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석가탄신일, 크리스마스는 공휴일! 한글날, 제헌절은?

너의길을가라 2012. 5. 27. 14:20
반응형



현재 대한민국의 공휴일에는 '석가탄신일'과 '크리스마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단 쉬는 날이 많은 것은 좋은 일입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대한민국의 노동 시간은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쉬는 날이 많아지면 경제에 타격이 된다고 선전하지만, 정부에서도 밝혔듯이 휴일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됩니다. 또, 단지 노동 시간만 늘리는 것보다 '노동의 질'과 '노동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를 사랑하지 않는 노동자, 일에 찌들어 피곤한 노동자는 그만큼 낮은 수준의 노동을 제공할 수밖에 없습니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서, 휴일이 많은 것에는 찬성하지만 어떤 날에 쉴 것인가 하는 것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공휴일이라는 것은 단지 쉰다는 의미 외에도, 그 날을 기린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현재 정치권에서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것이 다시 '한글날을 공휴일로 만드는 일'입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어버이날'도 공휴일로 지정하고자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버이날의 경우에는 몇 가지 따져볼 것이 있습니다. 5월 5일이 어린이날이고, 5월 8일이 어버이날인데, 만약 어버이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면 좀 애매해집니다. 그래서 일각에서 차라리 어버이날을 옮겨서 (가령 5월 6일), 가정의 날들로 지정해서 연휴를 만들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제헌절은 어떻습니까? 제헌절은 너무 많이 쉰다는 재계의 의견이 반영돼서, 결국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한민국은 부처님이 태어난 날을 기리고, 예수님이 태어난 날을 기리고 있습니다. 사실 종교적인 의미에서는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볼 때, 그것이 과연 공휴일로 지정할 만큼 중요한 날일까요? 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이 만들어진 날, 대한민국의 헌법이 만들어진 날은 공휴일에서 쏙 빼놓고 '석가탄신일'과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공휴일로 둔다는 건 뭔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최제우 오신 날', '박중빈 오신 날'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이건 '다수의 횡포' 아닌가요? 종교적으로 의미있는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 좋습니다. 그것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어 많은 사람들이 그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정작 국가적으로 더 중요한 날들이 공휴일에 제외되는 등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고, 무시당하고 있는 현실을 한 번 더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