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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는 무조건 합격? WSG워너비 오디션, 의구심 드는 까닭은?

너의길을가라 2022. 5. 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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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논란을 안고 시작됐던 프로젝트였다. 김태호 PD가 떠난 MBC <놀면 뭐하니?>는 구심점을 잃은 듯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시청률도 6%대로 떨어지고, 화제성도 떨어지는 흐름이 이어졌다. 새로운 선장, 박창훈 PD는 끝내 김태호의 유산에 손을 대고 말았다. 음원 차트를 휩쓸었던 'MSG워너비'의 여자 버전, 'WSG 워너비'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이다.

그동안 음악을 소재로 한 프로젝트(유플래시, 유산슬, 싹쓰리, 환불원정대, MSG워너비 등)는 실패한 역사가 없었으니, <놀면 뭐하니?> 입장에서는 반전을 이끌 회심의 카드를 내민 셈이다. 하지만 곧바로 '또 음악 예능이야?'라는 날선 비판에 직면했다. MSG워너비 프로젝트 때의 블라인드 오디션 방식을 그대로 활용하는 등 비슷한 형식에 많은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꼈다.

물론 차별화 전략도 있었다. 우선, MSG워너비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유야호(유재석) 대신 '전국 팔도 여덟 개 봉우리의 정상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유팔봉(유재석)을 내세워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소속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안테나' 유팔봉(유재석), '미디어랩시소' 엘레나 킴(김숙), '콴무진(콴+야무진)' 정준하·하하를 참여시켜 심사위원진을 다원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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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인 이유는 유재석의 부담감을 덜어주고, '듣는 귀'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서였다. 일종의 '집단 지성'을 추구한 셈이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의 멤버로 합류한 정준하와 하하를 활용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미주와 신미나(신봉선)은 WSG워너비 오디션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니, 정준하와 하하에게도 역할이 필요했으리라.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준하와 하하는 일관성 없는 심사로 오디션에 혼선을 줬다. '개성이 부족하다', '한 방이 없다'는 이유로 합격자가 보류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 또한 오디션의 한 양상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들의 전문성에 의문이 드는 상화이라 마뜩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송은이 대신 들어온 김숙도 헛다리를 짚는 등 기대했던 것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디션 참가자들의 실력과 열정은 프로젝트 자체가 갖고 있는 식상함과 아쉬움을 덮기에 충분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진정성 있는 무대를 선보이며 WSG워너비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우려를 표현했던 시청자들도 어느새 오디션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하지만 30일 방송된 두 번째 블라인드 오디션 결과는 '제 식구 챙기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두 번째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미주로 추정되는 '공효진'은 청아한 목소리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소화했다. 고음 처리까지 무리 없는 깔끔한 무대였다. 하지만 9명이 불렀던 단체 곡을 혼자 부르기는 쉽지 않았다. 가쁜 숨소리가 노출되는 등 호흡 처리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미주의 목소리를 단번에 알아챈 심사위원들은 별다른 고민 없이 '합격'을 외쳤다.

이전까지 깐깐했던 심사는 웬일인지 허술했고, 한 곡을 더 들어보자는 제안도 없었다. 또, 미주는 러블리즈로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경력이 있는데도 이를 언급하는 심사위원은 없었다. 결국 '공효진'은 합격 3표를 받아 통과했다. 반면, 신미나로 정체가 밝혀진 '스칼렛 요한슨'은 매력적인 음색이 돋보였음에도 유팔봉과 콴무진의 선택받지 못해 탈락했다.

한편, 신미나의 탈락에 흥분한 엘레나 킴은 "걸그룹에는 신봉선같이 개성 있고 화합할 수 있는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회의를 갖고, 탈락한 사람 중 한 명을 올릴 수 있는 '프리패스권'이라는 룰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물론 MSG워너비를 만들 때도 엄격한 룰을 적용했던 건 아니지만, 갑자기 새로운 룰을 만드는 선택은 의아하게 느껴졌다.


사실 미주와 신미나의 WSG워너비 오디션 참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유팔봉이 미주와 신봉선을 찾아 초대장을 건넸기 때문이다. 참가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 '목소리만 본다'는 유팔봉의 선언대로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 원칙이 흔들리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미주의 합격은 (실력과 별개로)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고, 신미나의 탈락은 정체가 알려져 손해를 본 듯했다.

아직 오디션의 최종 결과는 미궁 속이다. 아직 많은 참가자가 남아 있고, 보류 판정을 받은 참가자들에 대한 추가 오디션도 예정되어 있다. 또, 미주가 WSG워너비의 최종 멤버가 될지, 신미나가 프리패스권을 통해 기적적으로 부활할지 여부도 아직까지 알 수 없다. 다만, <놀면 뭐하니?> 멤버들 사이에 실력자를 끼워 넣는 뻔한 그림으로 귀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또 음악 예능이야?'라는 의구심 속에 시작한 WSG워너비 오디션이다. 냉소를 기대감으로 바뀌가 위해 제작진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해야 한다. 작은 의구심도, 애매한 상황도 굳이 남겨둘 필요가 없다. 그래서 여러가지 이유로 실력을 뽐낼 수 없었던 실력자들이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WSG워너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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