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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각 언론!

이 시각 언론! 기록원에 회의록 없다, 문재인 책임? vs 후임자 배려?



관찰자는 모든 것의 원천입니다. 관찰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관찰자는 모든 지식의 기초입니다. 인간 자신, 세계 그리고 우주와 관계되어 있는 모든 주장을 기초입니다. 관찰자의 소멸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종말과 소멸을 의미할 것입니다. 지각하고, 말하고, 기술하고, 설명하는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마투라나, 『있음에서 함으로』中 -



오늘은 '빨간날'이지만, '이 시각 언론!'을 발행합니다. 어제 쉬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검찰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를 좀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죠. 오늘은 특별히 '조-동'을 가장 먼저 배치했습니다. 



평소 '채동욱' 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던 <조선일보>, 북한 관련 뉴스로 메인을 장식하던 <동아일보>가 합심해서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조선일보>가 <동아일보>보다는 '악랄함'의 수준이 훨씬 더 높습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 일각 "결국 이 지경까지…文이 직접 해명하라" 는 타이틀을 달았는데요. 민주당의 입을 빌려 문재인을 공격하고 있죠? 그에 비해 <동아일보>의 '노-김 회의록' 이관 기록물로 분류 않고 삭제…누가 왜? 라는 제목은 오히려 순수하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조선일보>는 사설로도 이 사안을 다뤘는데요. 노무현·김정일 대화록, 누가 왜 빼돌렸나 '빼돌렸나'라는 표현이 참 인상적이죠? <동아일보>는 노무현 측은 봉하마을을 국가기록원으로 착각하나 라는 사설을 썼네요. 사설 말미에는 '민주당과 문재인 의원이 응분의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뉴스들도 좀 살펴보겠습니다. <조선일보>는 밀양 송전탑 관련 뉴스를 다루면서, 70명 중 주민은 15명 가량 …나머진 통진당 등 외부 세력 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외부세력(이 표현도 참 우습지만)'을 언급하면서, '통진당'을 강조하는 부분이 참 재미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숫자'로 치환하는 <조선일보>의 저급스러움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굳이 그 자리에 어떤 '외부 세력'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다 기술하지 않겠습니다.


<동아일보>는 "선거날 대형마트 문 닫으라는 것도 법안 낼 일인가요" 라는 기사를 실었네요. 19대 국회 경제법안 995건 전수분석…디테일 속의 '악마들' 이라는 기사도 흥미롭습니다. 이 표현은 GH가 9월 25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한 말을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자리에서 GH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세부사항)에 있다. (서양 속담 인용) (법안의) 좋은 취지가 시행 과정에서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한다." 재벌과 대기업을 꼼꼼하게도 챙기시는 우리의 GH.. 




<한겨레>는 '착한 권상우' 뒤엔... 부상 당한 엑스트라의 눈물 을, <경향신문>은 "문재인 책임" vs "무슨 대단한 의혹 있는 것처럼" 을 각각 메인뉴스로 선정했습니다.


- <한겨레>에서 발췌 - 


 "권상우씨는 자신이 위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 아무런 과실이나 법적 책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선의에 의하여 본인에게 치료비 내지 위로금조로 200만원을 지급하여 주시기로 하였습니다. 본인은 권상우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기 위하여 본 서약서를 작성하여 권상우씨에게 전달하고자 하며 나아가 앞으로 권상우씨에 대해서는 물론 다시는 제작사나 방송국에 어떤 요구도 하지 않을 것임을 서약합니다"


위의 내용은 <SBS> 드라마 '야왕' 촬영(1월 30일) 도중 권상우 씨의 팔꿈치에 치아를 다친 보조출연자 곽씨가 쓴 서약서의 내용입니다. 곽씨는 사고 후 'ㅎ반장에게 진단서를 냈'지만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곽씨는 기획사를 찾아갔지만, 대답은 뻔했습니다. "우리로서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기획사 · 제작사 · 방송사 모두 자신들에겐 책임이 없다며 책임공방을 벌였고, 결국 4월 1일 제작사 측은 곽씨에게 200만 원을 건네며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0만 원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에 턱없이 부족한 돈입니다. 제작사가 그런 것에 관심이 있을 리 없겠죠. 오히려 '착한 권상우, 200만원 쾌척한 사연', '의리파 권상우, 부상당한 보조출연자에게 위로금 지급'과 같은 기사들을 언론에 뿌리며 언플하기에 바빴죠. 




<한겨레>는 '2007년 남북 대화록'과 관련해, "대화록 초안 삭제돼" vs "최종본 만든 뒤 삭제 당연" 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양쪽의 의견을 모두 실어주는 것이 언론으로서의 당연한 스탠스겠죠. <한겨레>는 쟁점을 4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대통령기록관 이관 여부

2. 삭제 기능 여부 

3. 청와대 이지원 시스템엔 왜 없나

4. 삭제했다면 누가 왜?

