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맛집 71

[버락킴의 맛집] 11. 합정 ‘세상끝의라멘’을 다녀오다

‘라멘(ラーメン)’보다는 ‘라면’을 좋아한다. 닭뼈나 돼지뼈로 육수를 낸 라멘은 느끼하다. 입이 짧은 탓이다. 그래서 라면도 무난한 걸 즐겨 먹는 편이다. 굉장히 유명한 브랜드의 것들만 찾는다. 기름기가 많거나 뭔가 번잡스러운 건 별로다. 굳이 다른 재료를 추가해 넣지도 않는다. 저마다 자신만의 라면 끓이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비법을 갖고 있지 않다. 그저 기본기에 충실할 뿐이다. 곁들여 먹을 김치 정도만 있으면 족하다. 라면 회사의 연구 결과(?)와 데이터를 신뢰하는 편이다. 라면에 대한 태도는 그런 정도다. 정말 오랜만에 라멘을 먹기로 했다. 합정 근처에서 라멘집을 찾다가 ‘세상끝의라멘(世界の果てのラーメン)’이라는 곳을 발견했다.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일반적으로 상호(商號)들이..

버락킴의 맛집 2018.10.19

[버락킴의 맛집] 10. 대학로(혜화역) ‘토끼정’을 다녀오다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 대학로(혜화역)를 찾았다. 한 달에 2~3편을 보는 영화와 달리 연극은 정말 오랜만이다. 마지막으로 본 작품이 신구, 손숙 주연의 이었다. 그때가 2015년 아니면 2016년일 테니 거의 3년 만이다. ​​ 이번에 감상한 연극의 제목은 쉬어 매드니스(Shear Madness). 1980년 미국에서 초연 이후, 장기 공연 연극 기록(미국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2015년 11월 12일에 초연이 얼렸다 ​ 10월 31일에 일정이 마무리된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 콘텐츠박스(구 르메이에르 씨어터)에서 상연되고 있다. 콘텐츠박스는 지상에는 입구와 매표소만 있고, 지하로만 이뤄져 있는 독특한 건물이다. 는 늘 부산스러운 미용실 ‘쉬어 매드니스’를 배경으..

버락킴의 맛집 2018.10.10

[버락킴의 맛집] 9. 합정역 ‘차돌쌈’을 다녀오다

마포구 합정(蛤町)은 맛집이 많이 분포해 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주상복합단지인 ‘메세나폴리스’가 우뚝 솟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가보면 알 수 있지만, 그 위용이 상당히 압도적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더하자면, 머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실력파 헤어 디자이너(‘인트라다 by 한지오’, 박소영 선생님)가 근무라는 헤어숍이 있기도 하다. 각설하고, 이번에 찾아갔던 맛집은 차돌박이와 쟁반쌈으로 유명한 ‘차돌쌈’이라는 식당이다. 합정역에서 8번 출구(6호선)로 나와 월드컵로를 따라 망원역 방향으로 걸어가다보면 큰길에 위치해 있는 ‘차돌쌈’ 식당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합정서서갈비(도 맛집)’를 지나면 바로 나타난다. ‘서울성산초등학교’ 앞쪽이다. 2층으로 향하는 통로를 따라 올라가..

버락킴의 맛집 2018.10.07

[버락킴의 맛집] 8. 천안 ‘풍세 커피’를 다녀오다

​​천안 근교에 가볼만한 카페가 있는지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가 (아산시 신정호 근처나 천안 단국대 천호지 근처도 괜찮지만)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예쁜 야외 카페가 있다는 걸 알아냈다. 이름은 ‘풍세 커피’. 천안시 풍세(豊歲)면에 있어서 그런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카페를 찾아가는 길은 다소 험난하다. 풍세는 시내에서 떨어진 곳인데다 시멘트로 된 좁은 도로를 타고 제법 가야 한다. 조금 더 가면 아예 논길이다. ‘이 길이 맞나?’, ‘여기에 카페가 있다고?’라며 의심이 짙어질 때쯤 한적한 공간이 보이기 시작하고, 주차된 차량들이 나타난다. 그제서야 안심이다. 벌써부터 주차장이 꽉 차 있다. ‘역시 유명한 곳이었어!’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돌로 된 계단을 올라가면 한쪽으로 정갈한 한옥 건물이 보이고, 그..

버락킴의 맛집 2018.09.11

[버락킴의 맛집] 7. 예술의 전당 '목천집(앵콜칼국수)'을 다녀오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샤갈 러브 앤 라이프 전(展)’에 다녀왔다. 9월 26일까지라고 하니 혹시 갈 생각이 있는 분들이라면 서두르는 게 좋겠다. 전세계적으로 워낙 인기있는 작가답게 하루 평균 1858명씩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보통 전시를 가게 되면 그 직전에 식사를 하는 편이다. 배가 든든해야 심리적 안정 상태(?)에서 느긋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의 전당 근처에는 식당이 그리 많진 않은 편인데, 그래도 잘 찾아보면 근처에 맛집이 제법 포진해 있다. 이번에 들른 식당은 ‘목천집(구 앵콜칼국수)’이라는 곳이다. 예술의 전당의 건너편,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는데, 횡단보도 근처(스타벅스 옆)에 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왜 굳이 식당 이..

