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백종원의 골목식당' 톺아보기 96

빌런 대신 연예인 홍보? 달라진 '골목식당'이 아직 불안한 이유

드디어 SBS 의 '사춘기'가 끝난 것일까?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찾느라 방황하던 그때의 모습이 아니다. 이번 회기동 편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진 게 피부로 확연히 느껴진다.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변화의 핵심은 간단하다. (아직까진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시청자들을 뒷목잡게 했던 '빌런'들이 자취를 감추고, 그 빈자리를 '절박한 식당'들이 들어섰다. 더 이상 '기본(기초)'에서 헤매지 않아도 됐다. '장사란 무엇인가?', '자영업자란 무엇인가?', '손님에 대한 예의란 무엇인가?' 거시적으로 보면 '장사의 기본'을 물었던 빌런들의 역할이 무의미하진 않으나, 그건 꿈보다 해몽의 영역일 것이다. 공과(功過)를 따지자면, 긍정적인 효과는 티끌에 불과했다. 제작진은 빌런을 함부로 들인 대가를 '폭..

백종원의 솔루션은 허망하고, '골목식당'의 손가락질은 헛헛하다.

똑같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똑같은 자영업자도 없다. SBS 에는 천태만상의 사장님들이 등장한다. 간혹 장인 정신을 지닌, 감동스러운 사장님들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 땅의 사장님들에게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마치 '이런 사장님도 망하고, 이런 가게도 망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골목의 해결사 백종원은 생동감 넘치는(?) 자영업의 실태를 마주하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그조차도 때론 절망한다. 이렇듯 솔루션의 대상이 되는 케이스는 무한히 다양하지만, 백종원이 제시하는 솔루션의 결론은 한결같다. '메뉴를 줄이라'는 것이다. 사장님의 실력이 출중해도, 실력이 형편 없어도 마찬가지다. 이걸 좀더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가게를 대표할 만한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라. 그 외의 곁가지 메뉴는 과감히 쳐내라..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심심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SBS 이 달라졌다. 평소 방송을 챙겨봤던 시청자들이라면 그 변화를 단숨에 눈치챘을 것이다. 못된 버릇을 고치고 돌아온 탕자 같다고 해야 할까? 회기동 벽화골목 편은 얼마 전까지 이 추구했던 흐름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포방터 시장의 홍탁집 아들(은 양반이었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쏟아졌), 청파동의 피자집 사장님, 고로케집 사장님 같은 '빌런'들이 없어졌다. 소위 '뒷목 잡는 식당'들이 사라지자 시청자들의 혈압이 드디어 정상 수치로 내려왔다. 회기동에서 섭외된 네 식당(피자집, 닭요릿집, 고깃집, 컵밥집)의 사장님들은 기본적으로 '(장사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물론 생각의 차이는 존재했지만, 그건 솔루션의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문제였다. 앞으로 조..

위기에 빠진 '백종원의 골목식당', 시청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아, 못 보겠다." 굳은 얼굴의 백종원은 나지막히 탄식을 내뱉었다. 무슨 마음인지 알 것 같았다. 결국 (방송상으로는) 첫 번째 솔루션 포기가 나왔다. 초유의 사태였다. 그 주인공은 피자집 사장님이었다. 그는 첫 번째 시식 미션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았지만, 계속해서 장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끝에 한번의 기회를 더 부여받았다. 백종원은 두 번째 시식 미션을 제시했다. 20명의 시식단 가운데 절반 이상의 마음을 사로잡으라는 것이었다. 기적적인 반전은 없었다. 달라진 건 별로 없었다. 2주라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지만, 준비는 턱없이 미흡했다. 손님들을 대하는 태도는 다소 나아졌지만, 장사의 기본과 요령이 없는 그에게 이 상황은 역부족이었다. 미리 삶아둔 면은 식어버려 국물을 부어도 미지근했다. 닭칼국..

