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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빠는 쌍둥이의 비밀, 오은영이 부모에게 훈육을 가르친 이유

너의길을가라 2020. 11. 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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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심은 발전의 동기가 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의욕이자 성장의 동력이다. 더 잘하고 싶은 건 인간이 본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하게 되면 경쟁심은 갈등의 요소가 된다. 경쟁 상대를 미워하는 등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돼 사회성 발달에도 좋지 않다. 따라서 일상적인 관계에서 경쟁심을 부추기는 건 지양해야 한다. 형제 관계, 특히 쌍둥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지난 6일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태어난 이란성 딸 쌍둥이 부모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출연했다. 5살 금쪽이들은 항상 같이 놀고 함께 생활하지만, 취향만은 완전히 달랐다. 동생은 좋고 싫음이 분명했고, 자기 의견이 뚜렷했다. 좋아하는 과자는 선점해야 했고, 언니가 과자를 나눠줘도 고개를 훽 돌려버렸다. 2분 차이로 동생이 된 금쪽이는 집안의 서열 1위였다.

초반부터 '잠깐만!'을 외친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의 기질에는 좋고 나쁨이 없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상황에서 표현의 정도를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그런 걸 가르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호불호가 강한 성격은 오해받기 쉽기 때문에 아이가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가르치고 도와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는 의미였다.


"너 엄마한테 가. 아빠 너랑 안 놀 거야."
"이렇게 울면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창피하게. 너네 밖에서도 싸우면 밖에 안 나올거야."

동생은 승부욕도 강한 편이었다. 게임을 하다가 언니한테 지게 되자 성질을 부렸고, 급기야 언니를 때리고 말았다. 아빠는 그런 동생을 세워놓고 훈육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야말로 통제불능이었다. 하지만 오은영의 눈에는 훈육의 포인트를 잘 모르는 부모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던 모양이다. 엄마는 둘째의 행동을 이해하기보다 상황을 빨리 종결하려 했고, 그건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오은영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지켜야 하는 것들을 배우지 않으면 힘들고 불안하며 고통스럽게 살 가능성이 높다면서 아이가 만 3세가 되면 자연스럽게 훈육을 시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화를 내거나 무섭게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사실 그건 훈육 과정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다. 부모도 사람인지라 부정적인 감정이 함께 전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훈육은 어떻게 하는 걸까. 오은영은 문제가 발생한 장소에서 몇 발자국이라도 자리를 옮겨서 세팅을 갖춘 후 분명하고 명징한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설명했다. "이건 네가 잘 들어야 해. 어떠한 상황에도 때리면 안 되는 거야."라고 말이다. 이후에도 계속 떼를 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은영은 그렇게 끝내도 괜찮다고 했다.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시켜주기만 하면 그걸로 족하다는 것이다.


"훈육 상황에서는 말을 너무 많이 하면 안 돼요. 훈육은 아이와 의견을 교환하는 상황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기 때문에 '하지 마라'가 되어야 해요."

한편, 계속된 '경쟁'은 쌍둥이들을 힘들게 만들었다. 식사부터 목욕까지 모든 일에 순서가 있기 마련인데, 그들에게 순서는 곧 경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둘째는 언니보다 늦게 하는 걸 견디지 못했다. 아빠가 언니를 먼저 씻기자 둘째는 셍떼를 쓰기 시작했다. 소리를 지르고 펄쩍펄쩍 뛰었다. 아빠가 밉다며 오열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언니는 점점 불안해졌다.

오은영은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에게 왜 씻어야 하는지를 설명해주고, 왜 언니를 먼저 씻겨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차분히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미 갈등에 지쳐있던 부모는 그런 여유가 없었다. 오히려 약간 뒤로 물러나 있다는 느낌마저 줬다. 오은영은 문제 상황마다 아이들의 이유를 알면 훨씬 더 아이들을 잘 다룰 수 있는 부모가 될 거라고 격려했다.