버락킴의 맛집 2018.09.07

[버락킴의 맛집] 6. 여수시 '연화정'을 다녀오다

​여수에 가면 해상케이블카(전남 여수시 돌산읍 돌산로 3600-1)를 타야 한다. 지금에야 삼척, 부산 송도 등에 해상케이블카가 생겼지만,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바다를 횡단하는 케이블카다. 그래서 지금은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여수 케이블카는 2014년 12월 개통됐는데, 여수 관광 활성화의 일등공신으로 자리잡았다. 돌산공원에서 자산공원까지 1.5km 구간을 왕복하는 코스이고, 최대 95m 높이에서 여수와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바다 위를 오가는 기분이 제법 짜릿하다. ​2017년에만 방문객이 220만 명이 넘어섰고, 2018년에는 5월 기준으로 약 72만 명이 여수 케이블카를 이용했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는 여정은 충분..

버락킴의 맛집 2018.09.02

[버락킴의 맛집] 5. 여수시 '행운 무궁화'를 다녀오다

​여수에서 ‘헌팅’을 할 생각이라면 ‘낭만포차거리’로 가는 게 맞다. 그런데 제대로 된 식사가 목적이라면 시내 쪽으로 조금 들어가야 한다. 굳이 바닷가 근처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밥을 먹도 싶다면 모르겠지만, 맛은 결코 보장할 수 없다. 식재료의 신선도 역시 마찬가지다. 여수경찰서와 여수등기소 사이에 ‘행운무궁화(전남 여수시 동문로 38)’라는 삼합 식당이 있다. 바다와도 그리 멀지 않다. 오히려 이곳에서 식사를 한 후 바닷가로 나가 소위 ‘여수 밤바다’를 만끽하는 편이 여수 여행을 좀더 알차게 할 수 있는 비결이다. 사실 행운무궁화의 분위기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일정상 밤 늦게(22:00에 도착했다)까지 영업을 하는 곳 위주로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인지 뭔가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약간 불안한..

버락킴의 맛집 2018.09.02

[버락킴의 맛집] 4. 연남동 '카에 식탁'을 다녀오다

프랜차이즈가 점령하지 않은 땅은 아름답다. 아름다울 개연성이 현저히 높다. 거대하고 무자비한 포식자가 부재하므로. 과거의 연남동에 비하진 못하겠지만, 여전히 연남동은 개성 넘치는 식당과 카페들로 우거진 공간이다. 아기자기하고 이색적인 풍경이다. 연남동은 연트럴 파크(연남 센트럴 파크)라고 불릴 정도로 각광받는 곳이다. 20~30대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발디딜 틈 없이 북적북적하다. 공원에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애초에 깨끗하게 정비된 경의선 숲길을 따라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지만, 이제 여유롭고 느긋하게 길을 걷기는 불가능해졌다. 발길마다 사람에 치여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럼에도 연트럴 파크를 종종 찾게 된다. 그 이유는 역시..

버락킴의 맛집 2018.08.22

[버락킴의 맛집] 3. 종로3가역 '행복한 집'을 다녀오다

최고 36℃, 오늘도 어김없이 폭염이다. 기온도 기온이지만 습도가 높아 더위의 지독함이 상상초월이다. 불지옥도 이런 불지옥이 없다. 간혹 쏟아지는 난데없는 소나기가 시원하긴 해도 금세 다습(多濕)의 요인이 되는 터라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어찌됐든 창밖으로 빗줄기가 보이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파전'(과 막걸리)이다. 전집은 어디에나 있지만, 맛있는 전집을 찾기란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홍대의 '참새방앗간'이 유명한데, 거리가 멀고 기름기가 많아 새로운 곳으로 가보고 싶었다.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가 종로3가역(5호선) 부근에 '접집골목'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종로3가 부근에 맛집이 많더라. 고민할 게 무언가. 당장 가보도록 하자. 종로3가역(5호선) 6번 출구(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로 나..

버락킴의 맛집 2018.08.12

[버락킴의 맛집] 2. 신금호역 '운비 족발'을 다녀오다

이번에는 신금호역으로 가보자. 메뉴는 족발이다. 신금호역(5호선) 3번 출구로 나가서 'GS25 (신금호역점)'과 '던킨도너츠 (신금호역점)' 사이의 골목(무수막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목적지가 보인다. 수제 족발 전문점 운비(서울 성동구 무수막길 91), 금호동(정확한 행정구역은 '금호 2 · 3가동'이다)의 족발 맛집이다. 금호동의 골목은 정신 사납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겹기도 하다. 옛날 동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작은 상점과 음식점이 즐비한데, 적어도 이 곳은 프랜차이즈의 공습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게 분명하다. 운비 족발에 당도해 안쪽을 들여다보면 왠지 모를 '맛집 포스'가 역력하다.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는데, 대부분 금호동 주민들로 보인다. 대부분 퇴근 후의 가벼운 옷차림이다 ..

버락킴의 맛집 2018.08.08

[버락킴의 맛집] 1. 익선동-종로3가역 '간판 없는 가게'를 다녀오다

종로3가역(지하철 5호선) 6번 출구로 나가서 뒤쪽의 사거리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왼편으로 작은 골목이 나온다. 어쩌면 별 거 없어 보이는 허름한 골목인데, 마치 엄청난 보물이 숨겨진 곳으로 안내하는 통로인양 설렘을 준다. 골목 안쪽으로 접어들면 시장통 먹자골목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복잡하고 시끌벅적하지만, 한편으로는 구수하고 정겨운 느낌이다. 곳곳에 자리잡은 식당들은 저마다 자기네가 맛집이라 써붙여 놓았다. 수요 미식회, 생생정보통 등 온갖 TV 프로그램의 이름이 난무한다. 저녁 무렵이면 이미 손님들로 식당 안은 가득 차 있고, 바깥에 마련한 테이블에도 사람들이 그득하다. 발길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다. 온통 맛집 같아 보여 벌써부터 자리를 잡고 싶어지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만 더 걸어보기로 하자..

버락킴의 맛집 2018.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