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1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안 가고 싶다, 서울."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원도 고성, 바닷가 근처의 작은 마을은 참 예뻤다. 걸어서 구석구석 살펴도 좋았고,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휙 돌아도 좋았다. 그 동네에 고요히 자리잡은 집 한 채도,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는 널찍한 마당도, 거기에 살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도, 이태리를 연상케 하는 풍성한 텃밭도, 그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뭐랄까, 공기가 달랐다고 할까. 한적함 속에 느긋함이 몽실몽실 피어올랐다. 언젠가 정유미는 강원도로 옮겨올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물론 가족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지만, 아직 그 꿈을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스케줄 때문에 듬성듬성 고성의 집에 머무를 최우식과 달리 정유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