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TV + 연예/[리뷰] '백종원의 골목식당' 톺아보기 (83)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솔루션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는 전문가가 비전문가는 볼 수 없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일련의 프로세스에 있다. 물론 지적을 당한 당사자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일종의 성장 드라마라고 할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드라미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지만 핵심적인 포인트는 아니다. 솔루션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사랑받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 삶에도 적용시킬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3년째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SBS 은 요식업 종사자에게 교과서처럼 여겨질 뿐 아니라 요식업과 무관한 다수의 시청들에게는 자신(의 문제점)을 돌아볼 보조 교재로 활용된다. 간접 경험을 통해 배움을 얻는 것이다. 성남시 모란역 뒷골목을 찾아간 ..

2020년 SBS 연예대상에서 '공익예능상(김성주)'을 수상했던 이 새해를 맞아 마음을 다잡고 힘차게 출발했다. 2021년 첫 번째 골목이자 의 29번째 골목은 성남시 모란역 뒷골목이었다. 5분 거리에 있는 모란 사거리는 상권이 살아있는 반면에 모란역 뒷골목은 사람들이 없어 휑하기만 했다. '백종원 매직'이 간절한 곳이었다. 첫 번째 식당인 '생면국숫집' 사장님은 요식업 경력만 22년 9개월의 베테랑이었다. 중간에 10년을 쉬었다는 걸 감안하면 '요식업계의 시조새'격이었다. 경기도 포천의 백운계곡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사장님은 1988년 하루 최고 매출 700만 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장사의 맛을 경험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 8개의 점포가 줄줄이 폐업했고, 교통사고까지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털어놓았..

식당은 밥을 먹는 곳이다. 손님은 일정한 돈을 내고 식사와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그것이 식당의 존재 이유이다. 그런데 단지 그뿐일까. 간혹 밥, 그 이상의 무언가를 내어주는 식당이 있다. 옛 시절의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거나, 지치고 힘든 하루에 든든한 위로가 되어 주는 곳 말이다. SBS 에 출연했던 원주 칼국숫집은 그런 의미를 지닌 특별한 식당이다. 2019년 6월, 첫 촬영 당시 사장님은 미로 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상태였다. 가건물 형태로 겨우 장사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상황은 열악하기만 했다.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사장님은 칼국수와 팥죽에 온 마음을 담았고, 손님들을 향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 진심은 손님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칼국숫집은 단순히 맛집을 뛰어넘..

'공릉동 찌개백반집'은 방송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SBS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식당이다. 사장님과 둘째 딸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찌개백반집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8가지 밑반찬과 국이 포함된 백반을 단돈 6천 원에 맛볼 수 있었는데, 양이 푸짐할 뿐더러 그 맛도 수준급이었다. 거기에 2천 원만 추가하면 제육볶음까지 제공됐다. 당시 시식을 하던 백종원은 "6천 원에 이런 상차림이 서울 시내에 존재한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요즘 같은 물가에 6천 원이라는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더 눈길을 끌었던 건 사장님의 장사 철학이었다. 식당일이 재미있고 좋다던 사장님은 "손님이 밥 한 공기 맛있게 드시고 나가면 너무 행복하고 마음이 ..

SBS 의 새로운 솔루션이 시작됐다. 28번째 골목은 서울 중랑구 사가정 시장이었다. 사가정이라는 지역 명칭은 조선시대 왕조 기틀을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문인 서거정의 호(사가정)를 딴 것이라고 한다. 사가정 시장은 용마산으로 가는 길목이라 다양한 손님이 오가지만, 인근에 면목 시장이 들어서고 젊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상권이 침체됐다. 첫 번째 소개된 식당은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닭한마리집이었다. 아내 사장님은 호프집, 뷔페, 각종 식당 등 요식업 경력만 25년으로 닭한마리집에서 10년을 일하고 직접 창업했다. 남편 사장님은 자동차 부품회사를 운영하다가 폐업 후 가게에 합류했다. 불황이 이어지는 통에 생계유지를 위해 투잡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바람은 그저 장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음식 장사는 마라톤이에요. 내 체력(=요식업의 기본기)을 쌓아놓으면 그 다음에 딱 하면 이겨요." SBS 동작구 상도동 골목편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한마디로 성공적인 최종 점검이었다. 자신의 국수에 99점을 줬던 잔치국숫집 사장님은 겸손을 배웠다. 백종원의 도움을 받아 소고기국수를 신메뉴로 개발했고, 고기가 뭉치는 등 여러모로 부족했던 비빔국수 양념장도 솔루션을 받고 제맛을 찾아나갔다. 주먹밥도 훨씬 나아졌다. 매출은 5배 가량 상승했다. 한발 앞서 첫 장사를 시작했던 닭떡볶이집은 손님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시식단으로 참여한 배우 곽시양은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며 갸우뚱했다. 비장의 무기 김가루와 참기름을 넣어도 마찬가지였다. 곽시양의 반응은 잊고 있던 '불호'를 떠오르게 했고, 100% 만..

