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까지 해서 뭘 확인하고 싶은 건데?" "이태오가 선택하는 걸 보고 싶어. 결혼했기 때문에, 준영이 때문이 아니라 나 지선우를. 그게 아니라면 이 결혼을 유지하는 게 무슨 소용이야. 안 그래?" 시작은 달콤했다. 사랑도, 결혼도 처음엔 그랬다. 낭만적인 프러포즈는 인생을 통째로 맡겨도 좋을 것처럼 다정했다. 스팅(Sting)의 'My one and only love'가 선우(김희애)의 귓가를 스칠 때, 태오(박해준)의 포옹은 믿음직했다. 불안은 순식간에 종식됐다. 나를 넘어 우리를 상상하게 했고, 그 상상에는 확신이 켜켜이 쌓여갔다. 가정은 삶이 됐고, 그 공간은 완벽했다. 그러나 그것은 변질됐다. 낭만적 사랑의 최후는 참담했다. 꽃은 언제 졌던 걸까. 앙상한 가지를 꾸미고 있는 건 조화뿐이었는데,..