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요리의 고수'라고 하면 (어느 정도는) 대강대강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눈대중으로 필요한 식재료의 양을 가늠하고, 손대중으로 간을 뚝딱 맞춰버리는 식 말이다. 주로 오래된 식당을 가면 사장님들이 그렇게 조리를 하곤 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모든 엄마들이 그러한 건 아니지만) 주로 엄마들의 요리법이 그러했다. 그들에게 있어 단위는 '몇 그램'이 아니라 '요만큼'이었으니까. 그런데 정확히 계량화된 레시피에 근거하지 않았음에도, 그 음식들의 맛은 '천상계'에 머물렀다. 겉보기엔 건성건성인 것처럼 보이는데, 그처럼 완벽한 맛을 찾아낸다는 건 신기한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요리는 '요술'과 맞닿아있었고, 요리에 있어 전문성은 '감'과 동의어였다. 저울로 무게를 하나하나 재면서 요리를 하면 초짜처럼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