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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변 못 가리는 6살 금쪽이, 오은영이 찾은 ‘슬픈 이유’

너의길을가라 2023. 2. 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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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딸, 5세 아들을 양육하고 있는 부모가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찾았다. 6세 금쪽이는 지금껏 배변을 가리지 못했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일같이 실수를 하는 통에 아직까지 기저귀를 떼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화장실 이용법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소변 실수를 하더라도 잠깐의 실수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6세가 평생 낮 소변 실수를 하다니 무슨 까닭일까.

오은영 박사는 만 5세가 되면 방광 조절 기능이 완성되며, 100명 중 98명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쪽이의 배변 실수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일이었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다른 문제로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 간 금쪽이는 친구들과 블록 쌓기를 하며 재밌게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뭔가를 확인하는 듯했다. 바지에 소변 실수를 한 것이다.

친구들이 이를 발견하고 지적하자, 금쪽이는 민망한 듯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상황을 인지한 선생님은 금쪽이의 옷을 갈아입혔다. 그런데 30분 후 금쪽이는 또 다시 바지에 소변을 지리고 말았다. 어린이집에서 환복하는 게 어느덧 일상이 됐다. 이렇듯 금쪽이는 하루에 대략 5~6번, 많을 때는 8번까지 소변 실수를 했다. 금쪽이는 왜 소변이 마렵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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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처럼 의도치 않게 소변을 흘리는 증상을 ‘유뇨증(enuresis)이라고 한다. 유뇨증의 종류에는 4가지가 있는데, ①낮 소변만 못 가리는 경우 ②밤 소변만 못 가리는 경우 ③태어나서 한 번도 소변을 못 가리는 경우(1차성 유뇨증) ④처음엔 가리다가 갑자기 못 가리는 경우(2차성 유뇨증)으로 구분한다. 금쪽이는 1차성 유뇨증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금쪽이는 요의를 느끼고 있을까.  

잦은 소변 실수로 일상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쪽이는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초음파 검사 결과 다행히 방광에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금쪽이는 소변 실수를 하고 말았다. 불과 몇 분 전에 화장실을 다녀왔음에도 두 번이나 실수를 한 것이다. 소변 실수의 원인은 미궁 속에 빠졌다.

오은영은 세밀한 관찰을 통한 금쪽이의 소변 실수의 핵심적 원인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방광에 충분한 소변이 쌓여야 요의를 느끼기 마련인데, 금쪽이는 요의를 느끼기도 전에 흘려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소변이 마려우면 말을 하라는 얘기는 적절하지 않았다. 소변이 마려울 때 대처법은 알지만, 애당초 요의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금쪽이는 요도 괄약근에 문제가 생긴 듯했다.

"이 멘트를 밤 12시에 홈쇼핑에서 봤거든요. 요실금 얘기할 때.." (홍현희)
"맞아요. 요실금 양상이에요." (오은영)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소변이 나오는 증상으로, 유뇨증 범주에 속한다.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에게도 나타난다. 일상에서 금쪽이가 소변 실수를 했던 상황을 되짚어보면, ①크게 웃을 때 ②신체 활동을 할 때처럼 복압이 올라갈 때 소변 실수를 했다. 오은영은 유뇨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불안이라며, 이전에 스트레스를 준 사건이 있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 날, 금쪽이는 같이 놀던 동생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러대자 귀를 막더니 방 한 구석으로 이동해 소변을 봤다. 갑자기 요의를 느낀 듯 당황한 행동이었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혼날까봐 전전긍긍했는데, 엄마가 다가오자 “미안해.”라며 사과를 쏟아냈다. 그날 저녁, 금쪽이는 이불 안에서 대변 실수를 하고 말았다. 반복되는 대형 사고에 엄마의 표정은 다시 굳어졌다.

금쪽이의 행동은 상당히 의아했다. 소아 요실금이라면 의도적일 수 없는데, 실수가 아닌 의도적 행동처럼 보였다. 오은영은 또 다른 측면의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금쪽이가 대소변 처리에 있어서 자기 확신감이 떨어져 있다고 분석했다. 성공적 대소변 처리 경험이 없기 때문인 듯했다. 그렇다면 금쪽이의 대소변 훈련 과정은 어땠을까.


엄마는 금쪽이가 30개월부터 대소변 훈련을 시작했는데, 몇 개월이 지나도 잘 따라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3개월이 됐을 때 또래들과 비교되어 조급해졌고, 실수한 속옷을 빨면서 금쪽이를 심하게 혼냈다고 털어놓았다. 고함을 치며 훈육을 했고, 눈앞에서 가위로 속옷을 찢기도 했다는 것이다. 금쪽이가 실수할 때마다 큰소리로 야단을 쳤던 엄마는 당시를 회상하며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소변을 못 가리는 문제는 아이가 잘못을 하는 게 정말 아니거든요. 엄마 뱃속에서 나올 때부터 배워서 나오는 게 아니니까 부모가 반드시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하는 부분입니다." (오은영)


한편, 엄마와 아빠는 속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이야기를 이어갔지만, 점차 갈등이 표면화되었다. 아빠는 엄마가 훈육할 때 소리지르는 걸 보고 있으면 자신도 화가 난다고 불만을 제기했고, 엄마는 싸울 때마다 아빠가 ‘회사를 그만두겠다’, ‘이혼하자’, 등 극단적인 말을 했던 것을 끄집어냈다. 두 사람의 언성은 점차 높아졌다.

