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오은영의 금쪽상담소' 톺아보기

아빠처럼 될까 결혼이 두려운 토니안, 오은영의 메시지는?

너의길을가라 2021. 10. 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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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내가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토니안)


1세대 아이돌 H.O.T의 멤버에서 18년 차 베테랑 CEO가 된 토니안(안승호)이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를 방문했다. 내담자가 된 그가 오은영을 만나 털어놓고 싶었던 고민은 무엇일까. 어느덧 40대 중반이 된 토니안은 최근 진지하게 결혼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자신이 결혼을 해서 잘 살 수 있을지 두려워 주저하게 된다며 조심스러워했다.

토니안의 표면적 고민은 '결혼'이었다. 그는 연애를 할 때도 함께 미래를 꿈꿔본 경험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자칫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토니안이 결혼을 저어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질문을 바꿔야 했다. 결혼에 대한 개인이 가치관은 어디서 시작될까. 아무래도 직접 보고 경험한 부모의 결혼 생활에서 많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오은영은 토니안에게 부모님이 결혼 생활에 대해 질문했다. 토니안은 6살 때 부모님이 이혼했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어렸기에 이혼의 계기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진 못했지만, 부모님이 이혼을 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부모님의 싸움이 힘들고 두려웠던 것이다. 이어서 토니안은 자신에게 엄마가 4명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아빠가 재혼을 4번했기 때문이었다.

이혼 후 처음에는 엄마와 살았던 토니안은 경제적 어려움 탓에 아빠와 함께 지내게 됐고, 곧 아빠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이후 아빠의 잦은 이혼과 재혼 때문에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토니안은 아빠가 새엄마들과도 많이 다투었는데, '술'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빠가 술만 마시면 언행이 거칠어졌기 때문에 피해 다녔다고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토니안에게 아빠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며 주저했다. 40대 중반에 처음 생각해 보는 아빠라는 존재 앞에 생각이 많아졌다. 곰곰이 생각하던 토니안은 지금은 고마움을 느끼지만, 당시에는 '아빠가 날 사랑하실까?'라는 의문을 품었다고 대답했다. 함께 지내지만 대화를 하기도 다가가기에도 어려운 존재였다. 또, 의지하기도 어려운 아빠였다.

오은영은 애착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토니안의 경우 착(着)의 경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어린 토니안의 입장에서 엄마는 먼 나라에 떨어져 있었고, 아빠와는 가까이 있지만 정서적으로 붙어있는 관계는 아니었다. 또, 함께 미국에 있던 새어머니와의 관계는 그냥 이웃집 아주머니 같은 느낌이었다. 안부도 나누고 서로 친절한 소통은 하지만 부모로서의 착은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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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좋았던 기억이 있었을 터, 오은영의 질문에 토니안은 생전에 술을 같이 마시게 되면서 대화의 물꼬를 텄다고 대답했다. 술을 매개로 어렸을 때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고, 비로소 아빠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토니안은 이제야 겨우 조금 편해졌는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며 "왜 우리는 더 일찍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을까"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오은영은 지금의 토니안은 아빠를 조금 이해하게 됐지만, 어린 시절의 토니에게는 아빠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빠와 긍정적인 기억도 많지 않았다.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애착에 손상이 있었다. 손상된 애착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공황장애나 불면증 등 불안과 우울 때문에 일상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 마를 들은 토니는 다 들켰다며 머쓱해했다.

토니안은 20대 중후반쯤 극단적인 생각을 했을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던 사실을 고백했다. H.O.T로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으나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불안감을 느꼈고, 사업 성공에 집착하게 됐다. 교복 사업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후 극심한 우울감과 허무함이 몰려 왔다. 삶은 달라진 게 없었다. 토니안은 그때부터 사람들을 만나지 않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오은영은 성공에 과도하게 집착한 까닭이 손상된 애착 때문일지 모른다고 조언했다. 또,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절대 될 수 없을 것만 같은 두려움의 원인도 마찬가지였다. 애착이 중요한 이유는 자식으로서 부모와의 관계는 부모가 되어서도 80~90%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어린 시절 부모와 애착에 손상이 있었다면 반드시 그 관계를 되짚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모와의 애착을 돌아보며 나 자신에 대해 되짚어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상처와 마주하는 일은 고통스럽고 부담스럽다. 오은영의 말마따나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어야 가능하다. 오은영은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부모가 되든 안 되든 한 개인으로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과정을 통해 후천적으로 손상된 애착을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니안과 아빠 사이의 중요한 매개체는 술이었다. 어린 시절 술을 마시던 아빠가 죽도록 싫었는데, 그런 모습을 똑같이 닮아버렸다는 두려움이 토니안을 사로잡았다. 아빠의 나쁜 점을 혈통처럼 이어받았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토니안은 어느 순간 혼술을 하다가 거울을 봤는데 아빠의 얼굴이 보여서 자괴감에 빠진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아빠처럼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들었던 모양이다.

"토니 씨는 아버지와 다른 사람입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이고 출발이 달라요. 인생의 경험이 다르고, 인생의 경로가 다릅니다. 그래서 도달하는 지점도 다를 겁니다. 토니 씨는 아버지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입니다." (오은영)


아빠와 닮은 자신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껴 결혼을 주저하게 된 토니에게 오은영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건 토니는 아버지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오은영은 출발도, 경험도, 경로도 다르기에 도달하는 지점도 다를 거라고 응원하고 격려했다. 토니안은 아무리 노력해도 비슷하게 흘러갈 거란 생각을 많이 했는데 오은영의 말에 큰 용기를 얻었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오은영은 토니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부모가 자식을 낳으면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지만, 살다보면 상황에 따라 그 사랑이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때때로 부모를 미워하는 마음이 든다고 해도 나쁜 사람인 건 아니므로 괜찮다고 다독였다. 대신 놓치지 말아야 한 것은 '나는 우주에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오은영은 건강을 돌보지 않는 토니안에게 그것만은 절대 잊지 말라며, 당신의 인생은 아버지와 다를 거라고 응원을 잊지 않았다. 이처럼 방송을 통해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내밀한 상처를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담자에 대한 깊은 신뢰가 없다는 불가능한 일이다. 새삼 오은영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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