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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쓰레기 선물하는 금쪽이의 비밀, 오은영의 분석은 놀라웠다!

너의길을가라 2020. 12. 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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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 등장한 금쪽이는 6살 남자아이였다. 성격이 밝고 활발했고, 그 또래의 남자애들이 그러하듯 에너지를 어디에 써야할지 모르는 천방지축 개구쟁이였다. 금쪽이는 공룡에 관심이 많았다. 그 어려운 이름을 줄줄 외울 정도였다. 공룡백과를 머릿속에 집어넣은 듯했다. 하지만 금쪽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다름 아니라 엄마였다.

엄마는 금쪽이가 워낙 '엄마바라기'라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유치원도 금쪽이가 가지 않으면 엄마가 경찰에 잡혀간다고 설득해 겨우 보내고 있었다. 문제는 또 있었다. 지저분한 행동을 자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엄마의 입장에서) 더러운 걸 만진다거나 해서는 안 되는 행위 등이었다. 또, 산만하고 정신없이 큰소리를 내는 점도 골칫거리였다. 엄마는 'ADHD'가 우려된다고 했다.


과연 금쪽이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일까. 잉어에게 먹이 주기 체험을 하고 있던 금쪽이는 손을 뻗어서 잉어를 만지려고 했다. 호기심이 샘솟은 탓이다. 엄마는 화들짝 놀라며 금쪽이를 만류했다. 하지만 금쪽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잉어를 건드리듯 만지고 먹이를 줬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용감하다고 여겼다. 엄마는 말을 듣지 않는 금쪽이 때문에 속상해했다.

오은영 박사는 영상을 끊고서 사소한 것에도 많이 놀라는 엄마의 반응에 대해 언급했다. 금쪽이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깜짝 놀라는 엄마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더 열심히 잉어를 만지려 하는 것 같았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엄마의 '금지'가 적절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으며, 오히려 엄마의 지시를 어기는 걸 용감한 행동으로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잉어와의 시간을 보낸 금쪽이는 이제 공룡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엄마아빠가 불러도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과연 금쪽이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 장영란은 아들은 원래 그렇지 않냐며 그저 밝고 활발하게 보였다고 대답했다. 정형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출연한 송창의도 어렸을 때 자신도 그랬다며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의아해 했다.

오은영은 만 5세는 ADHD 진단을 하기에 너무 이른 나이라고 전제하면서 금쪽이의 경우 '자기 조절 능력'이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했다. 그랬다면 훨씬 막무가내였을 터였다. (참고로 사회적 생활을 시작하는 만 6세 이후부터 진단이 가능하다고 한다.) 단지, 금쪽이는 기질적으로 에너지가 넘치고 정서적 표현이 많은 아이였다. 엄마의 걱정과 달리 ADHD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금쪽이가 자꾸 뭔가를 주워서 엄마에게 선물을 하는 것이었다. 선물을 주는 게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그 선물들의 면면을 보면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토리, 나뭇가지, 나뭇잎, 끊어진 고무줄, 화장지, 포장끈, 휴지, 파스타면, 빨래집게 같은 것도 있었다. 사실상 쓰레기나 다름 없었는데, 집안 곳곳에 쌓여 있었다. 양이 상당했다.

금쪽이가 쓰레기를 가져오는 이유가 뭘까.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 때문이라면 유치원에서 주는 간식을 남겨올 수도 있을 텐데 굳이 쓰레기만 주워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쓰레기를 버리게 못하게 하는 까닭은 뭘까. 혹시 저장 강방증은 아닐까.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금쪽이는 엄마가 쓰레기(선물)를 버리자고 설득하면 (서운해 하기는 했지만) 곧잘 말을 들었다.

금쪽이가 원했던 건 엄마와의 상호작용이었다. 정작 문제는 엄마의 반응이었다. 엄마는 금쪽이가 건네주는 쓰레기를 받으며 너무 좋아하고 기뻐해주었다. 금쪽이는 선물을 주는 과정에서 기분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행동을 반복했다. 오로지 엄마의 행복한 미소를 보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자신이 마음껏 가져올 수 있는 물건인 쓰레기를 챙겨와 선물해 왔던 것이다.


"나 괜히 태어났어. 엄마 배 속에 있을 때가 좋았어. 나 없어도 괜찮겠지. 아빠가 있으니까 난 필요없어. 그만 엄마 떠나주려고.. 엄마는 내가 없얶으면 좋았겠지? 그때가 훨씬 좋았겠지.."

