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이건희 회장과 점심식사.. 딱 10명만 모집! <추적자>가 생각난다.

너의길을가라 2012. 6. 2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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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과 점심’ 삼성 직원들 들떴다


이건희 삼성전사 회장이 자신과 점심식사를 함께 할 직원들을 공개 모집했다고 합니다. "사내 게시판에 '이건희 회장과 점심식사를 할 직원 10명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었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공개 오디션인가요? 삼성 측은 이번 점심식사 이벤트에 대해 "이 회장이 취임 25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한편 이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10명을 뽑는 것일까요? 이게 좀 재미있습니다. 점심을 함께 먹는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왜 이 회장과 꼭 식사를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글을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합니다. 글짓기 대회라도 여는 모양이죠? 얼마나 아름답고 절절한 미사여구를 동원해 회장님을 칭송하는가 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가 될 듯 합니다. 


직원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공지에 무려 수백 개의 댓글이 붙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이런 이벤트를 해 정말 놀랐다"

"뽑히게 되면 꿈처럼 느껴질 것 같다"

"막상 이 회장과 동석하면 떨릴 것 같다"


저는 이 기사를 보고, 문득 최근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추적자>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극 중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인 한오그룹의 서회장(박근형)은 아들인 서영욱 사장(전노민)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홍보팀 아들 야근하는 데 가가꼬, 악수나 한 번씩 해주고 순댓국집에 데려가가 소주나 한 잔씩 따라주라. 아, 가들은 그거를 평생의 자랑처럼 얘기한다아이가."


<추적자>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지나치게' 적확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젊고 개혁적인 정치인이 사실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달려가는 괴물이라는 점은 현실 정치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정작 대중들은 그의 진짜 모습을 모른 채 60%가 넘는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도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죠. 또, 언론과 검찰을 장악하고 사회 전반을 쥐락펴락하는 대기업 총수의 모습까지..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점식식사 이벤트.. 어떤가요? 드라마 속 이야기와 현실의 이야기가 어쩜 이렇게 닮아 있을까요? 이건희 회장과 만남을 갖는 직원들도 아마 그 만남을 평생의 자랑으로 여기며 살아가겠죠? 참 씁쓸하고 서글픈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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