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백종원의 골목식당' 톺아보기

노트 4권의 노력에도 백종원이 '장사'는 또 다르다고 한 까닭은?

너의길을가라 2020. 7. 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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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24번째 골목 '포항 꿈틀로' 촬영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2월 시작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지 5개월 만이다. 물론 중간에 전화 솔루션을 하기도 했고, 5월에는 걱정이 된 백종원 혼자 꿈틀로를 찾아 진척 상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그때 힌트를 얻은 수제냉동돈가스집 사장님은 새로운 메뉴인 '덮죽'을 개발해 호평을 받았다. 어려움 속에서 모두 힘을 내고 있었다.


“95점 주고 싶어요. 왜냐면 죽은 원래 맛이 없잖아요. 근데 이게 맛이 있는 죽일세.”

오랜만에 꿈틀로를 찾았기 때문일까. MC 김성주와 정인선은 상당히 낯설어 했다. 이렇게 촬영의 간격이 긴 적은 처음이라며 기억을 더듬어갔다. 그래서 방송은 백종원이 식당들의 솔루션 과정을 설명하면 MC들이 시식을 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우선, 덮죽집으로 발꿈한 수제냉동돈가스집에 대한 시식이 진행됐다. 백종원이 사장님의 노력에 감동을 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곳이다.

백종원의 호언장담에 김성주와 정인선의 기대감은 한껏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덮죽을 맛본 두 사람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김성주는 원래 죽은 맛이 없기 마련이데, 덮죽은 맛이 있는 죽이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정인선도 큼지막한 고기가 부드러워 놀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긍정적인 반응을 접한 사장님은 다시 안도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백종원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사장님의 노트는 그 사이 한 권이 더 늘어 총 네 권이 돼 있었다. 그만큼 꾸준히 노력을 기울였다는 증거였다. 그런데 사장님은 지난 방문으로부터 2달 정도 지났으니 당연한 거라고 반응했다. 덮죽집 사장님은 <골목식당>이 방송된 이래 가장 성실한 사장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실 요식업을 창업하려면 이 정도는 연구하고 궁리해야 한다는 기준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 덮죽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오므라이스의 경우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김성주는 너무 퍽퍽하다고 했고, 정인선은 냉동밥을 해동시킨 수준이라며 혹평했다. 백종원은 이 상태면 오므라이스는 포기하는 편이 낫다고까지 말했다. 물론 덮죽에 치중하느라 제대로 연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전문가인 백종원이 도움이 필요했다.

요리라는 산을 넘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다. 백종원은 사장님에게 죽을 대량으로 끓여본 적 있냐고 물었다. 대답은 'NO'였다. 연습삼아 죽을 끓였으니 3인분이 고작이었다. 백종원은 장사를 하려면 50인분의 죽을 끓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덮죽 토핑도 대량으로 볶을 수 있어야 했다. 만약 손님이 덜 찾아올 때를 대비해 보관 테스트로 필요했다. 사장님에게 새로운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우리나라 음식의 문제가 수치화가 안 돼서 그래요. 내가 쓰는 용기로 정량화 시켜야 돼요.”

그렇다면 해초칼국숫집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야심차게 준비한 해초해물칼국수와 물가자미비빔국수는 불합격이었다. 김성주와 정인선은 사장님 앞이라 머뭇거렸지만, 전체적으로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장님은 만회하기 위해 얼큰한 버전의 해초해물칼국수를 내놓았으나 두 MC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맛이 싱겁고, 고추장하고 물이 따로 논다는 평가였다.

백종원이 출동할 차례였다. 그는 문제점을 단박에 파악한 뒤, 사과 식초가 대신 일반 식초를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작 그 정도로 맛이 달라질까.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김성주는 "바로 좋아졌"다며 감탄했다. 지난 방문에서 신맛을 좀 빼라고 했던 백종원이 솔루션에 따라 단맛이 있는 사과 식초를 썼던 게 화근이었다. 허나 사장님의 음식에는 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바로 계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맛이 그날의 기분에 따라 들쭉날쭉했다. 국수를 만드는 데 있어 기본인 멸치 육수의 간 맞추기부터 흔들렸다. 백종원은 그 부분을 지적했다. 재료를 넣을 때 저울에 양을 재서 넣어야 하며, 최소한 자신만의 용기로 정량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백종원은 역대급 칼국수 솔루션을 진행하며 사장님에게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러고 보면 요식업이라는 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노트 4권을 만들 정도로 피나는 노력을 해서 요리를 완성해도 막상 장사는 또 다른 영역이다. 아무리 요리를 잘한다고 해도 대량으로 조리를 해내지 못하면 손님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되면 당황해서 맛까지 놓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골목식당>의 수많은 맛집들이 거기에서 고꾸라지지 않았던가.

덮죽집 사장님은 50인분의 죽을 끓어야 하는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그간 보여준 노력을 보면 충분히 성공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한편, 해초칼국숫집 사장님은 홍합과 아귀를 섞은 칼국수로 돌파구를 찾았다. 다만, 육수를 추가 조리하기 어려워 한정 판매로 가닥을 잡아나갔다. 과연 두 식당의 사장님들은 요리와 장사, 두 가지 숙제를 모두 완수해 백종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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