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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 연예/[리뷰] '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입질 심한 반려견과 아기의 공존, 강형욱도 풀기 어려운 문제였다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21. 3. 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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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가 고향인 목축견 웰시 코기(welshcorgi)는 긴 몸통에 짧은 다리가 특징이다. 특유의 종종걸음이 사랑스러워 반려견으로 인기가 많다. 이미 KBS2 <개는 훌륭하다>에 여러 차례 등장했던 견종이다. 장도연의 견종 자판기가 필요없을 정도로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하다. 호기심이 많고 사람과 친화력이 좋아 훈련만 잘 이뤄진다면 반려견으로 매우 적합한 견종이다.

이번 주 고민경 가정은 9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었다. 남편 보호자는 PC방을 운영하고 있었고, 아내 보호자는 현재 동생을 임신 중이었다. 카메라에 잡힌 가족의 모습은 평화롭고 단란해 보였다. 인근에 살고 있는 시어머니 보호자도 함께 였다. 그런데 어디에도 반려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무슨 까닭일까. 혹시 격리 중인 걸까.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빗나가는 법이 없다.

"100% 문다고 봐야죠." (시어머니 보호자)
"솔직히 말하면 애물단지예요." (아내 보호자)

주양육자인 남편 보호자는 어느 날 한강에서 운동을 하다가 우연히 본 웰시 코기에 반해 버려 1년의 기다림 끝에 가정 분양으로 자나(암컷, 8살)와 가족이 됐다고 말했다. 일터에 갈 때도 항상 자나를 데리고 다녀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고, 연애와 결혼, 출산까지 인생의 모든 대소사를 자나와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자나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 것 같았다.

그런데 남편 보호자가 없을 때, 자나가 아내 보호자를 공격하는 일이 생겼다. 입질은 2018년부터 시작됐다. PC방에서도 사람들이 만지면 물기 시작해 지금은 아무도 손을 대지 못했다. 심지어 7년을 봐온 시어머니 보호자에게도 입질을 했다. 가족들은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다. 더구나 아기까지 있으니 함께 지내기 더욱 두려웠다. 그 때문에 자나는 현재 남편 보호자의 일터에서 생활 중이었다.

"저희도 포기했었어요. 포기하다가 와이프가 마지막으로 <개는 훌륭하다>에 신청해서 어떻게든 고치고 싶다. 와이프도 강아지랑 같이 살고 싶다고 해서.." (남편 보호자)

장도연은 지인이 반려견과 아기를 함께 키우고 있는데, (아기에게) 정서적으로 너무 좋다고 한다고 얘기했다. 강형욱 훈련사는 건강하고 착한 개라면 서로 좋은 영향을 주겠지만, 지금은 충분히 위험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경규는 남편 보호자가 퇴근하고 나면 일터에서 10시간 정도 혼자 있을 자나가 너무 외로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MC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안타까워했다.


남편 보호자는 자나가 아무런 전조 증상 없이 입질을 해서 예측이 어렵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실제로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장도연에게 만져달라며 애교를 부리던 자나는 이경규가 몸을 쓰다듬자 돌변해 손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 급작스러운 변화에 모두 충격과 공포에 빠져들었다. 평온히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눈 깜짝할 새 공격하는 자나의 두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물론 알고 보면 '이유'는 있었다. 단지, 눈에 띠는 전조 증상이 없었을 뿐이다. 강형욱 훈련사는 이경규의 경우 (장도연과 달리) 충분한 인사와 교감 없이 다짜고짜 만지려 했기 때문에 공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 PC방에서 종업원과 손님들을 가리지 않고 수십 차례 물었던 건 그 때문일 것이다.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은 분명 자나를 예민하게 만들었을 터였다.

남편 보호자는 자나의 공격성을 없애 아기와 함께 집에서 살 수 있게 되길 바랐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일터에서라도 공격성을 띠지 않게 되길 원했다. 남편 보호자와 상담을 하던 강형욱은 집으로 가보다고 제안했다. 자나가 오랫동안 지내왔던 집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또,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가족들과도 상담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보호자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시어머니 보호자는 자신이 자나를 데려가 기르겠다고 했다. 어린 아기와 함께 두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나와 함께 지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입질이 두렵긴 해도 그 편이 가장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편, 남편 보호자는 차라리 자신이 통제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입질하는 자나를 맡기기가 죄송했기 때문이리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강형욱도 쉽게 판단할 수 없었다. 훈련사의 관점에서는 시어머니가 자나를 키우는 편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지만, 아들의 입장이라면 그러기 어렵다며 머뭇거렸다. 그럼에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시어머니는 강력하게 의지를 보였다. 언제 입질을 할지 모를 자나를 아기 옆에 둘 수는 없었다. 그건 위험한 확률 게임이었다. 그렇다고 자나를 남편 보호자의 일터에 홀로 방치하는 것도 못할 짓이었다.

결국 자나는 시어머니 보호자가 맡아서 기르기로 결정됐다. 불가피한 일이었다. 강형욱으로서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기가 있는 상태에서 입질하는 자나를 훈련시키는 건 위험 부담이 컸다. 결국 강형욱은 시어머니 보호자에게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법을 알려주기로 했다. 무반응 하기와 보디 불로킹을 통해 자나의 공격성을 줄여나가도록 했다. 무엇보다 애정을 철저히 줄여야 했다.

또, 자나가 시어머니 보호자를 따라다니며 입질을 하는 까닭은 '보호'와 '통제'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개들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나 지배하고 있는 대상을 지키기 위해 간혹 얼굴을 물어 제어하기도 하는데, 자나의 경우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강형욱은 자나가 시어머니 보호자를 자기 자식이라 생각하며 통제하려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따라다닌다는 건 일종의 몰이이기도 했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시어머니 보호자는 강형욱의 조언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애정을 줄이는 한편 꾸준히 산책을 나가 스트레스를 줄여줬다. 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공존은 실패했지만, 각기 다른 공간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공존에는 성공했다. 어쩌면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자나의 입질이 발현된 3년 전에 훈련을 시작했다면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파양 등 무책임한 방법으로 회피하지 않고, 가족의 울타리 내에서 끝까지 반려견을 책임지려고 하는 보호자들의 자세는 칭찬해야 마땅하다. 반려 양육 인구가 1500만을 넘어섰다. 이런 사례들은 지금까지 계속 있어 왔고, 앞으로도 수없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보호자들의 더 많은 고민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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