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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11. #생제르맹데프레 #뤽상부르 공원 #오르세 미술관 본문

버락킴의 여행기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11. #생제르맹데프레 #뤽상부르 공원 #오르세 미술관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7. 1. 31. 12:29


1950년대 파리 지성의 본거지라고 불렸던 곳, 생제르맹데프레(St-Germain-des-Prés) 지역을 찾은 건 여행 3일째였다. 낯섦과 어색함이 어느 정도 사라진 시점, 약간의 '익숨함'이 조금씩 꿈틀거리며 고개를 들이밀었다.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도,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먹고 마실 것을 사는 것도, 파리의 거리를 배회하는 것도, 어느덧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이 곳을 떠올리면, '여유로움' 혹은 '느긋함'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실제로 이 곳에서 느꼈던 분위기가 그러했고, 나 스스로도 여행에 있어 안정감을 찾았던 순간이었다.


생제르맹데프레 지역은 파리 6구로, 센 강의 좌안(左岸, 하천의 왼쪽 기슭)에 있는 지역을 일컬는다. 루브르 박물관이 있는 튈르리 지역의 아래쪽이다. 생제르맹데프레라는 이름은 생제르맹데프레 수도원 건립에 관여했던 생 제르맹으로부터 비롯된 이름이다. 권역별로 분류하면 다른 지역으로 구분되긴 하지만, 파리 제3, 4대학교가 들어서 있는 소르본 대학(La Sorbonne)이 있는 라탱 지역과 인접해 있고, 파리 제5, 6대학교가 위치해 있어 대학생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기도 하다. 아무래도 활기찬 젊음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뤽상부르 궁전과 공원, 생쉴피스 성당, 생제르맹데프레 성당, 들라크루아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생제르맹데프레 지역에서 반드시 둘러봐야 할 곳을 정리하면 이 정도일 텐데, 우선, 뤽상부르 공원(Jardin du Luxembourg)으로 달려가보자. 뤽상부르 궁전은 파리에서 가장 큰 공원인데, 앙리 4세의 왕비였던 마리 드 메디시스(Marie de Medicis)를 위해 지어졌다. 앙리 4세에 대해서는 마레 지구의 쉴리의 집을 지나면서 잠깐 언급했던 기억이 있다. 현재 뤽상부르 궁전은 프랑스 상원 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뤽상부르 공원의 입구로 들어서면 왼편으로 메디시스 분수(Fontain de Medicis)가 있다. 이 궁전의 주인이었던 마리 드 메디시스를 위한 것으로 이탈리아 석굴 양식의 연못 그리고 바로크 양식의 분수대로 꾸며져 있다. 사진을 찍지 않고 지나치기 쉽지 않다. 메디시스의 분수를 지나면 널찍한 공원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드디어 뤽상부르 궁전의 전면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궁전 앞쪽으로 분수와 잔디들이 펼쳐져 있는데, 그야말로 장관이라 할 만하다. 벤치가 놓여져 있어 담소를 나누며 쉬어가기에도 좋다.


- 뤽상부르 궁전의 모습 -



궁전의 우아함과 공원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건, 공원의 잔디와 꽃밭(이라고 해야 할까?)를 관리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이었다. 꽃을 심는 데 간격을 잴 수 있는 도구 등을 사용하는 듯 보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체계적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나이가 젊었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일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실제로 대한민국에선 그러하니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공원의 잔디에 물 조리개로 물을 주고 있는 노동자는 20대 여성으로 보였다. 게다가 그들은 여유로웠다. 즐거워 보였다.


그러니까 '노인' 노동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사회 보장 정책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덕분이 아니겠는가?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데, 프랑스가 115년이 걸렸던 반면, 대한민국은 18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한다. 그만큼 준비가 미비할 수밖에 없다. (준비라도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에 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활동적 노화지수'를 분석한 서울연구원 보고서(윤민석 부연구위원과 서명희 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의 노인들의 고용률과 사회 참여는 높지만, 그 절반이 빈곤 위험에 놓여 있다고 한다.


