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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사장'과 '바퀴 달린 집2'의 성공, 예능의 대세가 됐다

너의길을가라 2021. 5. 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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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과 조인성이 강원도 화천군 원천리의 한 슈퍼를 운영한다는 콘셉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tvN <어쩌다 사장>이 5월 6일 종영한다. 처음에는 어리숙했던 두 사람은 이내 슈퍼 일에 적응하고, 원곡리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들의 열흘은 느긋했고, 구수했고, 따뜻했다. 차현은 '예능 고수'다운 면모를 보여줬고, 조인성은 예상밖의 매력을 발산했다.

원천리 주민들은 외지인이라 할 수 있는 차태현과 조인성을 기꺼이 수용했다. 또, 자연스러운 관계맺기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결국 원곡리 주민들이 <어쩌다 사장> 성공의 핵심이었다. 시청률도 만족스러웠다. 4.13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출발했던 시청률은 꾸준히 5%대를 유지했고, 지난 10회에서 5.817%로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시즌2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어쩌다 사장>에 이어 또 한 편의 잘 나가는 예능을 꼽으라면 JTBC <바퀴 달린 집2>을 빼놓을 수 없다. 캠핑카를 타고 아름다운 앞마당을 찾아 전국 곳곳을 누비는 '형제'들이 우애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멤버였던 여진구가 촬영 일정 때문에 빠졌지만, 그 빈자리를 임시완이 채웠다. 성동일과 김희원, 상반된 캐릭터의 두 형이 이끌어 나가는 구도 자체는 그대로 유지됐다.

첫회에는 배두나가 출연해 캠핑에 대한 로망을 실현했다. 혹한의 날씨 때문에 고생했지만, 겨울 캠핑의 재미와 낭만을 만끽했다. 3회에는 공효진과 오정세가 함께 방문해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였던 포항 구룡포를 찾아 당시의 추억을 되새겼다. 3.955%로 시작한 시청률은 3회에서 4.545%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4회(4.063%)에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잘 나가는 예능 두 편의 주축이 '예능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쩌다 사장>은 차태현과 조인성, <바퀴달린 집2>는 성동일, 김희원, 임시완이 주역이다. 물론 차태현은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 오래 출연해 왔던 터라 '예능인'으로 분류해도 무방하겠지만, 다른 이들의 카테고리는 엄연히 '배우'이다. 그들에게 예능은 새로운 영역에 가깝다.

두 프로그램이 또 다른 공통점은 초대 손님이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전문 예능인이 아니고, 2~3명으로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초대 손님은 불가피하다. <어쩌다 사장>과 <바퀴 달린 집2>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tvN <삼시세끼>도 마찬가지였다. 출연자가 배우이다보니 초대 손님도 자연스레 배우이다. 시청자들은 기존에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이들을 만날 수 있다.

가뜩이나 조인성만으로도 눈호강인데, 거기에 박보영, 조보아 등이 출연해 색다른 관계를 보여주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또, 영화 <안시성>팀이 출연해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바퀴 달린 집2>도 친분이 있던 배우들이 차례차례 등장해 편안한 관계를 보여주면서 그들도 부담스럽지 않고, 시청자들도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예능인이 예능의 주축으로 활약하던 시절은 지났다. 예능인이 없어도 예능이 가능하다. 나영석 PD로부터 시작된 이 모험은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 시청자들은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에 무리수를 던지는 예능인들의 왁자지껄한 예능이 아니라 비예능인들의 자연스럽고 잔잔한 웃음을 지향한다. 과장된 상황이 아니라 편안한 관계를 지켜보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길 원한다.

<어쩌다 사장>과 <바퀴 달린 집2>의 성공은 하나의 뚜렷한 이정표가 되었다. 불편함 없이 느긋하게 지켜볼 수 있는 예능, 별다른 갈등 없이 마음 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예능, 모든 장면을 세세히 집중해서 볼 필요는 없어도 시간가는 게 아까워 아껴보게 되는 예능, 배우들이 주축이 돼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다. 아니, 이미 대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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