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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유재석 못 보나.. '조동아리', '센 언니' 놓친 '놀면 뭐하니?'

너의길을가라 2022. 9. 30. 16:29

전설의 '조동아리'와 '센 언니'들이 드디어 만났다. 그들의 접선은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다. 30일, TV CHOSUN 새 예능 <여행의 맛>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진 PD와 조동아리 멤버들(김용만, 지석진, 김수용), 센 언니들(이경실, 박미선, 조혜련)이 모두 참석했다. 그들은 첫 만남부터 화려한 입담을 선보이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30년 간 대한민국 개그계를 평정했던 양대 산맥인 조동아리 멤버들과 센 언니들이지만, 정작 방송에서는 교류가 없었던 터라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된다. ('부분집합'은 있었지만, '합집합'은 처음이다.) 게다가 남다른 친분을 과시하는 터라 방송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전혀 다른 성향의 그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면 어떨지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그런데 왠지 기시감이 든다. 착각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 기획의 초안(!)을 받아본 적 있다. 바로 MBC <놀면 뭐하니?>에서 말이다. 지난 2월, 유재석은 조동아리 멤버인 김용만, 지석진, 김수용을 만나 한바탕 수다를 떨었다. (시청률 7.9%, 8.2%)당시 유재석은 조동아리 멤버의 '막내'로 돌아가 형들의 수발을 들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막내' 유재석은 낯선 만큼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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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월에는 이경실, 박미선, 조혜련과 만나는 '누나와 나' 특집(시청률 7.3%)이 방송됐다. 여기에서도 유재석은 영락없는 '막내'였다. 박미선은 "김용만, 지석진과 밥을 먹자. 우리 그냥 가상 미팅 이런 거 하면 안 돼? 결혼 안 했다 치고, 교복 입고 미팅하게 해주면 한 번 더 나올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유재석은 "내가 한 번 자리를 만들어 볼게요."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 기획은 <놀면 뭐하니?> 내에서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놀면 뭐하니?>는 정체성을 잡지 못한 채 방황하다가 'WSG 워너비' 프로젝트에 올인했다. 힘을 다 소진한 탓일까. 제작진은 재정비를 선언했다. 3주 간의 정돈을 마친 <놀면 뭐하니?>는 새로운 멤버 영입을 발표했고, MBTI 특집에 출연했던 이이경과 'WSG 워너비' 멤버였던 박진주를 전격 합류시켰다.

물론 새로운, 젊은 피를 수혈하면서 프로그램의 활력을 돌게 하려는 자구책이었지만, 현재까지의 실적만 놓고 보면 여러모로 실망스럽다. 이이경과 박진주가 신입 멤버로서 동분서부 열심히 활약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존 멤버(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미주)와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놀면 뭐하니?>의 구조적인 한계를 변화시키기에도 역부족이다.


<놀면 뭐하니?>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자.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1인 체제에 한계를 느끼고, 멤버십을 구축했다. 이를 두고 '<무한도전> 따라잡기'라는 비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멤버가 늘었음에도 여전히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1인 체제에 가까웠다. 그것도 유재석이 '맏형'인 1인 체제 말이다. 나이로는 정준하가 있지만, 실질적인 리더는 언제나 그랬든 유재석이다.

이런 관계는 <무한도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그 세월만 해도 벌써 17년이다. (기존의 관계망을 통해서는) 더 이상 새로운 걸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유재석을 1인 체제로 해서 예능에서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은 이미 김태호 PD 체제의 <무한도전>에서 모두 사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초창기 <놀면 뭐하니?>는 이를 극대화하며 최종 완성시켰다.


이쯤되면 <놀면 뭐하니?>에 필요했던 '수혈'이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지 알 수 있지 않은가. 단순히 멤버를 추가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지루하고 뻔한) 관계망을 전복시킬 수 있는 멤버 영입이 필요했다. '맏형' 유재석이 아니라 다른 유재석을 볼 수 있는 구도 말이다. 여기에 '조동아리'와 '센 언니'는 신선하고 색다른, 그러니까 절묘한 그림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다.

재정비 이후 돌아온 모습이 실망스러웠기에 그들이 놓힌 것이 더욱 크게 들어올 수밖에 없다. 차라리 과감하게 멤버 개편을 시도하거나, 정기적 아이템으로 '막내' 유재석을 활용하는 건 어땠을까. 물론 TV CHOSUN이 미완의 기획을 완성시켰지만, '조동아리'의 완전체를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어쩌면 이 순간, 가장 아쉬워 할 사람은 막내가 되지 못한 유재석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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