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꽃보다 화려해지는 시간' 누군가는 가을을 두고 '잎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라 멋드러지게 표현했지만, 사실 마뜩지는 않습니다. 가을을 봄에 빗대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을에는 가을에 가산점을 주고 싶은데요. 다시 봄이 되면 태세 전환할지라도 말이죠. 그래서 '잎이 꽃보다 화려해지는 시간'이라는 표현에 좀더 마음이 가나 봅니다. 그 화려함을 만끽하기에 짧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죠. 가을의 끝자락, 떠나가는 계절이 아쉬워 '덕수궁(德壽宮)'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마치 단풍이 비단길을 놓은 듯합니다. 덕수궁은 원래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月山大君)의 집이 있던 곳입니다. 임진왜란 후 선조가 서울로 돌아와서 그 곳을 임시거처로 사용하게 되죠. 그때부터 '궁'으로 격상됩니다. 당시에는 '정릉동 행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