- <한겨레>에서 발췌 -


참여정부 인사들의 주장은 일관되게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한 뒤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대화록 자체가 아예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았고, 청와대 이지원 시스템에서도 대확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 <동아일보>에서 발췌 - 


또, 검찰은 "국가정보원이 보관하고 있는 대화록과 거의 동일한 대화록을 발견했다. 이와 별도로 이 대화록의 초안 파일이 삭제된 흔적을 발견해 복구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것은 그동안 참여정부 인사들이 "이지원에는 삭제 기능이 없다"고 주장한 것과는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참여정부 인사는 "이지원에 삭제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청와대 일반 직원은 삭제할 수 없다. 기록물 이관 과정에서 대화록 초안 같은 '쓰레기 기록'은 삭제하고 완성본만 이관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무현 재단 측은 "최종본이 만들어지면 초안을 삭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검찰이 '삭제'나 '복구'라는 표현을 사용해 흡사 대단한 의혹이 있는 것으로 정략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상식적으로 국정원에도 넘긴 대화록을 대통령기록관에 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기존 해명을 반복했는데요. 검찰 측은 지난 2월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의 "노 전 대통령이 대화록을 이지원 시스템의 대통령 목록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득 든 생각입니니다만, 기초연금제에 대한 논의는 쏙 들어가버렸네요? 국면 전환이 참 쉽죠~잉? 어쨌거나 이번 검찰 수사 결과 발표는 "당시 검찰은 2개월 이상 조사를 거쳐 청와대 이지원을 복사한 봉하 이지원에는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하지 않은 기록물은 없다고 밝혔는데, 지금의 검찰 발표와 모순된다"는 노무현 재단 측의 주장처럼 당시의 발표와 배치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검찰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텐데요. 일단, 수사는 앞으로 본격적으로 진행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봉하 이지원 분석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인데요. 이 부분이 사건을 풀 주요한 단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양 측의 주장을 함께 다루는 것이 언론으로서의 기본 스탠스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경향신문>도 "문재인 책임" vs "무슨 대단한 의혹 있는 것처럼" 이라고 제목을 달았죠?  




<한국일보>는 후임 대통령이 열람할 수 있도록 배려?, <서울신문>은 검 "회의록, 기록원 안 넘기고 삭제…누가 언제했는지 조사" 


<서울신문>이 검찰 측의 입장을 고스란히 받아적은 반면, <한국일보>는 양 측의 주장을 재가공해서 기사를 썼습니다. <동아일보>가 초안 '삭제'에 포인트를 맞추고,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그 '삭제'에 대한 해명 위주의 기사를 써냈다면, <한국일보>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았다'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앞서 언급했지만, 참여정부 인사들은 '사초 실종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일보>가 잘 지적하듯이, 이 문서가 국가기록원으로 정식 이관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제대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노 전 대통령이 대화록을 폐기하려고 했다면 국정원에는 왜 한 부를 남겨뒀겠느냐"는 것 정도가 가장 유력하게 제시하는 해명입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 본부장은 "김대중 대통령 당시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도 국정원이 관리해왔다.노 전 대통령도 후임 대통령과 국정원이 후일 정상회담에 대비해 참고할 수 있도록 국정원에 남겨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는데요. 만약 대화록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되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면 15년 동안 후임 대통령조차 열람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임자를 배려하기 위해 국정원에'만' 보관하도록 지시한 것일까요? 


이렇게 '선의'로 해석을 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습니다. 과연 노 전 대통령이 이런 결정을 비서진과 상의도 없이 결정했을까요? 이 또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남은 것은 '실무진의 착오 가능성'이겠죠. 그러나 이 역시 <한국일보>의 지적처럼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머리가 지끈지근 아파오시죠? 정리하자면, 핵심은 '봉하 이지원'에는 대화록이 발견됐지만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는 대화록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밝혀내야 할 점은 왜 이관되지 않았는지 여부인 것이죠. 논점이 마구 뒤엉켜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만.. 초안 삭제는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야만 좀더 수월하게 문제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삭제된 기록에는 초안뿐만 아니라 그 외의 다른 기록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병헌 "궁지몰린 불통정권의 비열한 국면전환" <연합뉴스>

“모두 이관” 주장한 문재인 ‘정치적 흠집’ <한겨레>

"노 대통령, 초본 열람 뒤 '내 의도와 다르다'며 수정본 지시" <경향신문>

삭제 관련자 사법처리 피할 수 없을 듯 <서울신문>

노무현 전 대통령 통치행위로 보면 처벌 힘들수도 <한국일보>



결국 같은 검찰 발표를 두고 새누리당은 대화록이 대통령기록관에 공식 이관되지 않은 점을 부각시키며 "사초 폐기"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과 노무현재단은 이지원에 대화록 최종본이 남아있다는 점을 들며 이런 주장을 반박하고 있는 셈이다.

대화록 최종본이 발견된 '봉하 이지원'은 청와대 이지원 시스템을 그대로 복사한 것으로, 2008년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자서전 집필 등의 이유로 봉하마을 사저로 가져갔다가 기록물관리법 위반 논란이 일자 국가기록원에 반납된 것이다.


與 "사초 폐기" vs 野 "대화록 존재 확인"…180도 다른 해석, <프레시안> 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