논란의 '백종원의 골목식당', 시청자는 납득할 수 있길 원한다

"어떻게 해야 돼 이거. 방법이 생각이 안 나요. 왜냐면 장사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였어. 몰라서 그랬다고 그러기도 그렇고, 손님 대하는 거 보면. 절박해 보이지가 않아."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장사하는 사람 맞아? 할 말을 잃었다. SBS 의 피자집을 방문한 시식단의 평가는 예상대로 최악이었다. 공짜로 음식을 준다고 해도 결코 가지 않겠다는 반응이었다. 수준을 논할 수 없을 만큼 한심했던 음식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접객'이 형편없었다. 사장님의 손님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절박함은커녕 기본적인 예의조차 찾아볼 수 없았다. 음식의 맛이 조금 아쉽거나 장사의 노하우가 부족한 거라면 백종원의 솔루션을 통해 보강하면 되고, 실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으나 홍보가 되지 않은 거라면 방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

변명뿐인 고로케집, 개념 없는 피자집.. 백종원의 분노는 반복된다

철없는 자영업자들을 보고 있노라니 속이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다. 재밌자고 보는 예능 프로그램인데, 남는 건 혈압뿐인 듯하다. SBS 의 고로케집 사장과 피자집 사장 이야기다. 그들이 이번 '막장 드라마'의 빌런(villain)이라는 건 알겠다. 그래서 열정과 열의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납득이 갈 정도의 노력만이라도 할 순 없는 걸까? 그러면 빌런이 아닌 걸까? 입으로는 절박하다고 떠들어대지만, 그들의 행동에는 여전히 정체불명의 여유가 넘친다. 포방터 시장의 돈가스집 사장처럼 폭삭 망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일까? 그래서 삶의 무게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걸까? 절실함이 전혀 없는 그들의 태도가 이젠 불편하기까지 하다. 원래 될 대로 되라 여기는 만사태평한 성격인 걸까? 그렇다면 장사를 시작해선 안 됐던 게 ..

역대급 빌런 피자집 사장님 등장, '골목식당' 도대체 왜 이러나?

SBS 은 홍은동 포방터 시장에서 '홍탁집 아들'과 한바탕 난리를 벌인 후, 청파동 하숙골목으로 자리를 옮겨 왔다. 이곳에는 인근에 숙명여대(와 신광여중 · 여고)가 위치해 있는데, 그런 만큼 주요 고객은 대학생(을 비롯한 10~20대 학생)들이다. 확실한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장소이다. 이번 편에서 솔루션 대상으로 선정된 곳은 피자집, 버거집, 냉면집, 고로케집 네 곳이었다. 우선, 버거집은 숙명여대 학생들을 고려한 맞춘 식재료와 가격으로 호평을 받았다. 백종원은 "확실히 쓰레기통 뒤지고 다닌 사람들은 달라요"라며 버거집 사장님의 노력을 인정했다. 냉면집 사장님은 43년 장인의 솜씨를 뽐냈다. 백종원은 20년만 젊었다면 무릎을 꿇어서라도 레시피를 배웠을 거라 극찬했다. 물론 갑자기 몰아닥친 손님들..

백종원은 왜 주꾸미집 솔루션을 직접 하지 않았을까?

백종원 없는 주꾸미집 솔루션, 상생의 가치를 일깨운 탁월한 선택 SBS '홍은동 포방터시장' 편의 주인공은 단연 '홍탁집 아들(권상훈)'이었다. 그의 갱생(更生) 여부는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고,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는 명제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백종원의 술루션이 '선을 넘었냐,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지난 5일 방송에서도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이 홍탁집에 배분됐다. 결론만 놓고 보면, '백종원의 사람 만들기' 프로젝트는 성공리에 끝이 났다. '드라마'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홍탁집은 닭곰탕집으로 재탄생했고, 홍탁집 아들은 '개과천선'했다. 아들이 끓인 닭곰탕을 맛 본 어머니는 흐믓한 웃음을 지었다. 이관원 PD는 "촬영이 끝났음에도 백 대표님은 수시로 방문을 ..

