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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감염된 주유소의 개들, 강형욱의 솔루션은 정확했다 본문

TV + 연예/[리뷰] '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기생충 감염된 주유소의 개들, 강형욱의 솔루션은 정확했다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21. 5. 1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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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곳에 위치한 주유소, 그곳을 무려 6마리의 반려견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주유소의 개들'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였다. 과연 어떤 견종들이 모여 살고 있을까. 저먼 셰퍼드, 도베르만, 래브라도 레트리버였다. 셰퍼드는 굉장히 영리해서 군견, 경찰견, 목양견, 탐지견 등으로 활약하는 견종이다. 사교성과 충성심이 높아 반려견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도베르만은 독일의 브리더인 루이스 도베르만이 경호견이 필요해 핀셔와 맨체스터 테리어, 로트와일러를 교배해서 만든 견종이다. 래브라도 레트리버는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KBS2 <개는 훌륭하다>의 단골 견종이다. 다양한 견종들이 함께 살고 있는데, 궁합은 괜찮은 걸까? 강형욱 훈련사는 수컷 하나에 암컷이 여럿이면 상관 없을 거라며, 다견 가정의 경우 성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저먼 셰퍼드 잭(수컷, 3살)과 도베르만 칼(수컷, 3살)은 주유소를 활보하며 지냈다. 잭은 2년 전 가장 먼저 주유소로 들어왔다. 일종의 터줏대감인 셈이다. 그 때문일까. 주유소를 종횡무진하며 지내고 있었다. 주유소에 오기 전에는 사냥개들과 함께 생활했었는데, 함께 지내던 풍산개를 물어 파양됐다. "그런데 풀어 키운다고?" 강형욱은 의아함을 드러냈다.


잭 옆을 지키는 칼은 두 번째로 주유소에 오게 됐다. 칼 역시 파양의 아픔을 안고 있었다. 게다가 건강까지 좋지 않은 상태였다. 칼은 심장사상충 3기 말이었다. 심상사상충이란 모기에 의해 감염되는 기생충인데, 폐동맥 또는 심장 우심방에 주로 기생한다. 증상으로는 호흡 곤란, 폐색전증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게 한다. 칼의 경우에는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시기였다.

래브라도 레트리버 보리(수컷, 5살)와 자비(암컷, 5살)은 주유소 옥상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원래 절에서 스님들과 생활하다가 절이 사라지게 돼 주유소로 오게 된 케이스였다. 또 다른 래브라도 레트리버 텍스(암컷, 3개월), 초코(암컷, 3개월)는 주유소 뒤쪽에서 따로 살고 있었다. 텍스는 주보호자가 입양을 했고, 맨 마지막에 주유소로 오게 된 텍스의 자매견 초코도 파양된 경험이 있었다.

보호자는 6마리의 반려견을 챙기고 주유소 일까지 하느라 굉장히 바빠보였지만,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했다. 그런데 무슨 고민이 있길래 <개는 훌륭하다>에 사연을 보낸 걸까. 첫 번째 고민은 보리와 잭이 만나기만 하면 싸운다는 것이었다. 한달 전쯤 옥상으로 올라가는 문이 열려 있는 바람에 내려오는 보리와 올라가는 잭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의 CCTV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잭이 보리를 물고 놓지 않아서 주보호자가 잭의 입 안에 손을 밀어넣는 극단의 조치를 한 후에야 겨우 분리할 수 있었다. 그 후에는 불안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분리한 채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보리는 옥상에 사실상 갇힌 채 살아야 했다. 주보호자는 마당이 있는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같은 공간을 쓸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두 번째 고민은 잭의 알 수 없는 공격성이었다. 평소에는 순한 잭이 어느 날 뒷집 강아지가 주우소 쪽에 접근하자 달려들어 물어버린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은 잭도 심장사상충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것이다. 병원에 가서 정확한 검사를 해야 하는데, 잭이 차은 차에 타는 걸 극도로 두려워했다. 차만 타면 오줌을 싸고 빙글빙글 돌았다. 혹시 입양 올 때 트럭에 줄만 묶여서 왔던 탓일까.

