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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에게 칭찬받던 전태풍이 둘째 딸의 말에 눈물흘린 까닭 본문

TV + 연예/[리뷰] '금쪽같은 내새끼' 톺아보기

오은영에게 칭찬받던 전태풍이 둘째 딸의 말에 눈물흘린 까닭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20. 10. 3. 16:14

"어른부터 아이에 이르기까지 짜증을 안 내요. 짜증이 별로 없어요. (...) 감정은 종류가 많은데 마지막 표현의 형태가 짜증이나 화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댁은 안 그런 것 같아요."

지난 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전 농구선수 전태풍-미나 터너 부부가 출연해 육아 일상을 공개했다. 그들은 9살 듬직한 첫째 아들, 사랑스러운 7살 둘째 딸, 14개월 된 막둥이 아들까지 3남매를 양육하고 있었다. 미나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워킹맘이 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남편의 육아 능력을 오은영 박사에게 확인받고 싶어서 방송에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전태풍은 지난 3월 은퇴를 한 후 육아를 전담하고 있었다. 집안일이 엉성하긴 했지만, 아빠로서 아이를 돌보는 일만큼은 충실히 해내고 있었다. 영상으로 만나 본 전태풍 가족은 화목해 보였다. 포도를 먹을 때도 받아먹기 놀이를 하며 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하나의 단어를 갖고 서로 대화를 이어가며 의견을 나눴다. 한국말이 서툰 전태풍은 모르는 게 있으면 자녀들과 함께 찾아보기도 했다.

금쪽이들은 어린 나이에도 집안일을 조금씩 돕고 있었다. 첫째는 채소를 씻었고, 둘째는 밥을 앉히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건 엄마가 미리 가르쳐줬기 때문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이를 자조 능력(자신이 할 일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는데, 성장의 단계를 위해 끊임없이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은영 박사의 칭찬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한편, 첫째와 함께 농구장을 찾은 전태풍의 교육법도 인상적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전태풍이 중간 과정의 노력을 칭찬하고, 포기하지 않도록 계속 격려를 했다며 감탄했다. 또, 아이와 함께 농구를 하면서 직접 보여주는 점도 칭찬했다. 전태풍은 처음에는 화가 나고 답답했지만,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그런 교육 방식이 옳지 않다고 느껴져 바뀌게 됐다고 대답했다.

물론 전태풍-미나 부부에게도 의견 충돌이 없진 않았다. 전태풍은 자녀들이 운동을 좀더 잘하도록 계속 압박을 가하는 스타일이었고, 미나는 안전을 강조하고 느긋하게 즐기라고 말하는 쪽이었다. 또, 전태풍은 형제간에도 경쟁을 부추겼는데, 승부욕을 자극해 성장하도록 했다. 오은영 박사는 형제간의 경쟁은 절대 금기라고 못박았다. 아이들에게 경쟁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태풍 가족이 가장 큰 특징은 짜증이 없다는 것이었다. 차분한 성격의 미나는 아이들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이해를 시켰고, 전태풍은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긍정적인 관계를 맺어나갔다. 그래서 일까. 아이들도 크게 다투는 일 없이, 감정을 짜증이나 화로 표현하지 않고 잘 어울리고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그런 가족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가 한국에서 프로 11년 동안 뛰는데 어떤 팀을 가도 '깜둥이'라는 단어 들었어요. 제 생각에 와, 애들은 어떻게 키워? 태용이 처음 유치원 갔을 때 첫날 집에 들어올 때 "아빠, 아프리카가 어디있어?" 그 얘기 듣고 마음이 벌써.. 우리는 미국에서 왔다고 설명해 줬어요. "그런 얘기 신경쓰지 마. 네가 최고야. 우리 가족 최고야. 피부도 최고야." 그렇게 설명했어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던 전태풍-미나 가족이었지만, 그들에게도 남모를 아픔이 숨겨져 있었다. 그건 바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해지는 한국사회의 '차별'이었다. 또, 그건 '혐오'이기도 했다. 전태풍은 명절을 맞아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겪었던 일들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어딜 가도 '깜뚱이'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했다. 또, 그는 언제나 '이방인'이었다.

그는 이런 차별과 혐오가 횡행하는 사회에서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아이들에게 자부심과 자신감을 계속해서 불어넣었지만, 현실 속에서 부딪치는 차별과 혐오는 훨씬 더 심각했던 모양이다. 미나는 둘째 딸이 화장품으로 얼굴을 하얗게 칠하고 나온 적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친구들이 피부색을 가지고 놀리는 데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었다.


"싫어하는 게 있어?"
"나는 까만 색이 제일 싫어."

싫어하는 게 있냐는 질문에 둘째 딸은 '까만 색'이라고 대답했는데, 그 장면을 보며 전태풍과 미나는 눈물을 흘렸다. 전태풍과 미나는 자신들이 자라면서 받았던 상처들을 아이들이 고스란히 겪게 될까봐 마음을 졸였다. 전태풍이 아이들을 보다 강인하게 키우려고 하는 까닭은 거기에 있었다. 집 안에서는 괜찮지만, 밖에 나가면 힘든 상황들과 맞서야 하기 때문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에게 현실에 대해 정확히 얘기를 해줘야 할 것 같다며, 잘못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인종차별 혐오주의자)도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건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이미 잘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아이들이 강인한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단한 아이들로 자라서 스스로를 잘 지키며 살아갈 거라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오은영 박사가 줄 수 있는 '금쪽처방'에 한계가 있었다. 차별과 혐오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면이 단단한 아이로 기르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진 못한다. 그저 잘 견디길 바랄 수밖에 없다. 리그 최고의 선수였던 전태풍도 차별과 혐오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는 건 이 문제가 일상화됐다는 걸 방증한다.


박권일은 자신의 책 <축제와 탈진>에서 '다문화주의는 평등과 연대를 목표 삼는 게 아니라 타자를 그저 참고 견디도록 가르친다. 그 핵심 요소는 '관용'이다'라고 쓰고 있다. 그는 관용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에 대해 강조했는데, 그만큼 다문화주의가 서 있는 기반이 허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의 다문화주의 교육은 과연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평등과 연대를 목표로 한 새로운 방식의 교육이 필요한 건 아닐까.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겉다. 차별과 혐오를 우리 사회로부터 제대로 격리시키지 못한다면 전태풍과 미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은 또 다시 많은 상처들과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단단한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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