홍탁집 아들을 내세운 ‘백종원의 골목식당’, 막장 드라마를 쓰다

​ 한숨이 절로 나왔다. 논란의 ‘홍탁집 아들’은 일주일 동안 달라진 게 없었다. 엄마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닭볶음탕을 조리할 수 있을 정도로 숙달하라는 백종원의 미션을 깔끔히 무시했다. 홍탁집 아들은 하루에 고작 한번 연습(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을 하다가 마지막 날이 돼서야 부랴부랴 움직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엄마의 말로는 9번을 했다고 했으나 홍탁집 아들은 서른 번쯤 했다고 부풀렸다. 어설픈 거짓말은 곧 들통나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요리는 눈을 통해 그 숙달된 정도를 금세 확인 가능한 분야가 아닌가. 닭 손질부터 벌써 어설펐다. 어쩔 줄 몰라하는 손이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그건 백종원의 날카로운 눈매에 긴장한 탓이 아니었다. 그저 허술한 것이었다. 닭을 자르는 소리는 균일하지 않..

백종원의 강력한 분노, 과연 홍탁집 아들은 달라질 수 있을까?

사람은 서른이 지나면 바뀌지 않는다는 글귀를 읽은 적이 있다. 서른 즈음에 사형 선고와 같은 그 말에 조급함과 함께 약간의 안도감을 느꼈다. 그래도 아직 시간이 있구나.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씁쓸하다. 이제 더 이상 기회가 없는 걸까. 저 압도적 선언 앞에 이토록 무기력해지는 건 알아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본래 쉽사리 바뀌는 존재가 아닐 뿐더러, '서른'이 지나면 변화의 여지가 사실상 닫혀버린다는 사실을 말이다. "잘못 끝내 놓으면 돌아가요. 잘못 도와주면, 잘못 이 방송을 끝내고 나면, 나중에 몇 달 뒤에 들어보면 어머니만 죽어라 일하고 있고, 아들은 보이지도 않을 거고. … 그런 굳은 결심 없으면 지금이라도 시간을 더 달라고 하면 일주일 더 줄게." "하겠습니다. … 제 의지로 배워서.. 열..

감동까지 잡은 '백종원의 골목식당', 돈가스 끝판왕이 나오길!

"여기는 솔직한 얘기로 주방에 들어갈 필요가 없어요. 여기 주방은 안 들어가겠습니다." 그건 찬사(讚辭)였다. 더할나위 없는 칭찬이었다. 평소대로라면 주방 안으로 들어가 구석구석 살펴보면서 위생 상태와 조리 방식의 문제점 등을 꼬집어내야 했다. 음식점에서 주방은 알파이자 오메가였으니까. 그러나 돈가스의 높은 퀄리티에 반한 백종원은 주방을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정도의 품질과 맛이라면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었다. 그건 인정이기도 했다. 달리 말하면 존중이었다. 멋모르고 요식업에 뛰어든 서툰 아마추어들을 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태도였다. 그동안 '주방 검사'는 SBS 의 중요한 의식(?)이자 재미 요소이기도 했다. 따라서 주방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건, 백종원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상찬(賞讚)이..

백종원 덕에 문전성시 이룬 식당, 장사하려면 종업원은 필수였다

11시 30분, 성내동 만화거리의 중식집이 장사를 시작했다. 밖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두세 테이블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5명의 단체손님이 들어오자 꼬이기 시작했다. 홀에 직원이 없다보니 교통정리를 할 사람이 없었다. 손님들끼리 양해를 구해 자리를 옮기고, 테이블을 붙여이는 등 자구책을 강구했다. 음식을 하느라 바쁜 사장님은 벽을 바라보며 "어서오세요."를 반복할 뿐이었다. 홀과 주방이 완전히 분리된 푸드 코트식 시스템은 (사장님의 입장에서) 편리하기는 했지만, 주문부터 결제, 음식 서빙까지 손수 해야 하는 손님들에겐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불편한 방식이었다. 무엇보다 손님이 많으면 단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주방에 격리된 상태의 사장님은 주문표로 예측만 할 뿐 ..