엄마와 아빠가 다투는 소리를 들은 금쪽이는 문 밖까지 나와 몰래 엿듣다가 결국 소변 실수를 하고 말았다. 금쪽이는 당황하고 긴장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꼈고, 그 때문에 소변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자신의 소변 실수로 부부 싸움이 일단락되는 경험을 여러 차례 했을 텐데, 지금의 소변 실수는 무의식중 발생한 생존을 위한 실수처럼 보였다.

"애들 앞에서 부모는 싸울 자격도 없는 것 같아요." (신애라)


신애라는 자녀가 돌을 좀 지났을 때의 경험담을 꺼내놓았다. 그는 당시 차인표와 대화를 나누던 중 (심하게 싸웠던 건 아니지만) 언성이 높아진 적이 있었는데, 당시 대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하루종일 소변 실수를 해서 깜짝 놀랐었다고 말했다. 신애라는 그 일을 겪고 다시는 아이 앞에서 언성을 높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불안에 얼마나 취약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금쪽이의 불안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엄마는 밥을 잘 먹는 금쪽이에게 다가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천천히 먹으라고 강조했다. 사레들려 기침을 하자 완전히 얼굴이 굳어지기도 했다. 오은영이 그 이유를 묻자, ‘구토 공포증’에 대해 털어놓았다. 엄마는 오염 강박 증세가 있었다. 강박은 과잉 통제를 유발하기 마련이라 금쪽이의 소변 실수에 부정적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았다.  

며칠 후, 생떼를 쓰는 둘째와 엄마의 갈등이 촉발됐다. 1시간 동안 이어진 둘째의 떼부림에 엄마도 화가 폭발했다. 놀란 금쪽이는 책상 밑으로 몸을 숨겼다. 엄마는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질렀다. 눈치를 보던 금쪽이는 소변 실수를 했다며 상황을 종결하려 애썼다. 이성을 찾은 엄마는 후회했다. 화를 내고 후회하기를 반복하는 엉망진창이 된 일상, 엄마도 지쳐 보였다.

엄마의 화는 무엇 때문일까. 육아에 대한 부담과 어려움도 있었지만, 1차적인 원인은 불면증에 있었다. 4년째 이어진 증상 탓에 엄마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외가를 찾은 엄마는 자신이 아이들을 망치는 것 같다며 속상함을 드러냈다. 그는 죄책감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은 엄마의 불안과 강박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금쪽이의 배변 문제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어때?"
"엄마가 나를 안 좋아하는 것 같아. 슬퍼. 나는 엄마 좋아하는데.." (금쪽이)


모든 문제의 출발은 엄마의 높은 불안이었다. 오은영은 불안을 낮추고 수면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치료를 통한 일상의 회복을 당부했다. 금쪽이는 엄마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슬프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듣는 가장 아픈 말에 엄마는 왈칵 눈물을 흘렸다. 금쪽이는 화를 그만내고 자신을 좋아해달라며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었다. 엄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안심 배변 훈련 프로젝트’였다. 우선, 선천적으로 괄약근 힘이 약한 금쪽이를 위해 치료는 필수였다. 또, 대소변 훈련에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했다. 구체적으로는 ’인형 역할극‘을 통해 대변에 대한 걱정을 낮춰줬다. 금쪽이가 산만한 탓에 엄마가 화를 내기도 했지만, 집 안 곳곳에 붙여놓은 오은영 박사의 사진을 보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2일 차, 병원에서 요속(소변 속도) 검사를 통해 방광에는 문제가 없으나 요도 괄약근이 약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의사는 배뇨일지를 작성해 소변 횟수와 양을 측정할 것을 권했다. 6일 차, 온 가족이 함께 하루 동안 마실 물의 양을 정했다. 수분 섭취 패턴을 만들어 실천해 나갔다. 또, 가족이 다 같이 화장실에 가는 ‘쉬~ 타임’을 통해 규칙적인 소변 패턴도 만들었다.

엄마를 위한 시간도 준비됐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아빠와 스파링을 하며 울분을 날려버렸고, 건강한 소통을 통해 불안 수치를 낮췄다. 금쪽이를 위한 가족들의 꾸준한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화장실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 금쪽이는 요의를 느낀 순간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유아용 변기에 스스로 착석한 후, 볼일을 보고 뒤처리까지 혼자 해결했다. 그 모습을 지켜 본 엄마는 활짝 웃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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