<개는 훌륭하다> 제작진은 수의사를 요청했고, 키트로 양성 반응이 나온 잭과 함께 보리와 자비까지 검진을 실시했다. 결과는 모두 양성 반응이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자비와 보리까지 감염됐다는 얘기에 보호자들은 걱정스러워 말을 잇지 못했다. 절에서 살 때부터 감염됐던 것으로 보였다. 혈액 검사로는 감염 여부만 알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밀검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왜 풀어놓고 키워요? 물가에 아이를 풀어놓고 안 죽던데? 물에 안 빠지던데? 알일하게 말하는 보호자라면 무지한 보호자잖아요. 수시로 차가 오는 주유소에서 개를 풀어놓고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풀어놓는 보호자를 보호자로 여기면 안 돼요. 내 반려견의 생명을 존중하려는 의지가 없는 거죠."

강형욱의 첫 지적은 왜 풀어놓고 키우냐는 것이었다. 만약 강아지와 함께 여행을 하는 사람이 주유소를 방문했을 때, 갑자기 잭이 물어버리면 어떡하냐고 묻자 보호자는 말문이 막혔다. 서로 냄새를 맡고 별문제가 없으면 다행이겠으나, 으르렁거리기라도 하면 개물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강형욱은 영억 후 따로 뛰어놀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잭은 옥상에서 보리가 계속 짖는데도 무시하며 반응하지 않았다. 강형욱은 잭이 흉폭한 개였다면 저런 아량이 없었을 거라고 말했다. 게다가 몸이 약한 칼을 가만두지도 않았을 거라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잭은 영역을 침입했을 때만 공격성을 보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보리는 왜 그토록 짖었을까. 강형욱은 함께 온 자비를 보호하기 위해 짖었을 거라 추측했다.

실제로 보리는 옥상에서 내려오자 꼬리를 내리고 줄행랑을 치려 했다. 옥상에서의 기세등등한 모습은 어디 가고 없었다. 오히려 잭이 경계심을 보였다. 강형욱은 잭의 목줄을 당겨 경계를 하지 못하도록 제어했다. 그렇다면 역시 자비 때문이었을까. 주보호자는 지금까지는 항상 자비가 함께 내려왔었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비가 없으니 잭과 싸울 마음도 없었던 것이다.


갑작스럽게 절을 떠나 주유소로 오게 된 보리와 자비는 뜨거운 햇볕을 그대로 받고, 비바람조차 피할 곳 없는 낯선 옥상에서 생활해야 했다. 의지할 상대는 서로뿐이었으리라. 그런데 터줏대감 잭의 텃세를 느끼고 더 크게 짖었던 것이었다. 반면, 파양을 경험한 잭에게 주유소는 정착하고 싶고 지키고 싶은 보금자리였다. 그런 관점에서 보니 잭과 보리의 싸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강형욱은 상태가 심각한 칼은 훈련보다 치료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픈 반려견에게 훈련은 그 자체로 스트레스일 뿐이다. 또, 실내 생활을 권장했다. 반려견들은 자신의 사체를 오염물이라고 생각해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 죽으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보호자를 몰래 떠나려 하는 게 본능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여행을 그렇게 떠나지 않게 보살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보리와 자비를 위해서 사료통부터 치우고, 쾌적한 환경을 위해 바닥에 카펫을 깔아주라고 솔루션했다. 거기에 산책을 필수였다. 또, 강형욱은 중성화를 언급했다. 수컷끼리의 싸움은 영역 싸움일 확률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중성화를 하면 남성성에 의한 공격성은 확연히 좋아질 터였다. 다만 건강 상태 때문에 수술이 꺼려지는 상황이라 수의사와 상담이 필요했다.


마지막 과제는 잭을 자동차에 태우는 일이었다. 강형욱은 이경규와 장도연에게 잭을 부른 후 차에 타서 반대편으로 빠져나오는 과정을 반복해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 잭은 온몸으로 차 타기를 거부했지만, 괜찮다는 걸 몸소 경험한 후에는 거침없이 달려가서 차를 쏙 빠져나갔다. 차를 탈 수 있게 된 잭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고, 3~4개월 후에 완치도 가능하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분명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갈등과 고민이었지만, 강형욱의 도움을 받아 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또,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실마리가 잡혔다. 생의 끝자락에 접어든 칼이 부디 평온하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외의 '주유소의 개들'은 보호자와 함께 모두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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