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오래된 공책

버락킴의 오래된 공책 (121)

너의길을가라 2015. 4. 2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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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내가 사랑하는 것을 건드리면 세상 모든 것과 기꺼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던 그 시절의 '비밀'은 '폭로의 대상'이 아니라 '재산목록 1호'다. 비밀을 만들고, 봉인하고, 공유하고, 지키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배운다. 비밀이라는 단단한 보호막으로도 가릴 수 없는 진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가릴 수 없는 진실, 참을 수 없는 진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어른들은 '진실한 나'를 표현하기보다는 '나라고 가정되는 주체'를 연기한다. 우리는 '나라고 가정되는 주체'를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할 정도로, 자신의 연기력에 심취한 것은 아닐까. 세련된 연기력이 필요 없는 비밀일기, 그 모든 시시콜콜한 비밀을 함께 나눌 '베프'야말로 우리가 되찾고 싶은 보물 1호가 아닐까.


-정여울, 『마음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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