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를 보는 눈

안철수 의원이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책임 두 가지




- <YTN> 에서 발췌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24 재보궐 선거의 결과가 나왔다. 그 중 단연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노원병일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안철수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50%가 넘는 득표를 기록하며 새누리당의 허준영 후보를 여유있게 앞섰다. 정치에 뛰어든 이후 자의든 타의든 '양보'만 거듭해오던 '안철수'가 드디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셈이다. '안철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로서도 분명한 성과를 얻었다. 


그의 당선에서 불구하고, 당장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을 것이다. 야권의 지각변동의 가능성도 아직까진 잠재적인 수준에 머물러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안철수 의원에게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살아온 방식들을 가만히 돌이켜보면, 즉흥적인 반응과 선택은 없었다. 대체로 숙고의 시간을 거친 끝에 어떤 결정을 내려왔다. 적응력이 그다지 빠른 것 같지도 않다. 국회의원이라는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된 안철수는 그에 맞는 준비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 시간이 생각보다 길 것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그보다 더 현실적인 이유는 '힘의 한계'다. 현재 안철수 의원과 궤를 같이 하는 의원은 송호창 의원뿐이다. 의원 2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민주당의 5.4 전당대회 이후의 분위기를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물밑 작업은 계속되겠지만, 쉽사리 움직이기엔 그 어느 쪽에게도 부담스러운 국면이다. 


이처럼 당장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하더라도, '안철수'가 갖고 있는 힘이 적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전히 그는 다수의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특히 20대와 30대로부터 압도적인 응원을 받고 있다. 이는 안철수 의원이 갖고 있는 정치적 자산이다. 대선 국면에서 보여주었던 (조금은) 실망스러운 모습에서 상당히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고, 지금까지도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부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주춤할 이유는 없을 듯하다. 어차피 100%를 만족시키는 정치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는 법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앞으로 안철수 의원이 보여주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을 두 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 <연합뉴스>에서 발췌 -



첫 번째, 노회찬 전 의원과 진보정의당의 몫을 품어야 한다. 다들 알고 있다시피, 노원 병에서 보궐 선거가 치러진 이유는 'X파일 사건' 때문이었다. 다수의 시민들이 'X파일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판결에 부당함을 느꼈다. 만약 안철수 의원이 이번 보궐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면, 진보정의당이 내세운 후보(김지선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았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에 마땅히 부채의식을 가져야 옳다. 단지, 진보정의당의 의석 수를 빼앗아 왔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노원병 보궐 선거가 'X파일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심판으로 치러지지 못하고, '안철수의 새정치'에 대한 선거로 치러진 것에 대한 부채의식을 말하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진보정의당의 목소리, 노회찬 의원의 몫까지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길 기대한다.



- <머니투데이>에서 발췌 -



두 번째, '국정원 사건'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지난 대선은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초유의 사태 속에서 치러졌다. 그로 인해 선거의 결과에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었는지와 관계없이 이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만 한다. 선거에 개입한 국정원 직원들이 누구인지, 그들은 누구의 지시에 의해 그러한 짓을 수행했는지 모두 밝혀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원을 깨끗하고 투명한 조직으로 개혁해야 한다. 

안철수 의원은 그동안 '새정치'를 거듭 강조해왔다. 그의 새정치가 어떤 것인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다만, 그것이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같은 불법적이고 부정한 일과는 반대편에 서있을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안철수 의원은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정원 사건'과 같은 국가 권력의 선거 개입을 용납해선 안 된다. 또한 의도적으로 수사를 축소하고, 거짓된 수사 결과를 통해 선거에 개입했던 경찰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가능하면 지역 현안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한 후보로서 무난한 처사였다고 생각한다. 이제 선거에서 당선되었고, 한 명의 국회의원이 되었다. 물론 그는 지역구 의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지 지역구의 현안에만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 그가 지금까지 줄기차게 주장했던 '새 정치'를 위해서는 최소한 이 두 가지 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해선 곤란하다. 

'상식'을 말했던 안철수라면, 잘못되고 부당한 것들에 대해서 '상식'을 말할 수 있어야만 한다. 국회의원이 된 안철수의 행보를 기대한다. 안철수 의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고, 해야만 하는 역할이 있다. 20대와 30대가 계속해서 정치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일과 더불어 건전한 중도보수 세력을 규합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안철수 의원이 자신에게 주어진 이 역할을 충실하고도 담담히 이뤄내길 기대한다. 더불어 안철수 의원은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과거 문국현이 혜성같이 등장했지만, 이내 정치판에서 사라졌던 전례가 있다는 사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