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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최악의 마늘 상태,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 식당이 산다

너의길을가라 2021. 3. 1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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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31번째 골목은 서울 강동구 길동(吉洞) 골목이었다. 길동이라는 지명은 지리적으로 물난리나 산사태 걱정이 없어 길한 기운이 가득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먹자골목이 형성된 길동역 1번 출구 쪽과 달리 2번 출구 쪽은 한산한 분위기에 침체돼 있었다. 솔루션을 신청한 닭갈빗집, 노가리찜집, 캐주얼파스티집은 모두 길동의 길한 기운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식당이었다.

세 식당 사장님들의 공통점은 모두 아버지 사장님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통계를 살펴보면 자영업자 가운데 4050세대가 전체의 61.4%를 차지한다. 또, 전 세대 자영업자를 통틀어 폐업률이 가장 높은 것도 4050세대이다. 위로는 나이든 부모님을 부양하고, 아래로는 자녀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년의 아버지 사장님들이 이번 <골목식당>의 주인공이었다.


"근데 문제는 닭 냄새가 안 난다고 하더라도 개성이 없어요."

의류 계통에서 35년 동안 일을 하다가 퇴직 후 전 재산을 영끌해 가게를 오픈한 닭갈빗집 사장님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손님이 뚝 끊겨버렸다. 퇴직금에 창업 대출까지 올인한 상황이기 때문에 폐업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리를 좋아하긴 해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 기본기가 많이 부족했다. 위생적인 부분이나 조리 습관에서 잘못된 점이 많았다.

갈변된 마늘이나 냄비째 보관되고 있는 식재료 등은 지적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닭갈비의 맛은 어떨까. 사장님은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닭껍질을 벗긴 채 조리했는데, 사실 비린내는 닭을 데치지 않고 끊는 물에 곧바로 넣어 조리를 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백종원은 냄새는 차치해도 개성이 없다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장님은 짜장 닭갈비를 제안했는데, 과연 승부수가 될지 주목된다.


"(다른 사람들이) 왜 안 파는지를 고민해야지."

고깃집 7년, 노가리찜집 11년 도합 18년의 요식업 경력을 자랑하는 노가리찜집 사장님은 80대 노부모님과 초등학생 자녀의 생계를 책임지는 '끼인 가장'이었다. 그는 노가리(명태 새끼)에 대한 큰 애정을 보였는데, 서울에서 노가리찜을 하는 곳이 없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백종원은 다른 사람들이 왜 안 파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없을 땐 다 이유가 있다는 뜻이었다.

사장님의 노가리찜은 양념 맛이 준수했는데, 달고 매콤한 코다리찜과 달리 단맛이 없었다. 또, 노가리는 식감이 쫀쫀해 쉽게 부서지는 코다리와 확연히 달랐다. 사장님이 왜 노가리를 붙잡고 있는지 알 듯했다. 문제는 양이었다. 몇 점 집어먹으니 곧 머리 부위만 남았다. 아무리 왕코다리를 쓴다지만 코다리에 비해 훨씬 작은 한계가 여실히 느껴졌다. 승부수는 재료 변경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아따, 이건 특이한 경험이겠는데? 파스타라기보다는 떡볶이 같은데.."

용인대 유보두 훈련단 출신의 캐주얼파스타집 사장님은 체육 교사를 하다가 요식업으로 전업한 케이스였다. 중식당에서 4년 간 일을 하고, 스테이크집 셰프를 하다가 2018년 6월 파스타집을 창업했다. 달랑 열흘 배워서 말이다. 파스타집은 메뉴만 49가지에 달했다. 손님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준비했던 것이다. 장사가 잘 안 되는 식당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버섯크림수프는 시중 판매 제품보다 맛이 떨어졌고, 페이스트리 고르곤졸라 피자는 반죽이 덜 익은 채로 나왔다. 그렇다면 전문 분야인 파스타의 맛은 어떨까. 백종원은 '행주 맛'이 난다고 했고, 정인선은 '꾸리꾸리하다'고 묘사했다. 사장님의 히든 카드인 오징어 향이 크림과 차돌박이 맛을 압도했다. 새우 로제 빠네 파스타에 대해선 백종원은 떡볶이 맛이 난다고 했고, 정인선은 스타게티맛 컵라면 같다고 혹평했다.

파스타집의 경우에는 위생 상태가 더욱 집중 조명됐다. 사장님은 젓가락을 쓸 때 화구를 한 차례 치고 나서 사용했는데, 젓가락 높이를 맞추느라 무의식적으로 화구를 쳤던 것이다. 또 행주 사용법도 문제였다. 옷, 그릇, 도마 등을 닦은 행주로 팬을 닦았다. 고쳐야 할 버릇이다. 또, 장시간 보관으로 갈변한 마늘을 본 백종원은 <백종원의 골목식당> 역사상 최악이라고 기겁하기도 했다.

예상했겠지만, 이번에도 갈 길이 멀다. 첫걸음은 역시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청결이다. 요식업 경력이 짧은 닭갈빗집과 캐주얼파스타집 사장님의 경우에는 위생을 챙기는 게 시급해 보인다. 메뉴와 맛을 잡는 건 그 이후의 문제다. 노가리찜의 경우는 아무래도 식재료에 대한 고민이 많이 다뤄질 전망이다. 과연 백종원이 어떤 기가막힌 솔루션을 제시할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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