SBS 동작구 상도동 골목편은 맛으로 구분하자면 '순한 맛'이었다. 도움을 요청한 식당 세 곳의 솔루션이 모두 원만하게 진행됐다. 갈등 요소가 있었으나 과장되지 않았고 지나치게 부각되지도 않았다. 은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시청률이 반토막이 났지만, 그렇다고 맵고 자극적인 맛을 좇는 쉬운 선택을 하지 않았다. 원래의 방송 의도에 충실하고자 했다. 잔치국숫집은 특색이 부족했다. 평범한 고명에 무난한 육수는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백종원은 인근의 프랜차이즈 국숫집과 비교하며 사장님의 분발을 촉구했다. 사장님은 고명에 소고기를 추가하며 새로운 맛을 찾아내려 노력했다. 또, 고명의 양도 크게 늘렸다. 잔치국수와 조합을 맞출 주먹밥도 완성했다. 사장님은 백종원의 조언을 빠르게 습득하며 발전해 나갔다. 원래..

SBS 은 그동안 '무임승차'를 하려는 식당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간혹(보다는 자주)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백종원이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기만 기다렸다. 숟가락을 들고 입안에 떠먹여주길 바라는 것이다. 심지어 뻔뻔하게 레시피를 요구할 때도 있었다. 시청자들은 천금 같은 기회가 그런 사장님들을 위해 쓰인다는 데 분노했다. 그럴 때마다 백종원은 착각하면 안 된다며 이 프로그램은 떠먹여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버럭 했다. 노력 없으면 솔루션도 없다! 그게 이 내세웠던 기조였다. 물론 항상 잘 지켜지진 않았다. 어느 정도의 훈계가 끝난 후에는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주곤 했다. 도리가 없었다. 방송에 출연한 이상, 이미 한 배를 탄 이상 모른 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일단 솔직하게 말씀드..

SBS 2주차는 본격적인 솔루션에 앞서 '고민'하는 시기이다. 백종원은 첫 방문을 통해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개선할 방향을 제시한다. 사장님들은 지적받은 부분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는다. 청결 상태를 점검받고, 맛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으며, 가게의 전반적인 운영 방식에 대해 도전받게 된다. 물론 그 '수용'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 과정이 원만히 이뤄지면 사장님들은 앞으로의 가게 운영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솔루션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다. 기존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사장님들은 새로운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불편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반응도 더디게 나타난다. 그 상황을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보면 갈등은 한없이 증폭되지만, 솔루션의 과정으로 이해하면 흥미롭기..

지난 14일 방송된 SBS 은 27번째 골목인 동작구 상도동을 찾았다. 동작구는 상업기능이 발달한 영등포구와 서초구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주로 주거지역으로 활용되고 있다. 2008년 8월 7호선 상도역이 개통되긴 했지만, 골목상권은 여전히 침체되어 있다. 상업기능지역 비율이 고작 2.95%에 불과해 서울자치구 중 최하위 상권을 가진 곳이 바로 동작구이다. 첫 번째 식당인 잔치국숫집은 망한 가게 업종을 그대로 재오픈한 케이스였다. 부동산에서도 말렸지만 사장님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사장님은 자신의 국수에 대해 99점을 줄 정도로 음식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맛은 있는데 손님이 왜 늘지 않느냐는 질문에 사장님은 자신도 의아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사장님이었다. 얼마 가지 않아 사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