한편, 금쪽이는 엄마의 껌딱답게 놀아달라며 생떼를 쓰기 시작했다. 엄마는 그럴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지만, 금쪽이는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더니 괴성을 지르며 엄마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엄마(가) 아팠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엄마가 밉다며 울며 소리를 질러댔다. 그뿐만이 아니다. 방 안으로 들어간 금쪽이는 감정을 쉽게 추스르지 못하고 충격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오은영은 엄마가 집안일 때문에 한 번 못 놀아줬을 뿐인데 저렇게 심한 말을 하느냐고 생각할 수 있을 수 있겠지만, 자신은 금쪽이의 마음이 120% 이해된다고 했다. 도대체 오은영은 우리가 보지 못한 어떤 포인트를 발견한 걸까.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가보자. 엄마는 사소한 것에도 잘 놀랐다. 금쪽이와 달리 겁이 많은 편이었다. 달리 말하면 항상 불안지수가 높았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에 금지와 한계 설정을 배우기는 해야 하지만, 이건 아이를 가르치기 위함이지 엄마가 놀라고 엄마가 불안해서 못하게 하는 게 많거든요. 그러면 아이의 입장에서 따라야 하는 금지가 아니라 안 따르는 것이 용감한 거죠."


엄마는 자신이 불안을 느낄 때마다 금쪽이를 제지했다. 반면, 금쪽이는 엄마의 금지를 따르지 않는 걸 용감한 행동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그래야 약한 엄마를 지킨다고 여기고 있었다. 쓰레기를 주워 선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금쪽이는 엄마가 기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엄마가 주는 에너지는 금쪽이의 것에 비하면 1/4도 채 되지 않았다.

불안한 엄마는 자신의 할 일을 하는 게 우선이었다. 불안한 엄마는 아이와 제대로 놀아줄 수 없었다. 그럴 때마다 금쪽이는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엄마는 자신의 불안을 알고 있었다. 우울증도 있어서 약도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평소 에너지가 많은 금쪽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미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었다.

금쪽이는 엄마의 외출을 용납하지 못했다. 엄마의 부재를 못 견뎠다. 금세 울음을 터뜨렸고, 굉장히 불안해 했다. 엄마가 돌아오자 꼭 붙어서 떨어지려하지 않았다. 심지어 화장실도 따라들어가려고 했다. 엄마가 화장실에 있는데도 금쪽이는 나쁜 사람이 들어올 것만 같다며 불안해 했다. 문 밖에서 엄마를 부르며 울어댔다. 극도의 공포에 휩싸인 듯했다. 분리 불안이 심각한 상태였다.


"나는 엄마가 없으면 속상하고 무서워. 엄마가 없으면 쓰레기통에 버려진 기분이야. 엄마가 내가 가지 못하는 곳에 갈 것 같아."

금쪽이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엄마가 없을 때 불안을 느꼈다. 엄마는 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어디에서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의 불안은 주양육자의 영향을 많이 받기 마련이다. 엄마는 불안이 높은 편이고, 외출을 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하면 에너지를 많이 빼앗겼다. 금쪽이는 그런 엄마가 아픈 것이라 여겼다. 아직 보호가 필요한 6살의 나이에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게 된 것이다.

금쪽처방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오은영은 아이는 아무에게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며 아이가 무섭다고 말할 때는 '왜?'라고 묻지 말고 그 자체를 인정해 주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엄마의 불안을 점검해야 했다. 오은영은 엄마의 불안도 인정하자고 조언했다. 불안이 밀려올 때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마주하라고 설명했다.

엄마는 어렸을 적 캄캄한 곳에 있으면 두려웠던 기억 등을 떠올렸고, 녹음을 하면서 자신 내면의 불안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나갔다. 그런 후 금쪽이와 불안을 주제로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엄마는 금쪽이가 혼자 남겨졌을 때 더 이상 불안하지 않도록 공룡 친구(장난감)가 지켜줄 거라고 알려줬고, 10분이라는 시간을 정해서 금쪽이가 오랫동안 불안하지 않도록 했다.


금쪽이는 다시 엄마가 없는 상황에 놓이자 두려움에 떨었지만, 이내 엄마의 약속을 떠올리고 공룡 장난감과 로봇 장난감을 가져와 용기를 내자며 주문을 외웠다. 그렇게 금쪽이는 불안을 견뎌냈다. 엄마가 돌아오겠다는 시간에 정확히 돌아오자 금쪽이의 불안도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엄마가 곧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만큼 엄마의 약속에 대한 신뢰도 쌓여갔다.

쓰레기 선물에 대한 금쪽 처방은 '안심 포토북'이었다. 금쪽이가 주워오는 쓰레기는 사진을 찍어두고 버리고, 다음 날에는 사진도 함께 지우기로 약속했다. 또, 가족들이 추억이 담긴 사진들로 포토북을 채워나갔다. 그리고 엄마는 운동을 통해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나갔고, 자신의 불안을 응시하며 내면의 강인함도 다졌다.

아이가 불안해하는 원인이 부모에게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엄마는 더욱 단단해지기로 결심했다. 금쪽이도 그런 엄마를 지켜보며 더 이상 엄마가 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만큼 불안도 옅어졌다. 그렇게 금쪽이와 엄마는 한뼘 더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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