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1/02 (16)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윔블던에 거주하는 메리 스미스와 스트리트햄에 살고 있는 바바라 스미스, 두 사람은 남편이 귀가하지 않자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한다. 평소 시간을 칼같이 지키던 사람인지라 걱정이 태산이다. 아무런 연락조차 없으니 큰일이 생긴 게 틀림없다고 여겼다. 윔블던의 형사 트로우튼과 스트리트햄의 형사 포터 하우스는 동시에 수사를 개시한다. 그들이 찾는 대상의 이름은, 바로 존 스미스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동명이인? 이쯤에서 존 스미스의 큰 비밀이 밝혀지는데, 그는 이중 생활, 그러니까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다. 교대 근무를 하는 택시 기사 존 스미스는 밤에는 윔블던의 메리에게, 밤에는 아침에는 스틀리스햄의 바바라에게 가는 규칙을 철저히 지켰다. 그동안 들통나지 않고 지냈지만, 간밤에 가벼운 강도 사건에 휘말..

"이혼을 정말 어쩔 수 없이 고려하시거나 이혼을 한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실 거 같은데요." (오은영) 얼마 전까지 이혼한 연예인 부부들이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해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그런 모색이 절실한 이유는 아무래도 자녀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헤어져 버린 부모 어느 한쪽의 부재로 고통받는다. 어른들이야 자신들의 사랑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진다지만, 아이들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게다가 아무런 준비조차 할 수 없이 그저 받아들여야만 하는데 말이다. 이번 주 채널A 에는 7살 딸(금쪽이)과 4살 아들을 양육하고 있는 아빠가 출연했다. 그가 홀로 방송에 나온 까닭은 이혼을 했기 때문이다. 아빠는 곧 초등학교에 들어갈 딸이 엄마가 없다는 눈초리로 상처를 ..

SBS 제작진의 입장에서 가장 경계하는 게 뭘까. 아마도 '빌런'의 등장이 아닐까. 물론 어떤 빌런은 화제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한때 이 백종원과 빌런의 갈등 구도로 재미를 솔찬히 봤던 건 사실이다. 백종원이 역정을 내면 낼수록 시청률은 상승했다. 문제는 백종원이 '멱살을 잡아 일방적으로 끌고 가야 하는 빌런'이다. 시청자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케이스다. 왜냐하면 공정성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 입장에서 연어새우덮밥집 사장님의 등장은 초비상과도 같았으리라. 사이렌이 마구 울렸을 것이다. 요식업에 대한 기본기가 전혀 없었고, 청결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의욕마저 없어 보였다. 할 수 있다고 대답은 잘했지만, 태도는 항상 소극적이었다. 눈빛도 죽어 있었다. 게다가 '이야기..

"아니, 저는 진짜 막, 막 뭐 이렇게 그냥...막 톱질에 그냥 뚱땅뚱땅이었지 이런 건 진짜 처음이죠." 눈이 소복히 내린 겨울날, KBS1 다큐멘터리 의 유해진은 외곽에 위치한 한 공방을 찾았다. 그가 도착한 곳은 짜맞춤 가구를 만드는 공방이었다. '짜맞춤'이란 나무에 홈과 촉을 만들어 끼워 맞추는 제작 방식을 뜻하는데, 그렇게 만든 가구는 비틀어지거나 휘어지지 않아 오래 사용해도 변형이 적다. 품이 많이 들지만, 정성이 들어간 만큼 단단하다. 공방 안에는 톱과 끌을 비롯해 각종 공구가 가득했다. 생각해 보면 유해진과 공방은 익숙한 조합이다. 아마도 tvN 에서 '유가이버'로 활약했던 기억 때문이다. 만재도에서는 나무 판자를 자르고 못질을 해 캣타워를 뚝딱 만들었고, 죽굴도에서는 낡은 풍로를 업그레이드..

조그마한 체구에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싸가지'가 없기로 유명한 포메라니안은 KBS2 의 단골 출연견이다. 완전히 다른 두 얼굴을 지녀 모두를 놀라게 했던 망고와 링고(24회), 파양의 아픈 경험 때문에 유독 입질이 심했던 아루(38회)가 당장 떠오른다. 강형욱 훈련사는 실제로 포메라니안의 경우 짖는 문제로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포메라니안은 신경질적인 면이 있어서 어릴 때부터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 낯선 사람을 향해 하염없이 짖거나 두려움을 느끼면 공격성을 띠게 된다. 또, 자신의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짖는 등 자기중심적인 성향도 보인다. 이런 문제들은 대체로 보호자의 애정이 과한 경우에 발생한다. 그러나 저 사랑스러운 포메라니안에게 사랑을 주지 않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이번 주 고민견인..