집 안에서 그네를 탈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빠는 그네를 독점하고 있는 둘째에게 "언니도 태워줘, 한번"이라고 부탁했는데, 항상 경쟁 상태에 놓여 있는 둘쨰가 그걸 들어줄 리 없었다. 화가 난 아빠는 결국 그네 줄을 풀어버렸고, 둘째는 또 다시 오열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아빠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둘째는 40분이 지나도 울음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은영은 아빠의 말이 '애걸복걸'과 같다며 보다 분명하게 말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사정을 하는 순간 주도권이 아이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우선, 언니와 같이 타야 한다는 걸 알려준 후 '언제까지' 탈 건지 물어보라는 것이다. 언제나 순서가 있다는 걸 인지할 수 있게 하는 게 포인트였다. 쌍둥이 아빠 정형돈은 4년 동안 시간 나누기를 했더니 이젠 아이들끼리 알아서 한다며 그 효과를 설명했다.

한편, 쌍둥이들은 갈등의 순간마다 손가락을 빨았다. 엄마는 그것이 애정결핍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쌍둥이이다보니 사랑을 나눠줄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은영은 그 이유가 '불안'이라고 설명했다. 첫째는 동생이 울기 시작하면 손가락을 빨았다. 그 상황이 불편했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불안감 때문에 스스로를 안정시키기 위해 손가락을 빨게 된 것이다.

둘째는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떼를 부리다가 그것이 우여곡절 긑에 관철되자 손가락을 빨았다. 자신도 그 상황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엄마의 화난 표정을 보며 마음이 불편했던 것이다. 오은영은 아이의 행동 이면의 불안감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가락을 빨 때 마음이 어떤지, 손가락을 못 빨면 어떤 마음인지, 엄마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마음의 대화를 나눠야 했다.


"(엄마는) 손 빨지 말라고 화내. 그리고 소리 질러. 그럴 땐 속상해. (엄마가 소리지르면) 더 빨아.." (둘째)
"엄마가 소리 안 질렀으면 좋겠어요." (둘째)

금쪽이들의 속마음은 손가락 빨기의 원인을 명확히 지목하고 있었다. 그건 엄마가 짜증을 내고 큰소리를 칠 때마다 두려움을 잊기 위해 선택한 아이들만의 방법이었다. (물론 엄마의 짜증과 화는 오랜 육아와 그로 인한 수많은 갈등으로 인한 것이었다.) 단순히 나쁜 버릇인 줄만 알았던 손가락 빨기의 비밀이 밝혀지자 엄마는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왈칵 쏟고 말았다.

자, 이제 마지막 '금쪽 처방'이 남았다. 통제불능 상태에 진입한 둘째를 다룰 비책 말이다. 오은영은 아이가 악을 쓰고 발버둥 치며 울 때 부모가 취할 다섯가지 단계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 반응하지 말아라. 둘째, "진정될 때까지 기다릴게" 딱 한마디만! 셋째, 절대 자리를 떠나지 마라! 넷째, 시간이 걸려도 포기하지 말 것! 다섯째, 울음이 그치면 대화를 시작하자.


반응하지 말라는 건 무시하는 얘기가 아니었다. 시간을 갖고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면 아이는 스스로 정서적 안정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를 스스로 배우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감정 조절에 힘들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부모가 감정을 잘 추스르는 모습을 보고 배우게 되는 것이다. 무시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칠 때까지 우리는 너를 존중해서 기다릴 거라고 얘기해줘야 한다고 했다.

경쟁심을 없애고 불필요한 갈등을 없애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날짜로 순서를 결정하게 했다. 이른바 쌍둥이 홀짝제! 누가 먼저 하느냐로 갈등이 생기면 날짜 순서인 사람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렇게 순서를 정해놓자 싸움이 벌어질 일이 없었다. 언니가 먼저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던 둘째도 순서라는 납득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잘 따랐다.

아빠는 배드민턴을 치다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자 생떼를 부리는 둘째에게 오은영이 가르쳐준 다섯가지 대처법을 적용했다. 1시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며 아이가 스스로 진정하길 기다렸다. 그렇게 원하는 대답을 들었지만, 힘들어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건 가슴 찢어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겨내야 할 부분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부모는 더 단단해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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