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83.8%'이다. 이 수치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이 통계를 접하면 꽤나 긍정적인 신호처럼 보인다. 그만큼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청년들이 많아졌다는 얘기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역 판정 비율을 높이기 위해 기준을 대폭 낮췄다면 어떨까. 그렇다. 숫자는 착시였다. "우리 아들, 그렇게 아파했는데 몰랐어. 아빠가 미안해. 우리 아들, 보고 싶어." 지난 30일 방송된 SBS '묻지마 징병'의 비극 편은 군대에 보낸 아들을 잃은 아빠의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고(故) 한재산(가명) 이병은 입대한 지 열흘 만에 주검이 돼 돌아왔다. 아들이 죽은 지 2년이 지났지만, 아빠는 여전히 슬픔 속에 갇혀 살아가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