든 게 처음이다 보니 세 명의 집주인은 어려움을 겪었다. 당장 운전부터 문제였다. 집을 매달아 놓은 터라 속도를 낼 수 앖어 운전대를 잡은 김희원은 무려 6시간 이상 운전을 해야 했는데, 고속도로에서도 시속 50~60km로 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고생 끝에 고성의 해변에 자리잡은 세 사람은 미리 도착한 게스트 혜리와 장을 보러 갔고, 그 사이에 라미란도 합류해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섰다. 맏형 성동일은 불을 피우고 능숙하게 고기를 구웠다. 무심한듯 자상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막내 여진구는 고추장찌개를 끓이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회뜨기, 커피 로스팅을 배우고 식혜를 만들어 오는 등 열정을 불태웠지만, 헐렁한 캐릭터로 웃음을 줬다.

한편, 김희원의 매력도 돋보였다. 그는 자신은 평생 '집돌이'로 살아서 여러 사람들과 밖에서 함께 잠을 자는 건 처음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서툴기만 한 자신이 민망했다고 솔직히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과 잘 맞지 않는다며 성장하고 배울 생각은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진솔하면서도 유머 감각이 뛰어난 김희원의 매력 방산을 기대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게 무슨 힐링이야, 킬링이지!" (웃음)

이 수더분한 세 사람의 각기 다른 매력이 잘 어우러진 <바퀴 달린 집>은 첫회 시청률은 3.968%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캠핑에 서툰 세 사람은 시종일관 우왕좌왕 했고, 물이 새고 벌레의 습격을 받는 등 여러 난관에 봉착해야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세 사람은 남다른 케미를 보여주며 웃음을 놓치지 않았다. 또, 서로를 다독이며 한걸음씩 성장해 나갔는데, 시청자들은 그런 모습에 응원을 보냈다.

이른바 '선수'가 없어서 캠핑도 예능도 모든 게 조금 어설프다. 그런데 정돈되지 않은 어수선한 느낌이 왠지 모르게 정감간다. 능숙하지 않은 게 오히려 자연스러워 좋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저 세 명의 집주인이 앞으로 어떤 앞마당들을 갖게 될지, 누구를 그곳으로 초대할지, 또 무슨 이야기들을 나눌지 말이다. 코로나 19로 집밖에 나가기 쉽지 않은 이때 <바퀴 달린 집>의 여행을 들여다 보는 게 큰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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