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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백종원이 강조한 '효율성'의 진짜 의미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21. 1. 28. 22:38

 

같은 일을 해도 비교적 수월하게 처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힘겹고 버거워 하는 사람도 있다. 능력의 차이가 없다고 가정할 때, 두 사람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그건 '효율성'이다. 효율이 좋고 나쁘냐에 따라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효율은 곧 에너지의 사용량과 직결되고, 처음에는 별 것 아닌 듯 보였던 격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격히 커질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식당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어떤 사장님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들어오는 주문을 쭉쭉 빼내는데, 어떤 사장님은 몇 테이블의 손님만 받아도 금세 기진맥진해진다. 전자의 경우는 장사가 어렵고, 후자의 경우는 장사가 쉽다. 쉬우면 자연스레 재미도 따르지 않겠는가. 같은 결론을 대입하면 그 차이는 효율성인데, 이를테면 '동선'이라든지 '조리 방법' 같은 것 말이다.

"장사가 되든 안 되든 내가 에너지가 있어야 손님을 대하는 태도나.. 자꾸 에너지가 샘솟아야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지.."

난 27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핵심 키워드도 '효율성'이었다. 생면국숫집의 주방 '동선'은 비효율과 동의어였다. 제면기가 한쪽 구석에 위치해 있는데다 통로도 좁아 이동하기도 불편했다. 사장님은 주문이 들어온 지 5분이 지나서야 면을 삶을 수 있었다. 생면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백종원이 그 비효율을 두고 볼 리 없었다. 그는 당장 동선부터 고치자고 했다.

 
면 뽑기, 삶기, 헹구기 등의 전 과정을 한 공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동선이 필요했다. 백종원은 곧바로 조리구역 재배치에 들어갔다.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제면기를 주방의 전면으로 가져오자 효율이 극대화 됐다. 또, 생면 해면기를 제면기 바로 옆에 설치해 회전율을 높일 수 있게 했다. 사장님의 이동이 최소화되자 조리 시간은 자연스레 단축됐고, 쓰는 에너지도 훨씬 줄어들었다.

또, 화구와 닥트도 교체해 안전과 효율을 높였다. 어찌보면 간단한 변화였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다. "국수를 열 그릇만 팔아도 녹초가 된다"던 사장님은 한결 편해졌다며 웃음을 지었다. 백종원은 면을 헹굴 때도 해면기 뜰채로 찬물에 넣어 헹구라고 조언했다. 면을 찬물에 풀어서 손으로 헹구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그 또한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사장님의 연구하는 자세는 정말 좋은데 주먹구구로 하지 말고 검색을 해요. 검색하면 다 나와."

김치찜짜글이집의 경우에는 '조리 방법'이 문제였다. 사장님은 여러가지 재료로 밑간을 한 고기를 삶아서 육수를 만들어 왔다. 백종원이 볼 때 그건 굉장히 비효율적인 일이었다. 시간도 많이 소요될 뿐더러 맛도 제대로 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백종원은 사장님에게 돼지잡뼈로 육수를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다. 단순하게 해서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백종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사장님은 사골마냥 진하게 육수를 우려냈다. 완전히 졸아 있는 상태의 육수를 본 백종원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사장님은 연구열을 불태워 고춧가루를 넣은 버전과 넣지 않은 버전까지 두 가지 육수를 준비해 왔다. 육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일까. 백종원은 육수가 너무 진하면 짜글이가 느끼해질 수 있다고 타박했다.

고춧가루를 추가한 빨간 육수의 경우, 결국 밑간한 고기를 끓여서 만들었던 사장님의 기존 방식과 다를 게 없었다. 손이 많이 간다는 뜻이다. 게다가 육수에 양념을 해놓으면 빨리 젼질된 우려까지 있어 안 하니만 못한 상황이 됐다. 애당초 고생스러운 육수 조리 과정에 지치곤 했던 사장님의 일을 덜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던 돼지잡뼈 육수 미션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백종원은 계속해서 사장님의 비효율을 제거해 나갔다. 사장님은 그동안 찜통 바닥에 라드(돼지 지방을 녹여 얻은 반고체의 기름)를 펴 바른 후 그 위에 김치를 쌓는 방식으로 짜글이를 끓여왔다. 돼지 기름이 김치에 구석구석 잘 스며들도록 하기 위해 스스로 고안한 방법이었다.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인 백종원의 입장에서 그 조리 방법은 무의미했다.

라드 위에 김치를 쌓아 김칫국물이 라드를 덮는다고 해도 불을 붙이는 순간 기름이 녹아 위로 떠오오르기 때문이다. 돼지 기름이 김치에 스며들지 못하고 국물 위로 둥둥 떠버리는 것이다. 백종원은 간 돼지비계를 넣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두 가지 버전을 비교한 결과, 라드 버전은 기름이 뜨고 수분도 많아졌다. 반면, 간 돼지비계 버전은 걸쭉해졌는데 맛도 훨씬 묵직했다.

주방 동선이 효율적이지 않았던 생면국숫집 사장님은 손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없었다. 쓸데없이 많이 움직여야 했고, 그런 만큼 몸도 빨리 지쳐버렸기 때문이다. 조리 방법이 비효율적이었던 김치찜짜글이집 사장님도 고되긴 마찬가지였다. 조리 과정에서 불필요한 작업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그런 방법들이 맛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으니 헛심만 쓴 꼴이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효율은 에너지 사용량과 직결된다. 힘이 들면 그만큼 장사에 쏟는 열정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백종원이 지적하고 싶었던 게 바로 그 부분이었다. '주인이 쌩쌩해야 장사도 더 잘 되는 법',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여서 남은 힘을 손님들에게 쏟아부으라. 그것이 백종원이 강조한 효율성의 진짜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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