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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무라카미 하루키,『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본문

버락킴의 서재

무라카미 하루키,『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2. 10. 21. 22:56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앙앙>이라는 잡지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서 낸 책이다. 사실 특별할 건 없는 것 같다. 그냥 편하게 슬쩍슬쩍 넘겨가며 읽기 좋은 책이랄까? 햇살 좋은 날, 커피 한잔과 함께 여유롭게 읽어내기 좋은 책이다. 주로 20~30대 여성이 주독자인 <앙앙>에 하루키가 어떤 이야기를 실었을지 궁금하다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 








1.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옛날에는 간혹 참석했지만, 서른 살이 넘은 뒤로는 친척의 결혼도 친구의 결혼도 전부 거절하기로 했다. 내가 거기에 얼굴을 내밀어서 그 결혼생활이 원만해진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증명된다면 애써 나가겠지만, 특별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정중하게 사정을 설명하고 거절한다. 무엇보다 예외를 만들지 않는 것이 그런 유의 초대를 원만하게 거절하는 요령이다.



2. 


나는 제법 나이를 먹었지만, 나 자신을 절대 '아저씨'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니, 실제로는 분명 아저씨랄까, 영감이랄까, 틀림없이 그쯤 됐지만 스스로는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뭐, 아저씨니까" 하고 말하는 시점부터 진짜 아저씨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제 아줌마가 다 됐네"라고 말한 순간(설령 농담이나 겸손이었다 해도) 그 사람은 진짜 아줌마가 돼 버린다. 일단 입 밖에 낸 말은 그만한 힘을 발휘한다. 정말로.


사람이란 나이에 걸맞게 자연스럽게 살면 되지 애써 더 젊게 꾸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애써 자신을 아저씨나 아줌마로 만들 필요도 없다. 나이에 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되도록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것이다. 평소에는 잊고 지내다가 꼭 필요할 때 혼자서 살짝 머리끝쯤에서 떠올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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