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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2' 성공의 숨은 요인, 50:50 심사위원 동수제도

너의길을가라 2021. 12. 22.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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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오디션 프로그램은 핫하다. 그중에서 특히 JTBC <싱어게인2>의 기세가 매섭다. 첫회 5.556%(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2회 6.922%, 3회 7.811%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시즌 1이 막판에야 기록했던 10% 시청률을 일찌감치 재현할 듯하다. 참고로 시즌 1의 경우 첫회 시청률 3.165%, 최고 시청률 10.062% (11회)였다.

<싱어게인>이 시즌1의 성공에 이어 시즌2에서도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이 사람들을 이 프로그램에 열광하게 만드는 걸까. 물론, 출연자들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시즌1에서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 등 숨겨진 보물들이 대거 등장해 시청자들을 매료시켰고, 이소정, 유미, 요아리 등 실력파들이 깜짝 출연하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시즌2에서도 상당한 실력자들이 차례차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포크 감성으로 '잊혀진 계절'을 소화한 7호, 파워풀한 가창력을 선보인 전통 하드록커 17호, JYP와 YG의 보컬 트레이너였던 31호, 신촌블루의 '골목길'을 남다른 개성으로 녹여낸 '센언니' 34호, 시원한 가창력으로 긱스의 '짝사랑'을 부른 61호, 20살이라는 나이가 믿기 않게 7080 감성을 표현한 64호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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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반칙'이라는 말이 나오게 했을 만큼 실력파 가수인 22호(울랄라세션), JTBC <슈퍼밴드> 준우승팀 루시의 보컬 73호(현재 기프트의 멤버)도 손쉽게(?) 올 어게인을 획득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이처럼 개성 강한 실력파 참가자들의 존재는 <싱어게인2>의 가장 든든한 기반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출중한 출연자가 없었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던가.

옥석을 가리는 역할을 담당하는 건 심사위원이다. 심사라는 고유의 절차를 통해 가능성이 있는 참가자들을 선별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며 잠재된 능력을 발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싱어게인>의 경우 심사위원에게 '슈퍼 어게인'을 부여해 탈락한 참가자를 구원할 권한을 준다. (대다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결국 오디션의 중심을 잡는 건 심사위원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싱어게인2>의 심사위원 구성은 매우 흥미롭다. 우선, 시니어 그룹(김이나, 윤도현, 이선희, 유희열)과 주니어 그룹(규현, 송민호, 선미, 이해리)으로 나뉘는데, 각각 4명씩 총 8명이다. 그런데 여자와 남자가 동수(同數)이다. 시니어와 주니어도 남자와 여자가 같은 수로 구성돼 있다. 참고로 시즌1에서도 동수제도가 채택됐었다. 당시에는 윤도현이 아니라 김종진이 참여했다.

<싱어게인>은 심사위원을 시니어와 주니어를 나눠 세대별 취향(또는 의견)을 담아냈고, 동수제도를 통해 균형을 맞췄다. 또, 성별에 따른 취향도 녹여냈다. 심사 과정에서 세대와 성별에서 발현되는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타났다. 시니어와 주니어가 중점적으로 보는 포인트와 열광하는 지점이 다르고, 이는 남녀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 때문에 <싱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의 반응 및 선택 그리고 심사는 굉장히 흥미로운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런 다양하면서도 치우침 없는 구성의 심사위원진을 실력과 매력으로 설득한 <싱어게인>의 참가자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건 어찌보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다양성의 측면에서, 한편으로는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 <싱어게인>은 최적의 구성을 마련한 셈이다.

이렇듯 동수제도는 뉴욕타임스, BBC 등 해외 유력 언론사 등에서 다양성, 공정성, 포용성(DEI: Diversity, Equity, Inclusion) 실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특히 BBC는 지난 2017년부터 뉴스, 음악, 스포츠 프로그램의 출연자 성비를 동등하게 맞추는 '50:50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성별을 넘어서 인종과 장애인으로 확대될 계획이라고 한다.

그밖에도 <싱어게인>의 성공 요인으로 참가자를 번호로 부름으로써 공정성을 부여하는 것과 강력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스토리텔링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성을 갖춘 심사위원 구성과 다양성을 증진하는 동수제도를 간과할 수 없다. 아마도 JTBC가 의식적으로 추진하는 동수제도는 다양성을 통해 얼마나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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