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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보다 호감이 컸던 '바퀴 달린 집', 시즌 2로 다시 만나길

너의길을가라 2020. 8. 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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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행 때의 어색하고 막막했던 느낌이 이제야 정말 집처럼 느껴질 때 즈음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작품 속의 역할로서가 아닌 여진구로서의 모습이 조금은 쑥스러우면서도 제겐 시청자들분과 가까워질 수 있었던 바달집이어서 더욱 소중하게 간질될 추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진구)

고성을 시작으로 제주도, 문경, 남양주, 춘천, 거제도로 이어졌던 tvN <바퀴 달린 집>의 여정이 끝을 맺었다. 그동안 눈부신 성장을 한 '막내'의 끝인사가 이별의 섭섭함을 더했다. 그의 말처럼 많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리라. 돌이켜 보면 그저 좋았다. 그들의 투박한 대화가 정겨웠고, 그들만의 농담에 살며시 미소가 번졌다. 어색했던 느낌은 어느새 친근함으로 바뀐 지 오래였다.

캠핑 첫날을 떠올려보자. 성동일의 절규(?)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많을 것이다. "이게 무슨 힐링이야, 킬링이지!" 평생 집돌이로 살아왔던 김희원은 캠핑이 처음이라 허둥지둥댔고, 허당기 가득한 여진구는 모든 일에 의욕만 넘쳤다. 맏형 성동일이라고 그 상황이 익숙했을까. 손님(라미란, 혜리)을 불러놓고 우왕좌왕하는 그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 의외로 색다른 재미를 줬다.


그랬던 그들이 회를 거듭할수록 제법 능숙한 솜씨를 뽐냈다. 운전'만' 할 줄 알았던 김희원은 수월하게 타프를 치는 등 일취월장했다. 처음에는 로스팅만 2시간이 걸렸던 여진구도 매번 새로운 음식을 배워오는 열의를 보였고, 이젠 그럴싸한 음식을 내놓을 실력을 갖추게 됐다. 성동일은 배려의 리더십으로 동생들을 잘 이끌어주었다. 삼형제의 성장은 <바퀴 달린 집>의 관점 포인트였다.

삼형제는 매회마다 서로를 배려하고 인내했다. 조금이라도 도우려 애썼고, 모든 일을 함께 해나가려 노력했다. 또, 찾아온 게스트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다. 손님을 대하는 법을 가르쳐 줬다고 할까. 게다가 그런 모습들이 가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비록 방송일 뿐이지만, '사람'을 알게 됐다는 뿌듯함이 크게 느껴졌다. 그건 아마도 매순간 진솔했던 출연자들 때문일 것이다.

<바퀴 달린 집>은 화려한 게스트들의 출연으로 많은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물론 게스트에 많이 의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면면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라미란, 혜리, 공효진, 이성경, 아이유, 이정은, 박혁권, 고창석, 엄태구, 정은이, 하지원 등 평소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출연진들의 인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섭외였다.


한편, 멤버들에 대한 개인적 신뢰를 바탕으로 <바퀴 달린 집>에 출연을 결심했을 게스트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 빨리 동화되어갔다. 그들은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인간미를 드러냈고, 탁 트인 자연 속에서 마음을 열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캠핑이라는 상황이 주는 특수성도 한몫했을 것이다. 시청자들은 그런 모습들을 보며 적지 않은 위로와 힐링을 얻었다.

그렇다고 해서 <바퀴 달린 집>에 아쉬운 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애초에 <바퀴 달린 집>은 친자연주의, 미니멀라이프 등 '타이니 하우스(Tiny house)'라고 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접근으로 시작됐다. 일명 '협소주택', '작은 집'은 1인 가구가 늘고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삶의 양식이다. 삶의 부피를 줄이고자 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가치관이 담겨있다.

그런데 <바퀴 달린 집>은 오로지 '로망'에 치중했다. 집의 배경이 달라지고, 마당의 풍경이 달라지는 낭만에 열중했다. 게다가 음식은 풍족하고 넘쳤기에 손님들과 그저 먹고 즐기면 되는 상황들이 반복됐다. 물론 그것 나름대로 재미와 감동이 있었으나, 언젠부턴가 똑같은 그림이 반복된다는 기시감도 생겼다. 기존의 토크쇼들과 다를 게 없었다고 할까. '바퀴 달린 집'은 그저 배경에 불과했다.


첫회 3.968%(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했던 <바퀴 달린 집>은 최종회(12회)에서 4.434%로 마무리 됐다. 전체적으로 3~4%대의 박스권을 유지했는데, 아이유가 출연했던 7회에 최고 시청률 5.059%를 기록했다. '대박'이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할 만한 성적표이다.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최종 회에서 삼형제는 하지원과 함께 푸짐한 거제도 만찬을 만끽했다. 성동일은 <바퀴 달린 집>을 다시 한다고 하면 함께 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고, 하지원은 주저없이 "네!"라고 대답했다. 김희원은 오디션을 봐야 할 것 같다며 게스트가 다 온다니까 번호표를 뽑아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파트로 해서 '바퀴 달린 아파트'에 다 같이 다녔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웃음을 자아냈다.

<바퀴 달린 집> 시즌2는 가능한 걸까. 강궁 PD는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시즌2는 세 분이 보고 싶고 그리워질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가능하다면, 조금은 다른 풍경을 보시게 될" 것이라 긍정적으로 답했다. '조금은 다른 풍경'이란 무엇일까.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돌아올 삼형제와의 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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