JTBC가 창사 1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선보인 수목 드라마의 제목은 신의 노여움을 사는 바람에 영원한 형벌을 받았던 한 인간의 이름과 같다.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국가였던 코린토스(Korinthos)를 창건한 시지프스(sisyphus). 그는 저승에서 죽음의 신 하데스를 속인 죄로 벌을 받게 됐다. 바로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까지 밀어 올리는 형벌이었다. 온힘을 다해 가까스로 옮긴 바위는 얄밉게도 정상 근처에서 땅으로 떨어졌다. 이럴수가, 맥이 빠지고 허탈한 일이었다. 문제는 번번이 똑같은 결과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시지프스는 결코 바위를 정상까지 옮길 수 없었다. 이젠 절망스러웠다. 그럼에도 시지프스는 같은 일을 계속 되풀이해야만 했다. 완수될 수 없기에 영원하고, 끝이 없기에 더욱 끔찍..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는 온 국민을 분노로 들끓게 했던 '정인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시작했다.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참담한 일이었다. 돌이켜 보면 당시 사람들의 관심이 '입양 (가정)'에 꽂혀 논점이 흐려졌던 아쉬움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 입양아동을 바꾼다든지..."라는 실언을 해 논란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아동학대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은 가족 형태를 불문하고 그것이 어느 가정에서나 벌어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오은영 박사는 실제적인 변화가 중요하다며 주변의 아이들에게 좀더 관심을 기울이자고 제안했다. 또, 아이를 위해 방송에 출연해 도움을 청하는 부모..

실제 이혼한 (연예인) 부부가 출연하며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TV조선 가 지난 15일 시즌1을 마무리했다. 야심찬 제작진은 13회에 걸쳐 다양한 세대의 '이혼'을 조명했다. 이영하-선우은숙, 유깻잎-최고기가 포문을 열었고, 이어서 박재훈-박혜영, 박유선-이하늘, 김유민-박세혁이 가세했다. 이 다섯 커플은 저마다의 굴곡진 사연을 꺼내 놓으며, 자신들의 이혼을 공유했다. 에 출연한 커플들은 '이혼은 인생의 실패'라는 부정적인 시선에 맞서 '이혼 후 새로운 관계의 모색'에 나섰다. 그들의 리얼한 이야기는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도 했고,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불편함을 야기하기도 했으며, 분노를 끌어내기도 했다. 명(明)과 암(暗)이 공존했다. 굳이 따지자면 어느 쪽이 더 진했을까. 아무래도 후자 쪽..

래브라도 레트리버는 물 등지에서 사냥감을 회수하는 목적으로 개량된 대표적인 조렵견(鳥獵犬, gun dog)이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매우 영특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데, 그런 특성을 활용해 시각 장애인 안내견이나 마약 탐지견 등으로 활약 중이다. 하지만 조렵견의 DNA가 흐르고 있어서 어릴 때부터 훈련을 잘 시키지 않으면 입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15일 방송된 KBS2 의 고민견 퀸(암컷, 6개월)은 입질 대마왕이었다. 레드리버답게 굉장히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쳤다. 끝없이 달려들며 놀아달라고 보챘다. 엄마 보호자가 혼신을 힘을 다해 터그 놀이를 해줬지만, 힘이 좋고 활동량이 많은 퀸의 성에 차지 않았다. 지쳐버린 엄마 보호자가 터그를 놓아 버리자 퀸은 엄마 보호자의..

설 명절을 맞아 6남매(아들 5명, 딸 1명)를 둔 부모가 채널A 를 찾았다. MC들은 기립박수로 6남매를 키우는 부모의 노고에 경의를 표했다. (자녀 수와 애국심을 등치시키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대단한 일이라는 건 분명하다.) 6남매의 아침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그래도 육아 노하우가 있는 엄마는 뚝딱뚝딱 아이들을 케어했다. 아빠는 새벽 5시부터 카페로 출근했고, 엄마는 미취학 자녀들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차례로 보냈다. 방학 중인 첫째와 둘째, 셋째는 카페로 데려와 공부를 시켰다. 여기까지만 봐서는 금쪽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부모는 서로를 아끼고 배려했고, 아이들은 장난기 많고 사랑스러웠다. 맏아들은 동생들을 살뜰히 돌봤고, 동생들은 형을 잘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