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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용품 기부한 김민경의 선행, 이런 법이 발의됐다는 걸 상기시켰다

너의길을가라 2021. 8. 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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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며 소녀들이 생리대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칭찬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마음껏 소문내고 싶은 일이다. 지난 11일, 국제구호개발 NGO 플랜코리아는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코미디언 김민경이 선행 소식을 전했다. 김민경은 전국 지역아동센터 87개소 여자 어린이 272명에게 유기농 월경용품을 전달했다. 돌봄취약 아동에게 월경용품을 지원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는 고마운 일이었다.

김민경은 과거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월경용품을 살 돈이 없어 서러움에 남몰래 눈물을 흘렸던 경험을 털어 놓은 적이 있다. 당시 자신이 겪었던 참담함을 자라나는 아이들에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에 나선 것이리라. 김민경은 "사춘기에 민감한 수 있는 생리대 구매와 관련해 아이들에게 힘을 보탤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스타들의 월경용품 기부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최근의 사례들을 예로 들어보면, 정시아는 지난 4월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를 통해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 월경용품을 기부했다. 그는 2017년부터 매년 딸의 생일마다 월경용품을 기부해 왔다. 6월에는 혜리가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5000만 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월경용품 등 여자 어린이들의 지원에 활용됐다.


7월에는 유재석이 나섰다. 그는 국제개발협력 NGO 지파운데이션에 5000만 원을 기부했는데, 그 후원금 역시 여성 청소년, 미혼모, 다문화 가정 등 취약계층 여성의 월경용품 지원에 쓰였다. 이렇듯 스타들의 연이은 기부는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칭찬이 아깝지 않다. 다만, 언제까지 기부로 이 문제를 대할 수만은 없다. 정책과 제도를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취약계층에게는 매달 주기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일회용 월경용품을 구입하는 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다. 또, 모든 여성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월경 경험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누려야 마땅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2016년 여성 청소년이 월경용품을 살 돈이 없어 깔창을 대신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월경용품 가격 논의가 촉발됐다.

서울시청소년월경용품 보편지급 운동본부가 지난 5월 28일 월경의 날을 맞아 만 11~24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 전체 응답자의 98%가 월경용품 가격이 비싸다고 답했다. 또, '비용이 부담돼 월경용품 구매를 망설인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74.7%에 달했고, 사용 개수를 줄이려고 휴지나 수건으로 대체한 적 있다는 응답자도 12%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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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국회도 움직였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7월 28일 '월경용품 가격 안정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정의당 강은미, 배진교, 류호정, 심상정, 이은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권인숙, 이수진,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공동발의)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비싼 월경용품의 가격을 인하하는 것으로, 국내 제품은 영세율을 적용해 생산 가격을 낮추고, 수입 제품에는 부가가치세를 면세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국비 사업으로 월경용품을 지원받는 여성 청소년은 전체 청소년 중 7% 미만"이라고 언급하면서 "생리용품을 구하지 못해 생리대를 늦게 갈거나 화장지나 깔창으로 대체하는 등 생리 빈곤의 문제는 코로나 시기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월경용품으로 인해 '빈곤'을 경험하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제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월경용품 시장 점유율 75%를 차지하고 있는 상위 3개 기업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월경용품에 들어가는 비용이 여성들의 일상에 당연스럽게 지어진 부담"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형성되어야만 한다. 장혜영 의원의 말처람 "일상의 안전을 여성들은 돈을 주고 사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사회적인 논의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지점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스타들의 월경용품 기부는 반갑고 소중한 일이다. 이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월경용품 빈곤을 경험하고 있음을 환기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번 법안 발의를 계기로 모든 여성들이 월경권이 존중받기를 바라며, 앞으로 가격 안정을 넘어 무상지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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