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해양 포유류의 33%가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데요. 우리 바다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새벽 2시, 충청남도 서천군 홍원항에 조업을 중단하고 돌아온 꽃게잡이 배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무슨 일일까. 그물에 함께 걸려온 밍크고래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바다의 또로'라 불리는 밍크고래는 수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 부르는 게 값이다. 밍크고래의 길이를 재고, 위판장으로 옮기느라 홍원항은 순식간에 분주해졌다. 그런데 그곳에 또 다른 죽음이 있었다. 상괭이였다. 사람들이 5미터가 넘는 밍크고래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갑판 위에는 함께 그물에 걸려 질식사한 상괭이가 외로이 누워있었다. 조업을 하다보면 상괭이가 그물에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부분 그냥 바다에 버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