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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섭외는 신의 한 수, 진정성 갖춘 '돌싱글즈'의 파격이 통했다

너의길을가라 2021. 8. 1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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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관찰 예능이 다시 트랜드의 중심에 섰다. 채널A <하트시그널> 이후 잠잠했던 흐름이 급격하게 요동치고 있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졌고, 내용 역시 훨씬 과감해졌다. 이미 기존 연애 프로그램을 접한 시청자들의 높아진 '역치'를 충족시키려면 일정한 파격은 불가피했으리라. 다시 말해 늘상 해왔던 '미혼 남녀의 소개팅' 정도로는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는 이별을 고민 중인 세 커플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 파트너를 바꿔 데이트를 하는 과정을 담았다. 체인지 데이트를 통해 서로의 관계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6월 시작한 TVING <환승 연애>는 아예 이별한 커플들을 모아 놓았다. 그들은 지나간 사랑을 복기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설명한 두 프로그램의 설정도 놀랍지만, 그보다 더 파격적인 건 역시 MBN <돌싱글즈>가 아닐까.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돌싱글즈>에는 이혼을 경험한 돌싱(돌아온 싱글)들이 출연해 새로운 짝을 찾는다. 게다가 같은 경험이 있는 이혜영(과 정겨운)을 MC로 섭외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혜영의 한마디 말은 다른 MC들의 몇 마디보다 예리하고 구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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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혼이 방송의 주요 소재로 떠오른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얼마 전에 시즌1이 마무리된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한 연예인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파격적인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얼마 전 방송을 시작한 JTBC <용감한 솔로 육아 - 내가 키운다>는 (현재까지는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게 된 엄마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여전히 이혼은 사회적 낙인처럼 돌싱들의 삶을 규정짓는다. 혹자는 실패한 인생이라 쉽게 재단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이혼은 불가피한 선택이며 최선의 결정이기도 하다. 조금씩이나마 이혼에 대해 당당하게 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건 반가운 일이다. 이혼을 경험한 남녀가 새로운 짝을 찾고, 제2의 인생을 모색할 기회를 제공하는 <돌싱글즈>는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돌싱들은 만남을 갖는 데 보다 조심스럽다. 돌싱을 쉽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이들의 편견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한번 아픔을 경험했기에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 자녀가 있다면 만남의 기회는 현저히 줄어든다. 하지만 <돌싱글즈>는 애시당초 이혼한 남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쉽고, 훨씬 더 편안하게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다.


여수에서 3박 4일 동안 치열한 탐색전이 벌어졌다. 자녀가 있는 돌싱과 자녀가 없는 돌싱 간의 각기 다른 입장과 그로 인한 눈치 싸움도 흥미롭게 펼쳐졌다. 그리고 총 3커플이 탄생했다. 돌싱남 4명, 돌싱녀 4명이 출연해 3커플이 나왔으니 매칭률은 75%로 굉장히 높다. 아마도 돌싱이라고 하는 위치와 상황이 주는 공감과 절박함이 동시에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혼은 단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저 또한 이혼해서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부끄럽고 숨길 일도 아니다. 이혼을 결심한 이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되찾았으면 한다." (배수진)


첫회 1.204%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5회에서 2.73%로 급상승했다. 동시간대 방영 중인 SBS <미운 우리 새끼>의 9.2%에는 한참 못미치지만(이러한 편성도 내용만큼이나 파격적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동거 생활이 펼쳐질 6회부터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혜영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이상민이 출연하는 <미우새>와의 경쟁을 오히려 즐기는 듯하다.

한편, <돌싱글즈>에 출연 중인 코미디언 배동성의 딸 배수진은 가장 화제가 됐던 출연자인데,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돌싱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혼은 부끄럽거나 숨길 일이 아니므로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돌싱글즈>가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을 수많은 돌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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