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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없으면 유재석도 소용없는 연애 리얼리티(실망스러운 ‘솔로지옥2’, ‘스킵’)

너의길을가라 2023. 1. 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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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지옥2>는 큰 인기를 끌었던 시즌1의 기세에 힘입어 제작됐다. ‘짝퉁 논란’으로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졌지만, 당시 프리지아는 엄청난 화제의 주인공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밖의 출연자들도 유명세를 누렸다. <솔로지옥>은 연애 리얼리티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야심차게 시작한 <솔로지옥2>는 기대만큼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마무리됐다.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 우선, 달라진 게 없(어도 너무 없)었다. 지옥도와 천국도를 설정하고, (몸을 쓰는) 게임을 통해 천국도행 티켓을 획득하는 과정은 시즌1과 동일했다. 계절(여름), 촬영지(사승봉도, 파라다이스 호텔)도 같았다. <나는 SOLO>, <환승연애>의 경우 동일한 포맷을 유지하면서도 약간씩의 변화를 주며 긴장감을 유지했던 것에 비해 <솔로지옥2>는 지나치게 단순했다.

두 번째 문제는 외부 환경의 변화였다. <솔로지옥> 시즌1이 공개되던 시기는 연애 리얼리티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전이었다. 따라서 그 자체로 신선한 느낌이 있었다. 또, 커플이 된 출연자들이 천국도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는 설정은 (당시만 해도) 상당히 과감했다. 하지만 이제 훨씬 더 파격적인 프로그램들이 많아졌고, <솔로지옥2>는 오히려 순한 맛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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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진정성이다. 시청자들은 저들이 정말 연애를 하기 위해 나온 것인지 직감적으로 알아차리는데, 만약 불순한 이도가 감지되면 공감, 몰입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소이는 <더 글로리>에 출연한 배우이고, 이나딘은 <톡파월25>에, 김한빈은 <썸바이벌>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김진영은 <가짜사나이>, <피의 게임>으로 유명한 덱스가 아닌가. 제작진의 진정성도 의심되는 수준이다.

외부 환경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아무런 변화 없이 ‘구식’ 설정을 유지한 <솔로지옥2>에 시청자들이 반응하지 않은 건 놀라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굳이 지옥도에 오지 않아도 충분히 연애 상대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은 비주얼의 출연자들에게 진정성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시청자들이 설렘을 느끼지 못한 건 당연하다. 게다가 그들의 방송 경력은 출연 의도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유재석의 첫 연애 리얼리티로 기대를 모았던 tvN <스킵>도 ‘예상대로’ 부진하다. 5회가 방송된 시점까지 첫회 시청률 1.494%(닐슨코리아 기준)이 최고 시청률이 되어벼렸다. 5회 시청률은 1.248%에 불과하다. 그나마 4회 1.12%에 비하면 소폭 상승한 수치이다. 유재석과 전소민이 <식스센스> 정철민 PD와 손을 잡았음에도 성적표가 영 신통치 않다.

사실 방영 전부터 <스킵>을 향한 우려가 존재했다. ‘유라인’의 익숙함에 대한 지적은 별개로, 이미 포화 상태(2022년 공개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만 30개에 달한다.)인 연애 리얼리티 시장에 굳이 또 하나의 프로그램을 추가할 필요가 있냐는 의문이 있었다. 게다가 남들이 다 가는 뻔한 길을 걷지 않겠다던 유재석이 연애 리얼리티 열풍에 몸을 싣는 양상은 왠지 씁쓸하기만 했다.


<스킵>은 ‘당일치기 4대4 소개팅’ 콘셉트를 내세워 다른 연애 리얼리티와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역시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출연자들은 유투버, 모델, 리포터, 치어리더, 쇼호스트, 요식업 CEO 등으로 채워졌는데, 연애를 하기 위해서 출연했다기보다 ‘홍보‘가 목적인 경우가 많았다. 1, 2기 합쳐 4커플이 탄생했지만, 실제 연인으로 발전할 확률은 없다.

연애 리얼리티의 시대는 이대로 저무는 걸까. 위기가 감지된 지는 오래됐다. 같은 포맷의 프로그램이 한 해 30개나 나왔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방증 아닐까. <솔로지옥2>과 <스킵>의 좌초는 본질을 망각한 연애 리얼리티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결국 진정성이 없으면, 아무리 유재석도 안 되는 게 연애 리얼리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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