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우리는 차별한다. 통장에 얼마가 찍혀 있는지, 한 달에 얼마나 쓰는지로. 조선시대의 계급은 신분이 정했고, 2022년 대한민국의 계급은 돈이 정한다. 은행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은행에서 일하는 우리들에게도 계급이 있다. 그리고 나와 그녀의 사이에도!” (하상수) 사랑이 ‘감정‘만으로 되는 것이라면, 서로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충분한 것이라면, 우리가 이토록 가슴앓이를 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거기에는 감정에 앞서는, 감정을 누르는 수많은 ’이해(利害)‘가 존재한다. 다가가려 하다가도 나의 입장과 처지를 염려해 주저하게 되고, 상대의 사정과 형편을 고려해 머뭇거리게 된다. 그렇다, 사랑에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개입된다. 좀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집안 배경, 경제력, 직업 등은 ‘선(線)’을 구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