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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칼린 울린 '풍류대장' 서도밴드, 어차피 우승은?

너의길을가라 2021. 12. 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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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밴드(서도, 김성현, 연태희, 김태주, 양정훈, 박진병)


'와..!' 서도밴드의 무대가 끝났다. 잠시동안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1980년대 활동했던 록 그룹 티삼스(김화수, 안정모, 체제민, 신승호, 조성욱)의 '매일 매일 기다려'를 이렇게 부르다니! 할 수 있는 건 감탄밖에 없었다. 서도밴드는 사실상 결승전과도 같았던 AUX와의 라이벌 매치에서 헤비메탈 곡인 '매일 매일 기다려'를 선곡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였다.

'이 노래를 부른다고?' 솔직히 좀 의아했다. 그러나 서도밴도였기에 기대가 됐다. 저 옛날 노래를 어떻게 바꿔놓았을지 궁금했다. 서도밴드는 '매일 매일 기다려'를 저승길로 향하는 망자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원곡과는 전혀 다른 노래가 됐다. 놀랍고도 색다른 편곡이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역시 '조선팝의 창시자'다웠다.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 궁금했다.

먼저, 성시경이 나섰다. 그는 솔로 가수로서 밴드가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을 잃을 정도로 반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적은 서양 음악과 동양 음악에 모두 정통해 있는 서도밴드 멤버들의 음악적 내공에 혀를 내둘렀다. 또, 그들의 머릿속에 어떤 것이 들어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기념비적인 무대였다고 극찬했다. 그리고 MC 전현무는 박칼린에게 차례를 넘겼다.

"처음으로 감성적으로 이야기해도 돼요? 존재해줘서 너무 너무 고맙다고 말씀..어릴 적 음악할 때를 떠올리게 한 첫 팀이에요." (박칼린)


"무대로 뛰어내릴 뻔했"다는 박칼린은 최초로 감성적인 심사를 하겠다고 밝힌 뒤 감상 소감을 꺼냈다. 그는 서도밴드에게 "존재해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제 어릴 적 음악할 때를 떠올리게 해준 첫 팀, 오십 평생에.."라며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다. 박칼린이 잠시 말을 잇지 못하자 옆에 있던 박종진이 무대로 뛰어가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거들었다.

사실 박칼린은 JTBC <풍류대장>에 중도에 합류했다. 송가인이 개인 스케줄로 자리를 비우게 돼 잠시 구원투수로 등판한 격이다. 하지만 깐깐한 심사와 특유의 독설이 화제가 되면서 계속 심사위원으로 남게 됐다. 박칼린은 기준치가 워낙 높아서 참가자들에게 최저점을 연달아 주며 '린승사자'로 악명(?)을 떨쳤다. 그런 박칼린의 눈물을 자아냈을 정도이니 서도밴드의 역량을 짐작할 수 있다.

이날 서도밴드는 787점을 받아 4라운드 최고 점수이자 <풍류대장>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서도밴드와 맞붙은 또 하나의 우승후보 AUX도 뜨거운 무대를 선보이며 분전했다. AUX는 방탄소년단의 '불타오르네'를 '적벽가'의 '적벽화전'와 매쉬업해 열창했다. 결과는 아쉽게도 780점으로 서도밴드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승리는 서도밴드에게 돌아갔다.


서도밴드는 1라운드부터 자신들이 '어나 더 레벨'임을 증명하며 충격적으로 등장했다. 창작곡 '뱃노래'는 국악의 멋스러움을 극대화하면서도 세련된 현대미가 가미된 곡이었다. 역시 ALL크로스를 받았다. R&B와 판소리(춘향가)가 절묘하게 크로스오버된 창작곡 '사랑가'는 또 어떠했는가. 한국적인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였고, 설렘 가득한 노랫말은 봄바람처럼 와닿았다.

또, 이윤아와 함께 팀을 이뤄 부른 '희망의 아리랑'은 감동 그 자체였다. 박칼린은 그동안 '아리랑'으로 온갖 시도를 다했지만, 서도밴드의 음악은 완전히 새로웠다며 감탄했다. 서도(보컬)와 이윤아는 심사위원들도 '아라리가 났다'며 놀릴 만큼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이렇듯 서도밴드 음악의 장점은 유니크하면서도 대중성을 갖췄다는 점이다. 박칼린의 말처럼 유일한 존재이다.


서도밴드는 국악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풍류대장>이 내세울 가장 확실한 카드가 분명하다. '조선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면서 대중이 국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또, 세련된 음악과 무대 구성력, 과감한 아이디어와 편곡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늘 무언가를 기대하게 한다는 점에서 아티스트적 기질을 지녔다. 무엇보다 보컬 서도의 매력적인 음색과 가창력, 집중력은 독보적이다.

조심스럽게 짐작해 본다면, <풍류대장>의 우승은 '어우서(어차피 우승은 서도밴드)'가 아닐까. 물론 솔라의 와일드카드로 구사일생한 AUX의 대반격이 시작되거나, 어쩌면 촘촘, 이상 등 탄탄한 밴드들의 도약이 펼쳐질 수도 있다. 결과가 어찌됐든 그 어려운 전통의 현대화를 이뤄낸, 앞으로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어 나갈 서도밴드를 열렬히 응원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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