언제까지 ‘백종원의 골목식당’만 믿고 있을 순 없다

​ A 중식당의 탕수육 고기에선 이상한 쉰내가 났다. 누가 맡아도 시큼한 악취가 느껴졌지만, 유독 중식당 사장님만 그 냄새를 감지하지 못했다. 고작 이틀 가량 보관했을 뿐인데, 왜 그런 군내가 나는 걸까? 원인은 여러 가지였다. 우선, 비닐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맨손으로 밑간을 했다는 점이 지적됐고, 고기의 핏물를 빼기 위해 흐르는 물에 한동안 담가뒀다가 다시 얼리면서 부패가 쉽게 되는 환경을 만든 점 등이 지적됐다. 짬뽕 육수도 문제투성이였다. 중식집 사장님의 경우에 조리가 끝난 후 국물을 곧바로 그릇에 옮겨담지 않고, 웍에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경우가 잦았다. 무쇠로 된 웍이 식으면서 음식을 보호하고 있던 기름띠가 위쪽으로 이동했고 맛의 변질이 생겼다. 또, 육수를 온장고에 보관하면서 국물의 맛이 ..

참담한 자영업의 현실 속 백종원의 노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2017년 한 해 동안 신규 창업자 수는 128만 5000명이었다. 2016년 122만 7000명에 비해 4.7%가 증가한 숫자다. '자영업의 위기'라는 말이 식상할 만큼 일반상식이 됐음에도 여전히 창업은 계속되고 있다. 놀랍게도 늘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가게를 차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절박함일까, 아니면 '남들은 망해도 내가 하면 다르다'는 착각(혹은 망상)일까. 요식업으로 범위를 좁혀 이야기를 해보자. 2017년 음식점 자영업의 폐업률은 90%(정확히는 91.9%)를 넘어섰다. 물론 이 공포스러운 통계는 정확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쓰인 '폐업률 90%'는 10곳의 자영업 중에 9곳이 페업했다는 뜻이 아니라 10곳이 문을 열 때 9곳이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

청년구단에게 실패를 가르친<백종원의 골목식당>의 가치

양식집과 덮밥집은 한결 나아졌다. 오랜 고민 끝에 만든 신메뉴는 합격점을 받았다. 양식집의 달걀 프라이를 얹은 미트 토마토 스파게티와 덮밥집의 마늘 불고기 덮밥은 백종원으로부터 '맛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대중적인 입맛을 만족시킨 것이다. 그제서야 긴장한 채 앉아있던 사장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대전 시장의 선배 상인들로 구성된 시식단으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편, 초밥과 알탕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선언했던 초밥집 사장은 백종원의 솔루션대로 '해방촌 횟집'으로 견학을 떠났다. 자신의 상황을 명확히 인지할 수 없는 상태라면 비교를 통해 배우는 수밖에 없다. 횟집 선배이자 '골목식당' 선배는 "육수를 넣을 때 수돗물을 쓰면 안돼!"라며 만나자마자 따끔하게 훈계를 한다. 가름침이 ..

똥고집이라 일갈한 백종원, 자기 객관화 없는 청년구단을 어찌할까.

"대중성을 포기했는데 장사가 잘되는 솔루션을 어떻게 줘? 나한텐 똥고집으로밖에 안 보여. 자기가 좋아하면 자기 집에다 해 놓고 먹어. 얼마나 아집이야. 이건 아집이야." 지난 12일 방송된 SBS 의 하이라이트는 백종원과 막걸릿집 사장의 제법 치열했던 설전(舌戰)이었다. 이 장면은 순간 시청률 6.6%(유료플랫폼 전국 기준)까지 올랐을 만큼 흥미진진(하거나 혈압이 올라 뒷목을 잡게) 했다. 막걸리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을 두고 두 사람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백종원은 어떤 물을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고, 사장은 물보다 누룩이 맛을 좌우한다고 반박했다. 1차 막걸리 회담이 결렬된 후, 막걸릿집 사장은 보문산에서 약숫물을 떠서 맛을 비교해 봤는데 약수를 넣었을 때 맛이 한결 나았다고 털어놓았다. 백종원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