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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기후 위기를 받아들이기까지 20년의 세월이 걸렸다. 1990년대 들어 급격한 기후 변화의 증거들이 포착됐으나 그 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간빙기, 태양 흑점 등 여러 가설이 제기됐다. 하지만 과학은 산업혁명 이후 계속된 화석연료의 사용 등 '인간 활동'을 유력한 원인으로 꼽았다. 2013년 기후 위기의 책임이 인간일 확률은 95%까지 높아졌다. 이제 부정하기 힘든 진실이다. 2015년 열린 파리기후협약은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자고 선언했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의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1.1도가 올랐다. 상황이 좋지 않다. 어쩌면 인류는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우리의..

지난 주 오은영은 아이를 키울 때 마음의 어려움이 있다면 반드시 부모와의 관계를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그래야만 자신이 겪은 아픔을 내 아이에게 대물림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쪽이의 (부모의) 경우도 오은영의 조언이 적용되는 케이스일까. 지난 26일 방송된 채널A 에는 10살과 7살 형제를 양육하고 있는 부부가 출연했다. 엄마의 표정은 생각보다 어두웠다. 수학 선생님인 엄마는 육아를 하면서 스스로도 느낄 만큼 성격이 많이 변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빠의 표현대로라면 세졌다. 엄마는 목소리도 잔뜩 쉬어 있었다. 악전고투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착했던 엄마를 변하게 만든 금쪽이(형)의 문제는 무엇일까. 엄마는 금쪽이가 5살 무렵부터 지적을 받기 시작했다며 규칙을 지키지 않아 학원에서 잘리..

유도 선수 출신 사장님이 운영하는 캐주얼파스타집은 SBS 사상 최악의 마늘 관리로 백종원에게 한 차례 혹평을 받았다. 마늘장아찌 수준이 된 다진마늘은 이 식당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었다. 피자 도우는 뒷면이 익지도 않아 밀가루 반죽 상태로 테이블에 올랐다. 버섯 크림 스프에서는 '행주 맛'이 났다. 비린 맛이 나는 파스타도 평가하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애시당초 맛을 평가할 단계가 아니었다. 문제는 '기본기'였다. 운동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기본기를 다지는 일 아닌가. 요식업이라고 다르지 않다. 사장님은 지인의 가게에서 5~7일 가량 파스타를 배운 후 곧바로 창업을 했기 때문에 파스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다. 그로부터 2년 8개월 동안 스스로 연구하며 훈련했다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뚜렷했다. 판매하기에는..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우리 형 좀 놔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멋도 모르고 선생님한테 까불었습니다. 저를 죽이세요. 제가 대신 죽을게요. 불쌍한 우리 형 좀 살려주세요." 생방송 중에 한 남자가 무릎을 꿇고 누군가에게 빌고 있다. 그는 눈물, 콧물 다 쏟으며 형을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한다. 두 손을 싹싹 비비며 간절히 비는 모습이 애처롭다. 실시간 영상 속의 범인은 가면을 쓴 채 다른 남자, 그러니까 빌고 있는 남자의 형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애원은 효과가 있었을까. 이 끔찍한 장면은 tvN 수목드라마 의 한 대목이다.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이 무대는 유괴된 아이, 한국이를 살리기 위해 마련됐다. 무법 형사 고무치(이희준)와 시사교양 프로그램 '셜록 홍주'의..

아이가 유괴됐다. 카트에 태워둔 3살 아들 성민(오자훈)이 사라졌다. 대형 마트에서 잠시 한눈 판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화장품을 사러 갔던 미라(장소연)은 윤석에게 "여보, 카트 어디 있냐구."라고 되물었다. 윤석은 휴대전화 무이자 할부 이벤트에 정신 팔렸던 자신을 자책했다. 정신없이 아이를 찾았다. 마트를 샅샅이 뒤졌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결국 아이를 찾지 못했다. 삶은 망가졌다. 윤석은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찾았다. 전단지를 뿌리며 길거리를 헤맸다.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부여잡으려 했다. 제보전화가 걸려오는 곳은 어디라도 찾아갔다. 전국 방방곳곳 가지 않는 곳이 없었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그만큼 돈도 흘러나갔다. 아이와 함께 장밋빛 미래를 꿈꿨던 아파트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미라..

