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연애 리얼리티 톺아보기

남다리맥, 조섹츤.. 연애 리얼리티가 낳은 유명세와 우려

너의길을가라 2022. 9. 30. 07:00
반응형

방송은 스타를 낳는다. '연애 리얼리티'도 예외가 아니다. 채널A <하트시그널>의 배윤경, 서지혜, 임현주, 오영주 등이 대표적이다. 시청자들은 영화보다 덭 영화 같았던 그들의 연애 이야기에 열광했다. 출연자들은 드라마 주인공마냥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목받은 출연자들은 프로그램 종영 후 다양한 분야에서 방송 활동을 이어갔고, 마치 연예인에 준하는 관심을 받았다.

오죽하면 <하트시그널>이 연예계 등용문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최근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MBN <돌싱글즈>는 시즌2에서 스타를 탄생시켰다. 결혼에 골인한 윤남기-이다은 커플이 그 주인공이다. 그들이 보여준 애틋한 사랑은 매회마다 감동을 자아냈고, 단단한 신뢰는 열렬한 응원을 이끌어냈다. 또, 윤남기의 스윗한 모습과 이다은의 엉뚱한 매력은 애정의 대상이 됐다.

<돌싱글즈> 제작진은 아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 스핀오프 <돌싱글즈 외전-가족의 탄생>을 제작하기도 했다. 윤남기-이다은은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소속사(이엘파크)와 계약을 맺고, '남다리맥'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또, 박선혜 PD는 시즌3에서 아쉽게 커플이 되지 못한 이소라-최동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스핀오프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스타의 탄생이 코앞이다.

반응형


ENA <나는 SOLO>의 경우 유독 출연자들의 개인 활동이 활발하다. (아마도 출연자 수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리라.) 제작진은 스핀오프 <나는 SOLO : 사랑은 계속된다>를 통해 지난 1년 간 '솔로나라'를 거쳐 간 출연자 110여 명의 그후 이야기를 담았다.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출연자들은 개인 SNS 활동을 활발히 하며 인플루언서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에 단연 돋보이는 출연자는 '조섹츤(조곤조곤 섹시한 츤데레)' 캐릭터로 인기를 모은 4기 영수(한동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나는 SOLO>의 다른 출연자들을 만나는 등 여러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또, 5기 정식과 손잡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했고,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하면서 방송 활동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렇듯 방송에 나와 인지도를 얻은 출연자들이 개인 방송과 SNS를 활용해 유명세를 누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방송국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프로그램 홍보라는 측면에서 더할나위 없이 효율적이다. 출연자들도 방송인 또는 인플루언서로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이는 쌍방향 상승 효과로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 있으나, 다만 우려스러운 지점도 있다.

우선, 비연예인을 향한 악플과 무분별한 비난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본 모습을 토대로 해당 출연자의 SNS를 찾아가 악의적인 댓글을 달기도 한다. 가장 최근 사례는 <나는 SOLO> 9기 영숙의 악플러 고소 사태이다. 당시 광수를 두고 옥순과의 펼쳐진 삼각 관계는 많은 화제가 됐는데, 영숙의 태도에 불만을 품은 시청자가 그의 SNS에 악플을 남긴 것이다.


혹자는 유명세에도 명암이 있기 마련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정신과 영혼을 갉아먹는 악플과 비방을 감내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출연자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은 비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연애 리얼리티의 숙명과도 같은데, 사실상 별다른 대책이 없는 형편이다. 연애 리얼리티가 더욱 다양화되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문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다른 우려는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의심받게 된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이 연애 리얼리티에 몰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말 그대로 리얼이기 때문이다. '연애'하는 명확한 목적의식을 갖고 출연한 이들이 보여주는 진짜 감정들에 집중하고 빠져드는 것이다. 하지만 '연예계 데뷔', '유튜브 홍보', '본업 광고' 등 목적을 의심케 하는 출연자가 등장하면 그 몰입도는 깨지기 마련이다.

연애 리얼리티의 고점은 어디일까.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비슷한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 출혈 경쟁이 일어나고, 출연자들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순간이 될 것이다. 사그라들 것 같지 않았던 트로트 열풍도 순식간에 쇠락을 맞았다. 연애 리얼리티가 그와 같은 몰락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