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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뜯고 입질하는 사모예드, 결국 산책이 정답이었다

너의길을가라 2021. 3.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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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독특한 대형견 '사모예드'는 러시아 북부와 시베리아 지역에 살던 사모예드 족의 명칭에서 유래했다. 쫑긋 서 있는 귀와 아몬드 모양의 검은 눈은 귀엽고, 성격은 유순하고 총명하다. 또, 시베리아 허스키나 알래스칸맬러뮤트처럼 썰매견으로 활동량이 뛰어나고 친화력이 좋다. 보호자와 유대관계가 좋은 반면, 분리불안을 겪는 경우도 있다. 털이 엄청나게 많이 빠지는 특징이 있다.

이번 주 고민견 유키(암컷, 9개월)는 사모예드답게 사랑스러웠다. 4남매 다자녀 가족에게 예쁨을 듬뿍 받았다. 그런데 무슨 고민이 있어 KBS2 <개는 훌륭하다>에 도움을 요청한 걸까. 우선, 배변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보호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유키는 대변은 베란다의 패드에 봤지만, 소변은 아무데나 눴다. 그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청소를 해야 하니 보통일이 아니었다.

고민은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보호자들은 방문을 모두 잠근 채 생활하고 있었다. 그 까닭은 유키가 앞발로 문을 열고 들어가 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기 때문이었다.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유키는 집 안 곳곳을 물어뜯어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바닥, 벽지, 의자 등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보호자들의 옷과 신발도 잘근잘근 물어뜯었다. 기가 찰 노릇이다.

더 큰 문제는 남도 아닌 보호자들을 무는 것이었다. 관찰 영상에서 유키는 거실에 있는 아빠 보호자의 엉덩이를 깨물었다. 달래려는 손에도 입질을 했다. 또, 폴짝 뛰어 덮치려고 들더니 쫓아다니며 물려 했다. 다음에는 외출하려던 막내 보호자의 패딩을 향해 달려들었다. 마치 투우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패딩을 엄마 보호자가 집으려 하자 손을 향해 달려들었다.


강형욱은 유키가 무는 이유를 장난치고 싶어서라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같이 놀자는 표현이었다. 다만, 워낙 덩치가 크고 힘이 세서 가족들이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었다. 한편, 이경규는 총체적 난국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배변 습관부터 아직 어린 막내 보호자에게 달려들기, 물건 물어뜯기, 통제 불가 산책, 갑자기 입질하기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잔뜩이었다.

다행히 유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이경규는 유키를 통제하기 위해 놀이를 병행한 얼음땡 훈련을 실시했다. 유키는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막내 보호자와의 훈련도 성공적이었다. 다만, 산책은 힘겨웠다. 하네스를 착용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았고, 바깥에 나가면 당기는 힘이 워낙 세서 애를 먹었다. 썰매견의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일까. 통제가 잘 되지 않았다.

뒤이어 출동한 강형욱 훈련사는 보호자들에게 블로킹부터 가르쳤다. 폴짝 점프하며 덮치려 드는 유키의 무례함에 짜증으로 대응하지 말고 단호하게 거절함으로써 분명히 선을 그으라는 얘기였다. 난생 처음 거절이라는 신세계를 경험한 유키는 맥이 빠진 듯했다. 더 이상 가까이 오려하지 않고 방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상처를 받아 아무리 불러도 꼼짝하지 않았다.

 


강형욱은 산책을 통해 유키의 기분을 풀어주자고 제안했다. 하네스를 건네받은 강형욱은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몸집보다 작은 하네스를 착용해야 했으니 유키는 분명 답답했을 것이다. 또, 강형욱은 보호자들이 목줄과 하네스를 채우는 방법이 '너구리 몰이' 같았다고 지적했다. 마음이 여유를 갖고 천천히 채워도 충분했다. 강형욱은 요란하지 않고 간결하게 목줄을 채웠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이경규는 보호자들의 성장이 곧 반려견 문제의 해결이라고 덧붙였다. 정확한 분석이었다. 하네스는 손목 하나가 들어갈 정도가 딱 맞는 사이즈라고 보면 된다. 보호자들은 강형욱의 지도 아래 목줄과 하네스를 채우는 법을 터득해 나갔다. 안정된 손길로 천천히 다가가자 유키도 더 이상 거부하지 않았다. 보호자들은 저토록 얌전한 유키는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과연 산책은 성공할 수 있을까. 유키는 당기는 게 너무 익숙해서 그걸 못하게 하면 짜증부터 냈다. 강형욱은 안타깝지만 목줄을 짧게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책하는 환경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처음 경험해 보는 불편한 산책에 유키는 불쾌함을 표현했다. 그러나 널찍한 공간에서는 함께 신나기 뛰어주었다. 강형욱은 자유와 통제를 적절히 섞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책 훈련은 혼자 할 수 없어요. 마을 사람들이 도와줘야 하죠. 그럼 어떡해야 돼? 친절한 사람이 돼야지."

그런데 산책을 하다가 다른 개들에게 달려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호자들의 질문에 강형욱은 유키처럼 어린 개들은 인사를 못할 수도 있다는 걸 배워야 한다고 대답했다. 오히려 주변 반려인들과 친하게 지내다보면 개들끼리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유키가 흥분하지 않도록 보호자들끼리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편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포인트였다.

강형욱은 하루에 세 번씩 산책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애견 운동장에 가서 신나게 놀아주라고 당부했다. 유키를 위해 꼭 지켜야 할 약속이었다. 그건 배변 실수와도 연관이 있었다. 유키는 실외 배변을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강형욱은 실외 배변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실내 배변 실수는 자연스레 멈출 것이라 확신했다. 결국은 산책이 정답이었다.

마지막으로 갑자기 무는 버릇은 어떻게 고쳐야 할까. 우선, 아직 어린 막내 보호자의 경우 유키와 단둘이 두지 않아야 했다. 어른 보호자가 심하게 장난치지 못하게 막아줄 필요가 있었다. 또, 방석처럼 올라가서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집중력 향상 교육을 통해 유키의 가능성을 키워나갔다. 컴퓨터 옆에 방석을 깔아두고 유키가 엎드릴 때마다 간식을 주는 방식으로 통제를 가르쳤다.

유키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반려견들의 많은 문제가 양질의 꾸준한 산책으로 해결되곤 한다. 물어뜯는 버릇이나 배변 실수 등은 산책을 잘하고 돌아오면 자연스레 없어지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결국 보호자의 성장이 핵심이다. 보호자가 성숙해지는 만큼 반려견도 성숙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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