투견의 대명사 '잉글리시 불도그'가 프랑스로 넘어가면서 다양한 견종과 교배를 통해 '프렌치 불도그(French Bulldog)'가 탄생했다. 그 과정에서 근육질의 탄탄한 몸은 귀엽고 토실한 체형으로 바뀌었다. 참고로 KBS2 63회(1월 18일 방송)에서 '꼬미'를 소개하며 짚어봤던 내용이다.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이경규의 반려견 꾸마도 프렌치 불도그이다. 프렌치 불도그의 캐릭터를 잡아보면 열혈 욕심쟁이라고 할까. 소유욕이 강하고 식탐도 많은 편이다. 이번 주 고민견은 또기(암컷, 3살)는 3년 전에 보호자 가정에 입양됐다. 아빠 보호자와 함께 지내는 또기의 모습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애교가 많았고, 그만큼 예쁨을 듬뿍 받았다. 평화롭기만 한 일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또기는 보통내기가 아니..

7살, 4살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부부가 채널A 를 찾아왔다. 아내의 버팀목이자 성격 좋은 아빠는 전국적으로 망신당할 일 있냐며 출연을 반대했지만, 엄마는 그만큼 간절하고 절박했다. 설령 자신의 치부가 드러난다고 해도 오은영 박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엄마는 자신도 변하고 아이도 변하기 위해 방송 출연을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4살 금쪽이는 7살 형과 성격이 완전히 정반대였다. 조용하고 차분한 형의 경우에는 육아가 어렵지 않았지만, 금쪽이는 고집불통에 생떼쟁이라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엄마는 작정하고 울려봤는데 한두 시간은 가뿐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감당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한번 생떼를 쓰기 시작하면 길바닥에 드러누워 난리를 피웠다. 그 때문에 엄마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엄청난 상..

SBS 의 31번째 골목은 서울 강동구 길동(吉洞) 골목이었다. 길동이라는 지명은 지리적으로 물난리나 산사태 걱정이 없어 길한 기운이 가득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먹자골목이 형성된 길동역 1번 출구 쪽과 달리 2번 출구 쪽은 한산한 분위기에 침체돼 있었다. 솔루션을 신청한 닭갈빗집, 노가리찜집, 캐주얼파스티집은 모두 길동의 길한 기운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식당이었다. 세 식당 사장님들의 공통점은 모두 아버지 사장님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통계를 살펴보면 자영업자 가운데 4050세대가 전체의 61.4%를 차지한다. 또, 전 세대 자영업자를 통틀어 폐업률이 가장 높은 것도 4050세대이다. 위로는 나이든 부모님을 부양하고, 아래로는 자녀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년의 아버지 사장님들이 이번 의 주인..

윤며들다 : 윤여정에게 스며든다 SBS 의 '연반일반(연예인 반, 일반인 반' MC 재재는 윤여정을 인터뷰하며 '윤며들다'라는 신조어를 언급했다. 윤며들다, 그러니까 윤여정에서 스며든다는 뜻이다. tvN 와 영화 를 통해 윤여정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 세대들이 만들어낸 표현이다. 아마도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윤여정의 모습에서 이제까지의 '어른'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데뷔 50주년을 맞은 75세의 배우, 숫자만 놓고 보면 정말 까마득하다. 그렇다, 윤여정은 '어르신'으로 모셔야 할 것만 같은 연차다. '꼰대'나 '노땅'이라는 말이 좀더 어울릴 나이이다. 그런데 여전히 윤여정은 세련된 분위기를 풍긴다. 젊고, 도전적이다. 센스가 넘치고 매력적이다. 그리고 멋지다. 듣기 좋으라고 하는 ..

이름부터 독특한 대형견 '사모예드'는 러시아 북부와 시베리아 지역에 살던 사모예드 족의 명칭에서 유래했다. 쫑긋 서 있는 귀와 아몬드 모양의 검은 눈은 귀엽고, 성격은 유순하고 총명하다. 또, 시베리아 허스키나 알래스칸맬러뮤트처럼 썰매견으로 활동량이 뛰어나고 친화력이 좋다. 보호자와 유대관계가 좋은 반면, 분리불안을 겪는 경우도 있다. 털이 엄청나게 많이 빠지는 특징이 있다. 이번 주 고민견 유키(암컷, 9개월)는 사모예드답게 사랑스러웠다. 4남매 다자녀 가족에게 예쁨을 듬뿍 받았다. 그런데 무슨 고민이 있어 KBS2 에 도움을 요청한 걸까. 우선, 배변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보호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유키는 대변은 베란다의 패드에 봤지만, 소변은 아무데나 눴다. 그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