구체적인 수치를 확인해보자. 2015년 발표된 통계청의 사회지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49.6%에 달했다. 그뿐인가. 자살률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높은데, 인구 10만 명당 55.5명으로 OECD 평균 12명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르몽드에서 프랑스2 TV, Harmonie Mutuelle 보험사와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70세 이상 노년층의 89%가 자신은 행복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프랑스의 노인들은 대부분 충분한 연금소득이 있고, 그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안정적 생활을 하고 있다.


- 뤽상부르 공원의 여유로운 풍경 -



뤽상부르 공원을 느긋하게 구경했다면, 생제르맹데프레 지역의 유명한 두 성당을 둘러볼 차례다. 공원에서 이동하는 동선에 생쉴피스 성당(Église Saint-Sulpice)이 바로 있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다. 생쉴피스 성당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는데, 노트르담 대성당 · 사크레쾨르 성당과 함께 파리의 3대 성당이라 불린다. (그러고보니 이번 여행에서 파리의 3대 성당을 모두 방문했다.) 길이가 120m, 폭이 57m, 높이가 30m로 상당히 크다. 성당의 크기가 큰 것처럼 파이프 오르간도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이번에는 생제르맹데프레 성당(Église St-Germain-des-Prés)이다. 앞서 '생제르맹데프레'라는 지역명이 생제르맹데프레 수도원에서 비롯됐다고 했는데, 바로 그 수도원의 부속 성당으로 세워진 것이 생제르맹데프레 성당이다. 비록 파리의 3대 성당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라는 타이틀의 주인공이다. 542년 순교자 생 뱅상의 유품을 보관하기 위해 세워졌고, 576년 생 제르맹이 매장되면서 이름이 생제르맹데프레 성당으로 바뀌게 된다. 방문 당시에는 내부 공사 중이었다. 


- 생제르맹데프레 지역에도 마레 지구에 못지 않은 예쁜 거리가 펼쳐진다. -




"아름다움은 발견되지만, 단 한번 특별히 정해진 역사적 순간에만 발견될 뿐이다. 그러므로 그뒤에 오는 천재에겐 너무 불행한 일이다"


<키오스 섬의 학살>,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 그렇다, 바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화가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의 작품들이다. 생제르맹데프레 지역에는 국립박물관으로 운영되는 들라크루아 박물관이 있다. 들라쿠르아는 뛰어난 상상력과 지성, 예민한 감수성을 화폭에 담아냈던 당대의 천재였다. 스스로는 거부했지만, 낭만주의 화풍의 거장이기도 하다. 또, 인상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2층 건물로 돼 있어 감상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니 꼭 방문하길 바란다. 


- 귀스타브 쿠르베, <오르낭에서의 장례식> -


이제 남은 건 고흐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잔뜩' 만날 수 있는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이다. 파리는 박물관(미술관 포함)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곳인데, 한 가지 꼭 알아둬야 하는 '팁'이 있다. 바로 박물관 별로 휴일이 다르고, 연장 오픈하는 날짜가 다르다는 것이다. 가령, 루브르 박물관은 화요일에 휴관이고, 수요일에는 21시 45분까지 열린다. 또, 오르세 미술관은 월요일이 휴관일이고, 목요일에 21시 45분까지 개장한다. 여행 계획을 짤 때, 이 부분을 놓치면 큰 낭패를 보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웬만하면 루브르 박물관은 수요일에, 그리고 오르세 미술관은 목요일에 방문하는 게 좋다. 워낙 방대한 작품들(루브르 박물관의 경우 작품마다 1분씩 감상한다고 하면 꼬박 4일이 걸린다고 하는데, 오르세도 만만치 않다.)이 전시돼 있기 때문에 연장 운영하는 날이 아니면 아쉬움이 반드시 남기 마련이다. 짧은 여행 일정에서 한 곳을 두 번 방문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수요일 저녁은 루브르, 목요일 저녁은 오르세에 '몰빵'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박물관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쯤에서 마무리 짓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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