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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이 뭉친 <밥블레스유>, 여성 예능의 가능성을 열다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8. 6. 23. 16:35


최화정, 이영자, 송은이, 김숙.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언니들'이 뭉쳤다.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다. 뷔페를 위한 의상(쫄쫄이)이 따로 있을 만큼 '먹는 것'을 사랑하는 최화정은 어떤 음식이라도 이탈리아 요리를 먹듯 우아하게 먹는 능력을 갖고 있다. 또, '밥 맛 없어'라는 말을 최악의 욕으로 여긴다고 한다. 이영자의 음식 사랑은 굳이 부연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그의 찰진 맛 평가는 입안에 침이 저절로 고이게 만들 만큼 일품이다. 


2017년 10월, 김숙이 SNS에 올렸던 한 장의 사진. 4인방의 먹방 인증샷에 쏟아진 열렬한 반응을 방송 프로그램으로 추진한 '새싹 PD' 송은이의 기획력은 정말 놀랍다.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캐치하는 그의 감각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여기에 정상에 서 있는 개그우먼 김숙의 에너지와 센스가 한 데 어우러졌으니 이 '먹방'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올리브 <밥블레스유>는 잘 차린 밥상이다. 



첫 방송은 간단한 몸풀기 정도였다. '밥블레스유 비긴즈'라고 할까?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된 비화에서부터 간단한 먹방이 벌어졌던 첫 회의 장면, 그리고 유쾌한 포스터 촬영 현장, 그 이후의 간식(?) 타임까지 조촐하지만 알찬 구성은 <밥블레스유>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편집에 있어 산만한 부분이 있었지만, 첫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첫 회 시청률은 0.564%(닐슨코리아 유료가구플랫폼 기준)에 그쳤지만, 아무래도 '올리브'라고 하는 변방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시청률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에서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애초에 '비보TV'라는 유투브 채널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온라인에서의 뜨거운 반응은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 이거 먹지마, 상했어!"

"웃기고 있네. 어디서 사기를 쳐."


맛있는 음식을 발견하면 '상했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는 최화정과 그 거짓말을 꿰뚫어 보고 얼른 한입 먹어보는 이영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송은이는 박장대소를 한다. 김숙은 끊임없이 언니들과의 에피스도를 꺼내 놓는다. 맛있는 음식을 더욱 맛깔스럽게 하는 건 그들의 끊임없는 수다였다. 밑도 끝도 없는 대화와 농담을 기꺼이 받아주며 그들은 더욱 행복한 식탁을 만들어 나간다.


그렇다고 해서 <밥블레스유>는 단순한 먹방을 지향하진 않는다. '밥이 당신에게 행운이 되기를' 이라는 제목은 괜히 붙여진 게 아니다. 일명 '푸드 테라피(food therapy)'다. 음식이 시청자들에게 치유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은 유효했다. 시청자들은 '일상 속의 아주 간단한 고민들'을 'OOO할 땐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요?'라는 형식으로 보내고, 4명의 언니들은 자신만의 메뉴를 꺼내놓으며 피드백을 한다. 



음식을 먹으면서 고민 상담을 한다고? 어찌보면 '가볍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밥블레스유>는 '경청'이라는 무기를 통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실 대개의 경우, 고민을 털어놓는 우리가 원하는 건 '(나도 이미 알고 있는) 정답'이 아니라 '공감' 그 자체니까 말이다. 최화정과 이영자, 송은이와 김숙은 시청자들의 사연에 듣고 마치 자신의 일인양 몰입하면서도 발랄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그들이야말로 이미 최고의 소통 전문가가 아닌가? 최화정은 무려 21년 째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진행하고 있고, 이영자 역시 KBS <안녕하세요>에서 8년째 시청자들의 고민을 만나고 있다. 이영자의 공감 능력과 진심을 담은 조언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또, 팟캐스트 <비밀보장>, SBS <러브FM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을 통해 수많은 사연을 만난 송은이 · 김숙의 내공은 또 어떠한가.



"화정 언니 온통 자기있을때" 

"자기애(自己愛)가 있을 때?

"자기 이 쓸 때(=자신의 치아를 쓸 때)"


우리가 언제부터 친분이 있었는지 말해보자는 이야기에 이영자는 특유의 화법으로 웃음 바다를 만든다. 이처럼 <밥블레스유>가 편안하고 유쾌한 웃음을 주는 이유는 오랜 친분으로 다져진 언니들의 케미에서 비롯된다. 한때 '우정(友情)'은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곤 했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은 여자들의 연대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했고, 여자들의 우정은 업신여김을 당했다. 


하지만 <밥블레스유>의 최화정 · 이영자 · 송은이 · 김숙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여자들의 우정이 얼마나 돈독하고 각별할 수 있는지 말이다. 또, 이들은 '여성 예능'의 가능성을 다시금 활짝 열어젖혔다. 방송 중에 이영자는 여러 이름들을 언급했다. 김원희, 엄정화, 박나래, 신봉선, 김민경.. 정말이지 <밥블레스유>는 이들이 모두 모인 여성 예능을 성사시킬 것만 같다. 송은이가 더 많은 친구들을 놀이터로 불러모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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