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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이 건들 수 없는 두 가지, <시선집중>과 <무한도전>

너의길을가라 2012. 6. 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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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투박하게 말해서, MBC가 건드릴 수 없는 것 딱 두 가지 있습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무한도전>입니다. 그 이유는 두 프로그램이 가져오는 수익 때문만은 아닙니다. 물론 <무한도전>의 광고 수익은 타의추종을 불허합니다. 한국광고공사에 따르면, 파업 이전 <무한도전>의 광고 단가는 편당 1126만 5000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무한도전>이 회당 34개 가량의 광고가 달렸다고 하니, 회당 광고 매출은 3억 8301만원 정도였다는 겁니다. 분명 놀라운 광고 매출이긴 합니다만, MBC가 <무한도전>을 건드리기 곤란한 이유는 단지 그뿐이 아닙니다. 바로 <무한도전>의 또 하나의 멤버인 열혈 시청자 때문입니다. 


MBC의 수많은 시사 프로그램들이 김재철 사장의 손아귀에서 놀아났지만,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킨 것이 바로 <손석희의 시선집중>입니다. 노조 관계자도 '갖은 시도가 있었지만 차마 그것만큼은 건드리지 못했다'고 발언한 바 있었죠.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수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최근 MBC 김재철 사장이 <무한도전>의 외주 제작을 검토하라는 뜻을 내비쳤다고 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MBC의 금기(禁忌)를 건드릴 것인데요. 하지만 필자는 단언컨대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태호 PD'와 <무한도전>을 함께 했던 스태프들이 없다면 그것은 더 이상 '무한도전'이 아니라는 것을 김재철 사장과 그 측근을 제외한 모든 국민들이 이미 알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 <무한도전>이 외주화된다면 그것은 이미 <무한도전>이 아니게 되는 것이겠죠. 이에 대해서는 이미 무도 멤버조차 이에 대해 강경입장을 취한 바 있습니다. 


무한도전 외주화검토 “외주화하면 출연안한다” 무도멤버도 강경입장


무한도전의 한 출연자 측은 "무한도전이 외주제작되면 출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넌지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 멤버가 어떤 멤버인지 알 수 없지만, 이 뜻은 멤버 한 개인의 뜻만은 아닐 겁니다. 멤버 전체의 뜻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뜻입니다. 


오마이 뉴스의 이준상 기자는 김재철 사장님, <무한도전> 한 번이라도 보셨나요? 라는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김재철 사장은 아마 <무한도전>을 본 적이 없을 겁니다. 봤다고 하더라도 그저 지니가다 힐끔 본 정도였겠죠. 두 가지 가설이 가능합니다. 한 가지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식 발상입니다. 'PD는 그냥 PD일 뿐이고, 카메라맨은 그냥 카메라맨일 뿐이다' 사람은 중요하지 않다는 발상이죠. 사람은 곧 기능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렇기에 <무한도전>을 외주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죠. 


다른 한 가지는 분위기를 한번 떠본 것이겠죠. 어느 정도의 후폭풍이 오는지 알아보고자 위한 포석일 겁니다. 아시다시피 KBS는 사측과 합의를 끝내고 파업을 끝내기로 했습니다. MBC 파업이 압박을 받게 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김재철 사장 측은 MBC 파업의 상징인 '무한도전'을 건드리면서, '너희들이 무릎꿇지 않는다면 우린 <무한도전>을 외주화시키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MBC가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무한도전>을 건드릴 수 없는 것은 그것이 사회적 상식에서 어긋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외주화된 <무한도전>은 더 이상 <무한도전>일 수 없습니다. 거기에는 김태호 PD도 없고, 현재 무도의 멤버도 없을 것이고, 시청자도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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